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두 개가 충돌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문광주 기자 / 기사승인 : 2024-12-16 20:33:39
  • -
  • +
  • 인쇄
4분 읽기
- 2021년 4월 호주 북서쪽 인도양에서 약한 두 열대성 저기압 세로자와 오데트의 만남 분석
- 방향 90도 바꾸고 풍속 80km/h에서 130km/h로 높아져
- 물은 심지어 200m 깊이까지 혼합돼, 깊은 물은 때때로 하루에 최대 30m까지 상승
- 해수면 온도는 72시간 이내에 약 섭씨 3도 정도 떨어졌다.
- 기후변화로 이런 현상은 더 자주 발생

허리케인 두 개가 충돌하면 어떻게 될까
병합된 사이클론은 물과 기단에 더 극단적인 영향을 미친다.


위험한 혼합:
두 허리케인의 충돌은 지금까지 드문 현상이었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 해양 연구자들이 충돌 후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조사했다. 합쳐진 두 폭풍은 갑자기 방향을 바꾸고 더 빠르게 회전하며 더 강한 바람을 일으켰다. 동시에 그들은 평소보다 바다를 더 많이 섞어서 수면을 비정상적으로 강하게 냉각시켰다. 이러한 폭풍 합병은 극단적인 날씨와 기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열대 사이클론 오데트는 2021년 4월 9일 인도네시아와 호주 사이의 인도양(노란색 해안선)에서 남부 사이클론 세로자를 만났고 이틀 후에 합류했다. © Jaxa P-tree system

열대 저기압은 따뜻한 바다 지역에 형성되며 육지에 상륙할 때 엄청난 파괴와 홍수를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폭풍이 두 번 만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지금까지 이러한 폭풍은 1년에 한두 번만 발생했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로 인해 열대성 저기압이 점점 더 빈번해지고 강해지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러한 현상이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

세로자(Seroja)와 오데트(Odette)의 회오리바람 융합

지금까지 그러한 폭풍 충돌이 공기와 바다의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열대 저기압은 대기의 기단과 그들이 통과하는 해양 지역의 물을 순환한다. 하지만 두 폭풍이 만나거나 합쳐지면 상황은 어떻게 변할까?

올덴부르크 대학의 올리버 부어를(Oliver Wurl)과 엔스 마이어위르겐스(Jens Meyerjürgens)는 사례 연구를 통해 더 자세히 조사했다. 두 해양 연구원은 2021년 4월 호주 북서쪽 인도양에서 만난 상대적으로 약한 두 열대성 저기압 세로자와 오데트의 만남을 분석했다. 폭풍은 일주일에 걸쳐 천천히 서로 접근했고 결국 하나로 합쳐졌다. “Seroja는 처음에 더 작은 허리케인 Odette를 정지시켰고 3일 후에 허리케인 Odette와 합류했다”고 Wurl은 보고했다.

방향이 바뀌고 바람이 더 빨라짐

이 특이한 사건이 바다와 대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내기 위해 Wurl과 Meyerjurgens는 기상 관측소, 위성 및 자율 심해 부표의 측정 데이터를 평가했다. 후자에는 수심 2천 미터까지의 바다의 염도와 온도에 대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었다. 연구자들은 이 데이터를 모델 계산과 결합해 유속을 도출했다.

합쳐진 허리케인은 충돌 후 갑자기 방향을 90도 바꾼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풍속을 시속 130km 정도로 높였는데, 이는 허리케인 규모의 가장 낮은 범주인 레벨 1에 해당한다. 개별적으로 두 폭풍은 이전에 시속 약 80km에 도달했다. 결합된 운동량과 열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의 변환 증가로 인해 폭풍의 회전 운동과 그에 따른 바람이 가속화되었다.
▲ TC Seroja(빨간색 레이블)와 TC Odette(파란색 레이블)의 최고 트랙과 풍속(색상) 및 기압(점 크기). 레이블은 UTC 기준 날짜(yyyy-mm-dd)와 시간(hh:mm)을 나타낸다. 관심 지역(ROI) 3개는 점선 회색 선으로 원으로 표시돼 있다. 화살표는 TC 전파 방향을 나타낸다. (출처:관련논문 Intense Cooling of the Upper Ocean with the Merging of Tropical Cyclones: A Case Study in the Southeastern Indian Ocean / Dynamic Meteorology and Oceanography)

심해 해류의 변화로 인한 냉각

Wurl은 “이는 날씨에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바다와의 상호작용을 촉발시켰다”고 말했다. 사이클론이 합쳐졌을 때, 폭풍의 강도를 고려할 때 해수는 비정상적으로 크게 냉각되었다. 해수면 온도는 72시간 이내에 약 섭씨 3도 정도 떨어졌다. 몇 주가 지나서야 바다 온도는 폭풍이 지나가기 전과 같은 온도로 돌아왔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허리케인의 회전은 바다 깊은 곳에서 표면으로 차가운 물을 가져온다”고 Meyerjurgens는 설명했다. Seroja와 Odette가 합류했을 때 물은 심지어 200m 깊이까지 혼합되었다. 깊은 물은 때때로 하루에 최대 30m까지 상승했다. 그렇지 않으면 하루에 1~5미터 정도만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경우에 관찰된 강한 혼합 효과는 듀오가 설명하는 것처럼 최고 레벨 4 또는 5의 훨씬 더 강한 허리케인에서만 발생한다.

허리케인은 개별적으로 발생하는 것보다 함께 발생하면 더 심해져

이러한 관찰은 상대적으로 약한 두 개의 저기압이 만나 합쳐질 때 대기와 수괴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증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어떤 경우에는 그러한 폭풍 합병이 훨씬 더 강력한 개별 허리케인과 유사한 파괴적인 비율에 도달할 수도 있다고 연구원들은 결론지었다. 허리케인 규모의 사이클론 2개가 충돌할 경우 세로자와 오데트보다 더 강력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기후 변화로 인해 열대 저기압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함에 따라 이러한 현상과 해양과 대기 사이의 극심한 상호 작용은 미래에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 폭풍의 방향이 합병으로 인해 갑자기 바뀔 수 있다는 사실도 폭풍의 경로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다.
▲ TC 세로하 궤적 근처에 있는 SVP 드리프터 1501527의 드리프터 데이터. a) TC 세로하와 TC 오데트의 궤적과 SVP 드리프터 1501527의 궤적. b) a)에서 검은색 상자로 표시된 확대 영역. 색상 척도는 궤적과 궤적의 날짜를 보여준다. c) 드리프터의 위치 데이터에서 파생된 드리프터 속도의 시계열. 파란색 음영은 속도의 급격한 변화를 나타낸다. d) 드리프터가 궤적을 따라 관찰한 SST의 시계열. 파란색 음영은 관찰된 냉각을 나타낸다.

기후에도 영향을 미침

국지적 기상 효과 및 폭풍 피해 외에도 이러한 사이클론 합병은 지구 기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 높은 위도로 에너지를 보내는 것은 전 세계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과정이다”고 Wurl은 설명했다. 내년에 지중해와 아열대 대서양을 탐험하는 동안 두 해양 연구원은 사이클론과 기후 및 날씨의 상호 작용을 더 자세히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Tellus A: Dynamic Meteorology and Oceanography, 2024; doi: 10.16993/tellusa.4083)
출처: Carl von Ossietzky-Universität Oldenburg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저작권자ⓒ the SCIENCE plu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뉴스댓글 >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Basic Science

+

AI & Tech

+

Photo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