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종말 시계, 자정에 한 발짝 더 가까워져

문광주 기자 / 기사승인 : 2026-01-28 23: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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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실패, 기후 변화, 그리고 인공지능으로 인해 종말 시계는 자정 85초 전을 가리키고 있다

지구 종말 시계, 자정에 한 발짝 더 가까워져
정치적 실패, 기후 변화, 그리고 인공지능으로 인해 종말 시계는 자정 85초 전을 가리키고 있다


세계적 위협:
어제부터 종말 시계는 자정 85초를 가리키고 있으며, 이는 전례 없는 수준의 지구적 위협을 의미한다. 원자력 과학자회보(BAS)는 핵 위협과 고조되는 국제적 긴장, 인공지능과 같은 파괴적인 기술, 그리고 지속되는 기후 위기를 종말 시계의 앞당김의 이유로 꼽았다. 

▲ 9026년 1월 27일 이후, 종말의 시계는 역사상 처음으로 자정 85초 전을 가리키고 있다. © 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

종말 시계는 1947년부터 지구적 위협의 상징으로 사용되어 왔다. 이는 인류가 분쟁, 무기, 그리고 인간이 만든 기술로 인해 자멸에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종말 시계의 위치 결정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로버트 오펜하이머 등 물리학자들이 설립한 원자력 과학자회보(BAS)에서 이루어진다. 2023년과 2024년에는 종말 시계가 자정 90초 전을 가리켰고, 2025년에는 89초 전으로 앞당겨졌다.

그리고 이제 종말 시계는 다시 한번 앞으로 움직여 자정 85초 전을 가리키고 있다. 시계가 자정에 이렇게 가까워진 적은 없었다. 원자력과학자회보(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 회장인 알렉산드라 벨(Alexandra Bell)은 "종말 시계가 전하는 메시지는 더할 나위 없이 명확하다. 재앙적인 위험은 증가하고 있고, 협력은 감소하고 있으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계정세는 작년 이후 급격히 악화됐다.

독재 국가와 핵무기

이러한 악화의 한 가지 이유는 주요 강대국들의 점점 더 대립적인 태도다. 시카고 대학교의 위원인 다니엘 홀츠(Daniel Holz)는 "핵무기, 기후 변화, 인공지능, 생물 안보가 제기하는 위험에 더해, 전 세계적으로 민족주의적 독재 국가가 부상하는 또 다른 무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국제적인 신뢰와 협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오히려 세계는 ‘우리 대 그들’이라는 적대적 사고방식으로 분열되고 있다.”

이와 밀접하게 연관된 위험은 핵무장이다. 미국과학자연맹(Federation of American Scientists)의 글로벌 위험 부문 책임자인 존 울프스탈(John Wolfsthal)은 “점점 더 많은 국가가 핵무기에 의존하고 있으며, 여러 국가가 억지력뿐 아니라 협상 카드로 핵무기 사용을 공개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점점 더 많은 국가가 자체 핵무기 보유를 고려하고 있다. 핵무기 경쟁을 억제하기는커녕, 핵보유국들은 지구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 종말의 시계 바늘이 다시 앞으로 움직였다. © 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

인공지능과 허위정보

과학자들은 인공지능과 허위정보 또한 심각한 위험이라고 지적한다. “사실이 없으면 진실이 없고, 진실이 없으면 신뢰가 없다. 그리고 신뢰가 없으면 이 시대에 필요한 근본적인 협력은 불가능하다.” 2021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레사(Maria Ressa)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현재 정보 대재앙, 즉 모든 위기의 근본 원인이 되는 위기를 겪고 있다. 문제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메릴랜드 대학교의 스티브 페터(Steve Fetter)는 “기술 경쟁이 심화되면서 인공지능 시스템이 제기하는 위험을 파악하고 완화할 수 있는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미국의 정치 상황도 한 요인이라고 지적하며, “대학에 대한 공격과 연구비 삭감이 효과적인 해결책을 개발할 능력을 저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후 위기: “심각한 파괴력”

기후 위기는 이제 거의 상시적인 위협이 되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그 위험은 기후 보호 노력의 진전 부족에서만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실질적인 후퇴가 나타나고 있다. "기후 위기에 대한 국내외 대응이 미흡한 수준에서 심각하게 파괴적인 수준으로 변모했다"고 원자력과학자회보(Bulletin of Atomic Scientists)는 지적한다. 지난 세 차례의 유엔 기후 정상회의에서 화석 연료 단계적 폐지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에 대한 의미 있는 진전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더욱이 각국 정부와 정치인들은 기후 보호 노력을 적극적으로 방해하고 있다.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는 사실상 재생 에너지와 기후 행동에 전쟁을 선포했다"고 위원회는 밝혔다. "미국 정부는 기후 변화를 억제하기 위한 모든 국가적 노력을 무자비하게 해체하고 있다." 다른 국가들 역시 기후 보호에 있어 후퇴와 정체를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역전시키고 과학과 증거에 기반한 행동으로 돌아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거울 유기체와 AI 기반 생물무기의 위협

원자과학자회보(Bulletin of Atomic Scientists)에 따르면 생물무기와 부실한 생물보안으로 인한 위협이 심화되고 있다. 작년 과학자들은 자연 생명체의 생체 분자와 거울상 구조를 가진 박테리아 및 기타 세포인 "거울 유기체"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러한 유기체가 실험실에서 만들어져 확산될 경우, 치명적이고 통제하기 어려운 위협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이를 금지하는 법률이나 지침은 없다.

과학자들은 인공지능 또한 생물보안에 대한 또 다른 위협으로 보고 있다. AI 시스템은 이전보다 훨씬 쉽게 새로운 병원균과 생물무기를 설계하고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한다. 더욱이, 2025년 가을에 실시된 한 실험에서 입증되었듯이, 예를 들어 DNA 공급 회사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제어 시스템은 AI가 생성한 많은 병원균 DNA 설계도를 잠재적 생물무기로 인식하지 못한다.

과학자들은 인공지능을 생물보안에 대한 또 다른 위협으로 보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모든 요인들이 종합적으로 인류에 대한 위협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어렵게 이뤄낸 국제적 합의들이 무너지고 있고, 강대국 간의 경쟁과 '승자독식' 사고방식이 고조되어 국제 협력을 저해하고 있다"고 '둠스데이 시계 성명(Doomsday Clock Statement)'은 지적한다. "하지만 이러한 협력은 핵무기, 기후 변화, 생명공학 기술의 오용, 인공지능 및 기타 위험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출처: 원자력과학자회보(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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