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천국: 공공시설이 주는 소음 피해
“쉼 없는 안내, 홍보 멘트도 소음 공해의 공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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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길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스마트폰으로 측정한 지하철 객차 내 소음 크기다. 6호선 삼각지에서 DMC역까지 오전 10시경. 몇 차례 반복측정한 결과도 이와 비슷했다. 몇 해 전 인터넷 매체 ‘비즈한국’이 측정했건 소음도는 107dB, 이후 지하철 소음이 논란이 되자 당시 서울교통공사는 자체 측정한 2016년 1-8호선 평균 소음도는 80dB 이하라고 발표했다. 환경부가 권고한 주행 중 철도차량 객차 내 소음기준을 만족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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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울 지하철 내 모습 (출처:pixab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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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지하철 노선별 일평균 승하차 승객수 |
이종인 교수(카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는 ‘21년 ‘지하철종사자의 건강문제’에 관한 글을 기고했다. 이 교수는 “유독 5호선의 소음 수준이 높은 까닭에 대해 여러 이유들이 제시되고 있다. 모두 사대문 안 서울 시내를 관통하지만 5호선 라인에는 기존 1~4호선이 지나지 못하는 음영지역을 커버하기 위해 곡선부가 많다. 그리고 지상 구간이 전혀 없어 소음이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게다가 5호선은 한강마저도 교량이 아닌 하저터널로 관통한다. 차량 자체에 대한 문제도 있다. 5호선 차량의 인버터(구동계) 자체가 소음이 심한 모델이기도 하고, 차량간 이음부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어 있다. 때문에 유사한 곡선부를 통과하더라도 다른 노선의 철도차량에 비해 소음과 진동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기술했다. 그는 “터널 자체가 1기 지하철(1~4호선)에 비해 낮고 좁게 시공되었고, 자갈 도상에 비해 관리가 편한 콘크리트 도상이 도입된 최초의 노선이기도 하다. 2기 지하철(5~8호선) 중 5호선이 가장 먼저 건설되어 터널 폭이 제일 좁다고 한다. 최근 개통한 5호선 연장선(상일동~하남풍산)의 경우 곡선부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터널 폭이 기존선보다 넓어 소음이 덜하다고 하는데, 아직 직접 가본 적은 없고, 측정된 자료도 찾지 못하였다. 단, 과거에 자갈 도상이었던 노선들도 최근에는 콘크리트로 변경하고 있어 이로 인한 타 노선의 소음 증가도 모니터링이 필요해 보인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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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지하철 노선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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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음진동관리법 (철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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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음진동관리법 (도로) |
4년 전 지하철 객차내 소음도가 논란이 되자 당시 보건환경연구원 대기환경연구부 시민생활연구팀은 “어느 정도의 소음에 얼마간 노출되어도 청력에 문제가 없는지 나타내 주는 척도인 소음노출기준(1일 기준, 등가소음도)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90 dB에서 8시간, 95 dB에서 4시간, 100 dB에서 2시간, 110 dB에서 1시간이다. 미국 NIOSH(National Institute for 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 미국 국립 직업안전위생연구원)의 소음노출기준은 85 dB에서 8시간, 91 dB에서 2시간, 100 dB에서 15분이다. 열차 소음 중 열차 내부의 소음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바퀴와 레일 표면 사이의 마찰에 의해 발생하여 ‘끼이익’ 하고 들리는 스킬(sueal)소음이 있다. 그리고 궤도의 형태와 궤도 밑을 지지하는 재료인 도상도 열차 내부 소음에 영향을 준다. 열차 소음 저감 대책으로는 마모된 바퀴의 정삭, 요철이 심한 레일의 주기적인 연마, 레일 하부에 레일패드를 설치하여 진동흡수, 터널 벽체나 바닥에 흡음재 설치, 곡선 궤도에서의 열차속도 조정, 자갈 도상 설치 등이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흡음블럭, 웹댐퍼(Web-damper)를 설치해 객차 내 소음을 저감 하고 있다. 우리 연구원은 1일 800만명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의 객차 내부 및 승강장의 소음 실태를 조사하고, 구간별 소음도 수준 및 소음노출 정도를 평가하여 소음 저감 대책 마련을 위한 기초자료로 제공할 계획이다.”고 뉴스레터로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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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소음 규제기준 |
그 후 4년이 지났지만, 지하철 내 소음도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수도권 전철을 이용하는 하루 승객은 1천만 명에 달한다. 스마트 워치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소음 피해를 영상으로 녹화해 소셜네트워크에 올린 것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미 땅속에서 완공된 협소한 지하철로를 개조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볼 것이다. 적어도 잦은 안내방송과 높은 데시벨로 광고 멘트를 하는 객차내 방송은 줄이기를 바란다. 3만 달러를 훨씬 웃도는 1인당 국민소득에 시민들의 눈과 귀도 많이 세련됐다. 반복되는 계몽방송도 자제해야 할 때이다. 어려운 경제 여건에 시민들의 귀라도 쉬게 해주면 좋겠다.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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