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도 자기 몸의 형태를 인지하고 있다.

문광주 기자 / 기사승인 : 2026-09-08 11: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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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가 중력이나 빛의 영향을 받지 않고도 곧게 자라려고 애쓴다는 사실을 밝혀내
- 목재 품질 향상과 나무의 형태를 최대한 곧고 유연하게 유지하는 응용 연구에 도움

나무도 자기 몸의 형태를 인지하고 있다.

우리는 보통 인간이나 동물에게서는 자기 몸의 형태를 더 쉽게 떠올리지만, 나무 역시 자신의 형태를 인지하고, 비뚤어지게 자라면 바로잡을 수 있다. 정교한 실험 장치를 통해 연구진은 나무가 중력이나 빛의 영향을 받지 않고도 곧게 자라려고 애쓴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나무는 마치 인간이나 동물이 근육을 사용하는 것처럼, 장력목*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장력목(張力木, Tension Wood)은 활엽수(활엽수류 나무)가 기울어지거나 바람, 무게 등으로 인해 자세가 흐트러졌을 때, 스스로 곧게 서기 위해 줄기나 가지의 윗부분에 만드는 특수한 목재 조직이다. 

▲ 나무는 보통 위쪽, 즉 빛을 향해 자란다. 하지만 중력이나 햇빛 모두 방향을 잡을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 · 사진: © INRAE ​​​​- Hervé Cochard

나무는 일반적으로 위쪽으로 곧게 자란다. 하지만 산사태나 강한 폭풍으로 인해 기울어지면 곧 다시 위쪽으로 휘어지면서 광합성에 가장 적합한 위치를 잡는다. 이 과정에는 두 가지 작용이 있다. 옥신이라는 특정 식물 호르몬이 빛과 중력에 반응하여 세포 내에 다양한 농도로 분포되어 빛을 받는 아래쪽 면이 위쪽 면보다 더 강하게 자라도록 한다. 동시에 위쪽 면에는 장력목이 형성되어 나무를 올바른 방향으로 잡아당긴다.

나무의 무중력 상태

그렇다면 나무는 어떻게 자라야 하는지 아는 걸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포플러나무는 빛과 중력에 따라 방향을 잡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형태까지 감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국립농업식품환경연구소(INRAE)의 알렉상드르 콜루스(Alexandre Caulus) 연구팀은 "필요에 따라 빛과 중력의 영향을 차단할 수 있는 새로운 실험 장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콜루스 연구팀은 먼저 어린 포플러나무를 화분에 옆으로 눕혀 10~12일 동안 모든 방향에서 고르게 빛을 비추며 키웠다. 예상대로 어린 나무줄기는 얼마 지나지 않아 위쪽으로 휘어지며 중력에 따라 방향을 잡았다. 이 과정에서 나무줄기는 짧아진 쪽에 인장목을 형성했다.

중력의 영향을 제거하기 위해 연구팀은 위로 휘어진 포플러나무가 담긴 화분을 수평으로 고정하고, 나무를 축을 중심으로 천천히 회전시키는 원반을 설치했다. 이렇게 하여 중력의 방향이 끊임없이 바뀌는, 무중력 상태를 모사했다.
▲ (a) 기울어진 나무(T 나무)와 (b) 기울어진 후 경사 고정된 나무(TtC 나무)에 대한 실험 처리. 식물(Populus tremula x alba)은 굴광성이 없는(‘굴광성 없는’) 조건을 제공하는 구형 생장 캐비닛에서 등방성 조명 하에 재배되었다(그림 2 참조). (a) T 나무 설정: 나무는 중력 굴성 및 자가 굴성 자극을 모두 받았다. (b) TtC 나무 설정: 나무는 먼저 중력 굴성 및 자가 굴성 자극을 모두 받은 후, 경사 고정 회전을 통해 중력 굴성 감지가 억제되어 자가 굴성 자극만 남는 단계를 거쳤다. 모든 식물에서 기저엽 4~5개를 제거하고, 밑동에서 10cm 위에 노란색 표시를 한 후 30분마다 사진을 촬영했다. (출처:Proprioception drives tension wood formation for autotropic straightening and postural control in trees / New Phytologist / 02 September 2026)
▲ 나무의 굴중성 및 굴전성 반응을 분석하기 위한 실험 장치(본 연구에서는 포플러(Populus tremula x alba)를 사용했지만, 이 장치는 범용적이며 장치에 적합한 모든 생육 단계의 수종에 적용할 수 있다). 구형 생장 캐비닛은 자동 관수 및 이미징 시스템과 함께 무광굴성(굴전성 없는) 조건을 위한 등방성 광을 제공한다. 내장된 경사 조절 장치를 작동시키면 식물이 수평축을 중심으로 천천히 회전하여 굴중성 인식이 중단된다. 따라서 식물은 무광굴성 및 무중력 상태를 모두 경험하게 된다. (출처:Proprioception drives tension wood formation for autotropic straightening and postural control in trees / New Phytologist / 02 September 2026)


장력목은 근육처럼 작용

이러한 조건에서 어린 포플러 나무는 어떻게 행동할까? "회전이 시작된 직후 나무들은 굽은 정도를 줄이고 스스로 곧게 펴기 시작했다"고 연구팀은 보고했다. 어린나무들은 외부 자극에 의존할 수 없었지만, 분명히 자신들이 굽었다는 것을 "인지"하고 이를 바로잡으려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이 결과는 식물 또한 자신의 자세를 인지하는 능력, 즉 고유수용감각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


나무줄기를 자세히 조사한 결과, 장력목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자세 교정에 이용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전에는 장력목이 항상 한쪽에서만 형성되어 그쪽을 당겨 굽은 형태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콜루스와 그의 동료들은 무중력 상태를 모방한 실험에서 굽은 포플러 나무의 반대쪽에서도 장력목이 자라나 줄기를 곧게 펴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을 발견했다. 따라서 장력목은 인간이나 동물의 근육처럼 길항적인 기능도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목재 산업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알렉상드르 콜루스(Alexandre Caulus)의 동료인 브루노 물리아는 "목재의 인장력이 순차적으로 활성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실한 조화는 과도한 내부 장력을 유발하여 목재 품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며, "따라서 이번 연구 결과는 목재 품질 향상과 나무의 형태를 최대한 곧고 유연하게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응용 연구에 새로운 동기를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출처:
Alexandre Caulus (Universit´e Clermont Auvergne, INRAE, Frankreich) et al., New Phytologist, doi: 10.1111/nph.71238
알렉상드르 콜루스(클레르몽 오베르뉴 대학교, 프랑스 국립자연사연구소) 외, New Phytologist, doi: 10.1111/nph.71238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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