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확산 우려, 전문가들의 진단은

문광주 기자 / 기사승인 : 2024-05-01 11:3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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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H5N1 바이러스는 젖소와 기타 포유류에서 점점 더 많이 퍼지고 있다.

조류독감 확산 우려
고병원성 H5N1 바이러스는 젖소와 기타 포유류에서 점점 더 많이 퍼지고 있다.


H5N1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특히 공격적인 변종은 이미 수백만 마리의 새를 죽였으며 이제 점점 더 포유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젖소와 돌고래가 감염돼 전문가들 사이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로 인해 인간에게 퍼질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보건 당국과 바이러스 학자들은 상황을 어떻게 평가할까? 

▲ 최근 미국에서 젖소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H5N1 조류 독감 바이러스가 발견되면서 큰 충격을 주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우리 인간에게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새와 돼지 등 다른 동물 사이에서 전염병을 발생시킨다. 1996년부터 아시아에서 발생한 H5N1 조류 독감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졌다. 그 이후로 공장식 가금류 사육에서 새로운 고병원성 바이러스 돌연변이가 나타났다. H5N1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특히 치명적이고 병원성이 높은 변종은 이미 2021년부터 수백만 마리의 야생 조류와 농장 동물의 죽음을 초래했다. 이 바이러스 변종은 최근 남극 대륙과 같은 외딴 지역까지 확산됐다. 아마도 철새를 통해 유입되었을 것이다. 독수리, 부엉이, 그리고 맹금류에서 발견된 바에 따르면 이 바이러스는 개별 개체군과 종 내에서뿐만 아니라 사냥 행동을 통해 다른 조류종 간에도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형 조류 종과 다양한 포유류 종도 이제 야생과 마구간 모두에서 고병원성 인플루엔자 변종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담비, 여우, 스컹크, 밍크 및 기타 육식성 육지 동물뿐만 아니라 해양 포유류에서도 그러한 인수공통 종 점프에 대한 보고가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다른 포유동물이나 심지어 인간에게도 전파될 수 있고, 전염병이 계속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 맹금류에서 발견된 바에 따르면 이 바이러스는 개별 개체군과 종 내에서뿐만 아니라 사냥 행동을 통해 다른 조류종 간에도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H5N1은 처음으로 젖소에서도 발생


최근 미국에서 젖소에 대한 연구가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테스트한 슈퍼마켓 우유의 20%에서 H5N1 조류독감 바이러스 성분을 발견했다. 그러나 우유 샘플을 통해 현재 조류독감에 감염된 소의 수를 직접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국 농무부가 발표한 바와 같이, 현재 미국 9개 주에서 최소 34마리의 무리가 감염되었다. 고병원성 계통군 2.3.4.4b의 H5N1 바이러스는 2월 텍사스의 젖소에서 처음 발견되었지만 12월부터 가축 우리에서 순환했을 수 있다. 새로운 점은 이전에는 소가 조류 독감 바이러스의 숙주로 간주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것이 어떻게 소에게 전달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뉴욕 마운트 시나이(Mount Sinai) 병원의 바이러스 학자 플로리안 크래머(Florian Krammer)는 ‘Nature紙’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질문은 많지만, 답변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초기 증거는 소가 아픈 새에 의해 일회성으로 감염되었음을 지적한다. 그러면 다른 소들은 호흡기관을 통해 또는 착유 중 젖을 통해(예: 오염된 착유 장비를 통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수 있다. 만약 확인된다면, 이 H5N1 계통은 포유동물에서 포유동물로 전염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직접적인 감염은 병원체가 종 장벽을 극복한 후 새로운 숙주로 퍼질 수 있는 전제 조건 중 하나다.

조류독감으로 돌고래와 물개 사망


최근 소에서 발생한 사례 외에도 포유류에서 H5N1 바이러스에 대한 다른 발견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플로리다 대학의 앨리슨 무라브스키(Allison Murawski)가 이끄는 팀은 2022년에 조류독감 병원체에 감염된 돌고래를 발견했다. 여러 미국 당국의 후속 부검 및 조직 분석에 따르면 큰돌고래(Tursiops truncatus)의 뇌와 폐도 H5N1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아형 2.3.4.4b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 동안 다른 연구팀에서도 H5N1 바이러스의 아형 2.3.4.4b에 의한 해양 포유류 감염 사례가 분리된 것으로 보고됐다. 남미와 북미, 유럽의 다양한 돌고래 종이 영향을 받았다. 그러면 돌고래는 어떻게 조류독감에 감염되었을까? 연구자들은 지역의 새와 물개 개체군을 통한 감염 경로를 의심한다. H5N1 바이러스는 이전에 북미와 남미의 죽은 바다사자, 항구 바다표범, 회색 물범에서 발견됐다.
▲ 여러 미국 당국의 후속 부검 및 조직 분석에 따르면 큰돌고래(Tursiops truncatus)의 뇌와 폐도 H5N1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아형 2.3.4.4b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플로리다의 게놈 분석에서는 아직 이 이론을 확인할 수 없었다. 바이러스의 기원이나 감염성에 대한 유전적 증거는 없었다. “우리는 돌고래가 어디서 바이러스를 얻었는지 아직 모른다.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멤피스에 있는 St. Jude 아동 연구 병원의 리챠드 웨비(Richard Webby)는 말했다. 그와 그의 동료들은 호흡기보다는 혈액을 통한 감염을 의심하고 있다. 테스트 결과, 돌고래에서 추출한 바이러스에는 일반적인 독감 약물인 오셀타미비르(Oseltamivir)에 대한 내성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돌연변이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러한 유형의 바이러스가 치료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연구팀은 "약물이 여전히 유용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현재까지 바이러스가 해양 포유류에 적응했음을 나타내는 추가 돌연변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H5N1: 인간에게 위험할까?


병원성이 높은 H5N1 계통의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특히 전 세계적으로 가금류와 야생 조류 개체군에 계속해서 위협을 가하고 있다. 감염된 새는 거의 100% 죽는다. 프리드리히 뢰플러 연구소(Friedrich Loeffler Institute)의 바이러스학자 마틴 비어(Martin Beer)는 “여기서 우리는 HPAIV-H5N1 바이러스 감염이 없는 마지막 대륙인 독특한 야생동물이 있는 호주를 매우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론적으로 H5N1 바이러스는 인간에게도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US CDC) 등 보건 당국은 현재 H5N1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미치는 건강 위험을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분류하고 있다. 프라이부르크 대학 병원의 바이러스학자 마틴 슈웨믈레(Martin Schwemmle)는 “바이러스가 전염병이나 심지어 전염병의 형태로 더 확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원칙적으로 사람에게도 전염될 수 있으며 경증부터 중증까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거나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새나 소에 의해 사람이 감염되는 경우는 아직 드물다. 2003년 이후 WHO에 보고된 사례는 약 250건에 불과하다. 현재의 지식에 따르면 H5N1 조류 독감 변종을 사람에서 사람으로 직접 전염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 1. 뇌와 폐의 면역조직화학(IHC)과 현장 혼성화(ISH)를 통해 돌고래 조직에서 인플루엔자 A(H5N1) 바이러스 항원과 바이러스 RNA를 검출한다. (출처:Highly pathogenic avian influenza A(H5N1) virus in a common bottlenose dolphin (Tursiops truncatus) in Florida / communications biology / Published: 18 April 2024)

야생동물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 필요
고병원성 H5N1 균주가 포유동물을 감염시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 획득된 포유동물에 대한 적응을 나타내는 돌연변이는 바이러스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H5N1은 "새에 최대한 적응했다"며 “예를 들어, 우리는 그러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해 효과적인 선천적 면역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염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장애물을 극복해야 한다. 저온살균 중에 사망한다”고 비어는 말했다. H5N1 바이러스 및 기타 H5Nx 바이러스의 추가 개발 및 확산을 감시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조류독감에 대한 죽은 조류 및 좌초된 해양 동물 테스트를 표준으로 권장한다. 젖소도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미국 농무부는 이미 해당 규정을 발표했으며 쉬벰믈레(Schwemmle)는 유럽에서도 면밀한 모니터링을 권고했다. 새로운 바이러스 숙주가 사람과 더 밀접하게 접촉할 때마다 H5N1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염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Communications Biology, doi: 10.1038/s42003-024-06173-x)
출처: University of Florida, Science Media Center, Nature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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