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은 소리를 내며, 곤충은 이에 반응한다.

문광주 기자 / 기사승인 : 2025-07-30 21:4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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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컷 나방은 알을 낳을 때 "시끄러운" 식물을 피한다.
- 곤충은 특히 음향 스트레스 신호를 내는 식물을 피하는데, 이는 식물과 동물 간의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의사소통 채널이다.

식물은 소리를 내며, 곤충은 이에 반응한다.
암컷 나방은 알을 낳을 때 "시끄러운" 식물을 피한다.


토마토밭에서 엿듣기:
가뭄 스트레스를 받는 식물은 초음파를 낼 수 있으며, 곤충은 이러한 식물 소리에 반응한다. 이는 실험을 통해 최초로 증명됐다. 이 실험은 암컷 나방이 이러한 식물 소리를 감지하고 알을 낳을 위치를 결정할 때 이를 활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곤충은 특히 음향 스트레스 신호를 내는 식물을 피하는데, 이는 식물과 동물 간의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의사소통 채널이다. 

▲ 나방은 알을 낳을 때 식물의 딸깍거리는 소리를 기준으로 삼는다. © Denise Hasse/ Getty Images

최근 식물도 특정 조건에서 소리를 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가뭄 스트레스 상황에서 토마토와 담배 식물은 딸깍거리는 소리를 내지만, 이 소리는 초음파 범위에 속하기 때문에 사람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박쥐와 곤충을 포함한 수많은 동물이 식물의 초음파 소리를 감지할 수 있다. 이 소리는 단순히 엿듣는 것에 불과할요? 아니면 이 소리들이 동물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칠까?
▲ 알을 낳는 이집트 목화잎벌레 © Tel Aviv University

나방 청력 검사

텔아비브 대학교의 리아 셀처가 이끄는 연구진은 민감한 초음파 청력을 가진 야행성 나방인 이집트면잎벌레(Spodoptera littoralis)가 식물 소리에 반응하고, 심지어 알을 낳을 장소를 선택할 때 이를 고려하는지를 처음으로 조사했다.
▲ 설정 및 결과. 모든 실험 설정 그림(A-C)에서 대조군은 왼쪽에, 다양한 처리군은 오른쪽에 표시되어 있다. 알 무리의 수가 적었기 때문에(0~5개) 무리를 낳을 확률에 대한 베이지안 사후 확률을 제시한다.(출처;Female Moths Incorporate Plant Acoustic Emissions into Their Oviposition Decision-Making Process / eLife)

공동 저자인 릴라흐 하다니는 "암컷 나방이 알을 낳기에 최적의 장소, 즉 유충에게 충분한 영양을 공급할 수 있는 건강한 식물을 찾을 것이라고 가정했다. 나방은 이러한 경고에 귀를 기울이고 탈수되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식물에는 알을 낳지 않을까?"라고 질문했다.

식물이 속삭일 때 - 나방은 귀를 기울인다

연구진은 암컷 나방에게 실제 식물을 보여주기 전에 먼저 두 개의 상자를 보여주었다. 한 상자에는 건조된 토마토 식물의 소리가 나오는 확성기가, 다른 한 상자에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 이를 통해 나방은 식물의 색깔이나 냄새가 아닌 오로지 음향 신호에만 의존하여 상자를 선택할 수 있었다.

결과:
나방은 "시끄러운" 상자를 분명히 선호했는데, 이는 나방이 아마도 살아 있지만 병든 식물로 해석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실험동물의 청각을 차단하자 이러한 선호도는 사라졌다. 이는 나방이 실제로 식물의 소리를 감지하고 반응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곤충은 시각적, 화학적, 전기적 신호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 A) 가뭄 소리 처리와 무음 처리 실험 중 4마리의 나방이 경기장(평면도)에서 시간에 따라 연속적으로 위치하는 모습. 시간은 분 단위로 색상으로 표시되었으며, 빨간색 삼각형은 재생 영역을, 빨간색 X는 알을 낳은 위치를 나타낸다. 어떤 개체가 알을 낳았는지 확실히 알 수 없다는 점에 유의. B) 재생 영역에서 나방이 보낸 시간의 비율(30분 단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가했다. (출처;Female Moths Incorporate Plant Acoustic Emissions into Their Oviposition Decision-Making Process / eLife)

음향 유도 선택


다음 단계에서 암컷 나방에게 두 개의 실제 건강한 토마토 식물을 보여주었다. 한 식물은 확성기를 통해 건조하는 식물의 초음파에 노출되었고, 다른 식물은 침묵했다. 이제 나방은 조용한 식물을 산란 장소로 훨씬 더 자주 선택했다. 셀처와 동료들은 이를 통해 암컷이 자손에게 최상의 보살핌을 제공하기 위해 병든 식물보다 건강한 식물을 적극적으로 선호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연구진은 가뭄 스트레스 상황에서 식물이 내는 소리는 표적 신호라기보다는 신호에 가깝다고 강조한다. "식물은 곤충에게 정보를 전달하도록 진화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 보여준 상호작용은 보수적인 의미의 '소통'으로 간주될 수 없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 우리가 수컷을 경기장에 두었을 때 기록한 수컷 이집트면화나방(Spodoptera littoralis)의 구애 순서(스펙트로그램 제시)다. (출처;Female Moths Incorporate Plant Acoustic Emissions into Their Oviposition Decision-Making Process / eLife)

"단지 시작일 뿐"


하지만 셀처와 그녀의 연구팀은 "일부 식물은 동물, 심지어 다른 식물과의 바람직한 상호작용을 촉진하기 위해 소리를 증폭하거나 스펙트럼 함량을 변경하는 능력을 진화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기술했다. 일부 식물 종은 곤충이 침입할 때 포식성 곤충, 설치류, 박쥐와 같은 해충의 포식자를 유인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소리 강도를 높일 수 있다.

이것이 사실인지는 향후 연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 연구팀은 "이 연구를 통해 식물과 곤충 간의 음향 상호작용에 대한 최초의 증거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는 시작일 뿐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eLife, 2025; doi: 10.7554/eLife.104700.1)
출처: 텔아비브 대학교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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