지구의 명령, 친환경 목조건축 (3) "목조 건축은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시장"

문광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08-09 07:4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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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50년까지 지구인의 거의 70%가 도시 지역에 거주
- 세계 각국, 목재의 장점을 활용해 관련된 다양한 산업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 세계 대량 목재 시장의 가치는 2020년 기준 9억5600만 달러로 추산
- 2028년까지 연평균 13.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
- 지구온난화 가속화되면서 친환경 건축인 목조건축이 세계적으로 주목

세계적으로 목조 건축은 성장하는 시장

 
2050년까지 지구인의 거의 70%가 도시 지역에 거주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5억 명 이상이 추가적으로 도시에 거주한다는 의미다. 도시는 이러한 사람들을 위한 주택을 제공해야 하며, 새로운 건축과 기존 주거용 건물의 개조 및 증축이 모두 필요하다. 

▲ 한그린 목조관 내부 모습

경량 및 건설 시간과 같은 다양한 장점으로 인해 목재는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키는 데 탁월하다. 세계 각국에서는 이러한 목재의 장점을 활용해 목재와 관련된 다양한 산업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은 2017년부터 건축자재로 목재를 채택할 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캐나다는 2009년부터 '목재 우선 법률'을 시행해 공공건축물 신축 시 목재 우선 사용을 의무화했다. 대량 목재 건축은 수년 동안 유럽에서 흔했지만, 2021년 국제 건축 법규가 18층까지 목조 건물의 사용을 승인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증가할 것이다. 이에 세계 각국은 목재를 탄소 저장 소재로 인정하고, 205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목재 이용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프랑스,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2009년부터 목재 이용을 탄소중립의 핵심 과제로 삼고 자국의 목재 이용 촉진 제도를 마련해왔다. 일본은 2010년 공공건물에서 목재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공공건축물 목재 사용을 의무화했다. 그 결과 목재 자급률이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상승해왔으며 2021년 기준 목재 자급률이 41.8%가 됐다. 2000년(18.9%)에 비해 무려 22.9%나 증가했다고 한다.

건축중인 세계 제일 높은 목조주택 Ascent MKE, 2022년 여름 완공


현재 미국 위스콘신 주 밀워키에 건설 중인 아파트 단지인 어센트는 25층 높이(87m)의 목조 건물로 건설 중으로, 완공되면 세계 최고로 높은 목조건축물이 된다. Ascent MKE는 위스콘신 주 밀워키에서 건설 중인 매스팀버 하이브리드 고층 아파트 건물이다. 완공되면 284피트(87미터), 25층 높이의 이 고층 건물은 노르웨이의 Mjostarnet을 능가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매스팀버 구조가 될 것이다. 259개의 고급 아파트, 소매 공간, 작동 가능한 창문 벽이 있는 높은 수영장, 스카이 데크가 들어선다. 

▲ 2022년 완공 후 매스팀버 타워 Ascent MKE의 사진.

2019년 5월, 아센트(Ascent)는 산림청의 목재 혁신 보조금 프로그램을 통해 수여되는 미국 농무부 보조금의 수혜자로 지명되었다. 연방 보조금은 미국 건축 법규를 충족하기 위해 콘크리트 및 강철과 같은 전통적인 건축 자재뿐만 아니라 매스팀버의 성능을 입증하는 데 필요한 테스트를 지원했다. 초기 설계에는 21개의 층이 포함되었지만 업데이트 및 후속 승인으로 2020년 3월에는 총 25개 층이 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두바이에서 열린 2018 국제 CTBUH 회의, 시카고에서 열린 2019 국제 CTBUH 회의, 포틀랜드에서 열린 2019 International Mass Timber 회의에서 발표됐다. Ascent 웹사이트의 메인 화면에는 020년 8월에 시작되어 2022년 여름에 완료될 예정이고 현재 분양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리서치기관인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대량 목재 시장의 가치는 2020년 기준 9억5600만 달러로 추산되며, 2028년까지 연평균 13.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산림청에 따르면 탄소중립이 기후위기를 막을 범국가적 어젠다로 부상하면서 '탄소 통조림'이라 불리는 목재의 활용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친환경 목조 건축과 산림바이오매스인 목재펠릿이다. 

 

우리나라는 산림률이 63%인데 목재 자급률은 10%대에 그치고 있다. 국내 목재 시장이 42조원 규모인데 국산 목재 사용은 10년 이상 계속 답보 상태다. 실제 한국의 임목축적량(산림의 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상회하는 수준에 이르렀지만 목재 수확 비율은 독일 2.6%, 스위스 2.4%, 오스트리아가 2.0%인 데 비해 한국은 0.5%에 불과해 OECD 29개 국가 중 27위에 그치고 있다. 

 

목재로 사용할 수 있는 나무 30년생 이상(4~6영급)이 72%를 차지하고 있으나, 목재 자급률은 16%로 수입 목재 의존도가 매우 높은 실정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연간 국내 수요의 84%에 해당하는 목재를 6조원어치나 수입하고 있다. 장윤성 국립산림과학원 박사는 "우리나라는 연간 산림 축적 증가량 대비 벌채량 비율이 19% 정도로 70~80%에 달하는 유럽과 비교할 때 목재 이용이 매우 저조한 편"이라며 "목재 자급률 향상을 위해 친환경 벌채를 통한 국산 목재 생산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그린 목조관, 국내 최고 목조 건축물


현재 국내 최고층 목조건축물은 경북 영주에 들어선 5층 건물 한그린목조관이다. 

국내 최초로 구조용 직교 집성판(CLT)을 적용했다. 한그린 목조관은 2시간 내화 성능시험을 통과한 국내 최고 높이(19.1m)의 목조 건축물이다. 지난 2018년에 준공한 이후 현재는 건축물의 주거성능 평가를 위한 테스트 베드와 영주시 다함께 돌봄센터 같은 생활SOC(사회간접자본)로 활용하고 있다. 이 건축물은 강원도 일대 45∼50년생 낙엽송 109m3을 포함해 총 191m3의 목재를 사용했다. 동일 규모의 다른 구조 건축물보다 약 160톤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할 수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이는 30년생 소나무숲 1헥타르(ha)가 15년간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과 맞먹는 양으로 목조 건축물이 신기후체제 대응에 기여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 현재 국내 최고층 목조건축물은 경북 영주에 들어선 5층 건물 한그린목조관이다.

한국은 2020년 목조건축의 높이와 면적 제한이 15년 만에 폐지돼 국내에서도 목재가 건축자재로도 널리 활용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이전에는 건축법의 ‘건축물의 구조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목조건축물의 높이를 18m 이하(지붕 기준), 연면적을 6000㎡ 이하로 제한했다. 2024년 완공 예정인 산림복지종합교육센터는 7층 규모로 지어진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5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4계절이 있어 철근콘크리트와 철골구조 건축이 일반화됐다. 화재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목조건축의 단점을 기술로 극복하는 것은 현재로선 한계가 있어 보인다. 목조건축이 고층빌딩을 대체할 정도로 확산되긴 어렵겠지만 목조건축이 더 적합한 곳에 활용될 가능성은 풍부하다”고 말했다. 

 

목조건축에 대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화재안전성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에서는 주요 구조부에 내화(耐火)구조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내화구조는 화재안전성 검증을 위해 내화시험을 거쳐야 한다. 구조용 집성재의 안정적인 내화성능이 최근 실험을 통해 확인되면서 내화시험을 생략할 수 있는 내화구조 표준으로 인정됐다. 이로써 내화시험을 포함해 1년 이상 걸리던 내화성능 인정 기간이 1개월 정도로 단축되었고 내화시험에 필요한 시험비용도 대폭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구조용 집성재를 사용해 12층까지 자유롭게 목재로 건축할 수 있게 되었다. 구조용 집성재란 특별한 강도의 등급을 기준으로 해서 선정한 목재를 섬유방향이 평행하게 집성 접착을 하고, 공학적으로 특정 응력을 버틸 수 있게 만들어진 제품이다.

친환경 목조 건축은 지구의 명령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친환경 건축인 목조건축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부분의 현대 건축물은 콘크리트, 철, 알루미늄 같은 에너지 집약적인 재료를 대량으로 사용한다. 이러한 건축재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화석연료를 사용하게 되며, 이로 인해 다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반면 목재는 생산과정 중 온실가스 배출이 적을 뿐 아니라, 사용 중에도 탄소를 저장하여 이산화탄소 배출을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목조건축은 탄소저장고인 목재를 장기간, 대량으로 이용하여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현재 국내 목조건축은 국내 건축면적의 1%에 미치지 못한다. 그마저도 수입 목재를 주로 사용한 소형 목조주택이 대부분이다. 기후변화 협약에서는 자국에서 생산된 목재 이용만을 국가 온실가스 감축분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국산 목재를 사용한 목조건축의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구인은 지구를 떠날 수 없다. 기후위기 시대를 극복하고 쾌적한 삶을 물려주기 위해 목조주택을 건축하는 것은 지구인을 살리기 위한 지구의 명령이다. (끝)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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