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진통제로 인한 항생제 내성 증가

문광주 기자 / 기사승인 : 2025-08-27 11: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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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통제인 이부프로펜, 파라세타몰, 혈압약인 푸로세미드, 콜레스테롤 저하제인 당뇨병약인 메트포르민 등을 테스트
- 항생제가 아닌 약물도 박테리아의 항생제 내성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이부프로펜과 디클로페낙 병용 요법의 내성은 64배, 이부프로펜과 파라세타몰 또는 메트포르민을 병용 투여한 경우 내성은 32배 증가

일반 진통제로 인한 항생제 내성 증가
이부프로펜과 파라세타몰, 박테리아의 돌연변이와 내성 발달 촉진


이부프로펜과 파라세타몰과 같은 일반적인 진통제조차도 박테리아의 항생제 내성을 촉진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실험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진통제를 항생제와 함께 복용하면 돌연변이율이 급격히 증가하여 내성 발달을 촉진하는 경우가 있다. 결과적으로 박테리아는 항생제에 면역을 갖게 된다. 연구진은 이는 "일반적인" 약물 또한 내성 발달 문제를 악화시킨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고 밝혔다. 

▲ 일반적인 진통제는 항생제와 함께 투여할 경우 박테리아 내성이 발달할 수 있다.

박테리아가 항생제에 내성을 갖게 되면서 항생제는 점점 더 효과가 없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감염은 다시 치명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내성 발달의 주요 원인은 의학 분야뿐만 아니라 축산업에서도 항생제의 과도한 사용으로 여겨진다. 약물과의 지속적인 접촉으로 인해 박테리아는 돌연변이와 세포 적응을 거쳐 항생제의 작용 기전에 면역을 갖게 된다. 내성 유전자는 이제 토양, 물, 심지어 공기에서도 발견된다.

이부프로펜, 파라세타몰 등 테스트 완료

내성 위기의 또 다른 원인이 있다. 남호주 대학교의 한비아오 첸(Hanbiao Chen)이 이끄는 연구팀이 발견한 것처럼, 항생제가 아닌 약물도 박테리아의 항생제 내성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 연구진은 9가지 흔한 약물이 장내 세균인 대장균(Escherichia coli)에 미치는 영향과 광범위 항생제인 시프로플록사신(ciprofloxacin)에 대한 감수성을 조사했다.

테스트 대상 약물에는 진통제인 이부프로펜, 파라세타몰, 디클로페낙, 트라마돌, 혈압약인 푸로세미드, 콜레스테롤 저하제인 당뇨병약인 메트포르민, 그리고 기타 흔한 약물이 포함되었다. 이 실험을 위해 박테리아를 이러한 약물 중 하나 이상과 함께 배양했으며, 배양액에는 저용량의 항생제도 포함되어 있었다. 연구진은 박테리아의 성장, 돌연변이율, 그리고 시프로플록사신과 다른 항생제의 최대 용량에 대한 반응을 조사했다.

진통제는 박테리아 내성을 촉진한다

실험 결과, 이부프로펜이나 파라세타몰이 존재할 때 항생제 투여에도 불구하고 박테리아가 계속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억제 효과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시프로플록사신 최대 용량을 투여한 실험에서 항생제는 이러한 장내 박테리아를 더 사멸시킬 수 없었다. "이후 박테리아가 시프로플록사신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항생제에도 내성을 갖게 된 것도 우려스럽다"고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대학교의 수석 저자인 헨리에타 벤터는 말했다.

이러한 효과는 이러한 진통제를 박테리아 배양액에 함께 또는 다른 약물과 병용 투여했을 때 더욱 두드러졌다. 예를 들어, 이부프로펜과 디클로페낙 병용 요법의 내성은 64배, 이부프로펜과 파라세타몰 또는 메트포르민을 병용 투여한 경우 내성은 32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일부 일반적인 진통제가 항생제 자체에는 항생제 효과가 없음에도 항생제 내성을 촉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벤터 박사는 "항생제 내성은 항생제 자체에만 기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돌연변이는 박테리아 세포 펌프를 과활성화시킨다.


연구진은 박테리아의 유전체를 면밀히 분석해 이러한 내성 촉진 효과, 특히 이부프로펜과 파라세타몰의 내성 촉진 효과의 원인을 발견했다. 진통제의 존재는 대장균의 돌연변이율을 크게 증가시켰다. 벤터 박사는 "박테리아가 항생제와 함께 이부프로펜이나 파라세타몰에 노출되었을 때, 항생제만 투여했을 때보다 더 많은 유전적 변화가 나타났다"며 "이로 인해 박테리아가 더 빨리 성장하고 높은 내성을 갖게 되었다"고 보고했다.

특히, 연구팀이 발견한 바와 같이, 이러한 돌연변이는 박테리아 세포의 소위 유출 펌프(efflux pump)를 제어하는 ​​유전자에서도 발생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발생했다. 세포벽에 위치한 이 펌프는 침입하는 항생제 분자를 세포 밖으로 능동적으로 운반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펌프는 빠르고 비특이적으로 작용하여 병원균의 최전선 방어선 중 하나가 된다"고 기술했다. 벤터의 설명에 따르면, 진통제에 의해 유발된 돌연변이는 이 펌프의 과활성화를 유발한다. 따라서 항생제 분자가 효과를 발휘하기 전에 세포 밖으로 운반하게 된다.
▲ 특히 노인들은 종종 여러 가지 약을 동시에 복용한다.

특히 노인과 만성 질환자에게 유의미

연구진은 이것이 우려스러운 결과라고 생각한다. 만성 질환자나 고령자는 장기간 여러 약물을 동시에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항생제를 추가하면 항생제 내성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 벤터 박사는 "요양원에 있는 사람들은 특히 여러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새로운 항생제 내성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약물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약물들이 항생제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벤터 박사는 말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약물 상호작용에 대한 더 많은 연구와 특히 고령자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약물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실제로 다른 연구에서도 많은 노인이 실제로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약물을 복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참고: npj Antibiotics and Resistance, 2025; doi: 10.1038/s44259-025-00144-w
출처: University of South Australia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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