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 우리처럼 단어를 인식한다.

문광주 기자 / 기사승인 : 2026-09-26 12:3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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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파검사(EEG)를 이용해 20명의 사람과 20마리의 개의 뇌 활동을 측정
- 개는 사람의 말을 들을 때 뇌가 자동으로 소리를 단어로 나누고 그 리듬에 맞춰 반응
- 자음으로 구성된 음성에서 개의 뇌는 인간처럼 단어의 리듬에 성공적으로 동기화

개도 우리처럼 단어를 인식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개는 사람의 말을 들을 때 뇌가 자동으로 소리를 단어로 나누고 그 리듬에 맞춰 반응한다고 한다. 우리 인간처럼, 네 발 달린 친구들도 주로 자음에 집중하는 것이다. 따라서 효율적인 언어 처리는 개 자신의 언어 능력을 반드시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 연구진은 EEG 전극을 사용하여 네 발 달린 실험 동물의 뇌 활동을 측정했다. 사진: © Sarolta Szilágyi

우리는 외국어를 들을 때, 비록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개별 단어를 직관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이전 연구들은 우리가 주로 자음에 집중한다는 것을 이미 보여주었다. 헝가리 ELTE 외트뵈시 로란드 대학교의 보글라르카 모르바이(Boglárka Morvai)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많은 언어에서 자음은 모음보다 단어 인식에 더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인간은 유인원과는 달리, 생후 약 1년경부터 이러한 소위 자음 편향을 발달시킨다.

언어에 둘러싸인 삶

하지만 이러한 단어 인식 및 언어 처리 메커니즘이 인간에게만 고유한 것인지는 이전에는 명확하지 않았다. 모르바이의 동료인 아틸라 안딕스(Attila Andics)는 "이것이 선천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연결된 뇌를 필요로 하는 것일까? 아니면 언어에 대한 지향성은 말을 할 수 없는 다른 동물 종에서도 발견되는 원리에 기반한 단순한 패턴 학습을 통해 생겨날 수 있을까?" 라고 의문을 가졌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연구팀은 집에서 기르는 개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모르바이와 그의 동료들은 "개는 매일 인간의 언어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이 연구에 이상적인 종이다"고 설명했다. 우리의 네 발 달린 반려견은 자신의 이름과 명령에 반응하는 법을 배우고, 목소리 톤의 미묘한 변화를 인지하며, 심지어 긴 대화 속에서도 특정 단어(예: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구분해낼 수 있다. 그렇다면 개도 이전에는 인간에게서만 관찰되었던 자음 편향을 보일까?

자음을 통한 구조

이 연구를 위해 모르바이와 그의 연구팀은 뇌파검사(EEG)를 이용해 20명의 사람과 20마리의 개의 뇌 활동을 측정했다. 동시에 연구 대상들에게 모음과 자음을 번갈아 가며 의미 없는 음절들을 연속적으로 들려주었다.

핵심은 다음과 같다. 이러한 음성 패턴 중 일부는 자음이나 모음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반복적인 패턴을 보였다. 예를 들어, 자음으로만 구성된 패턴에는 "beniko"와 "banüko"와 같은 만들어낸 단어가 포함되어 있었고, 모음으로만 구성된 패턴에는 "bökima"와 "döfima"가 포함되어 있었다.
▲ (A) 사람과 개를 대상으로 3개의 정중선 전극(사람: Fpz, FCz, CPz; 개: Fz, FCz, Cz)에서 산출한 ITC(Inter-Trial Coherence) 값의 평균. 분석 대상 주파수 범위는 0~9 Hz이며, 여기에는 음절 수준의 기여와 무관한 단어 주파수 및 그 상위 3개 고조파(1.33, 2.67, 5.33, 6.67 Hz), 음절 주파수(4 Hz), 그리고 음성 주파수(8 Hz)가 포함된다. 종(species) 간 비교 가능한 전극 위치는 뇌 모식도상에 노란색 점으로 표시되었으며, 이는 전두엽(빨간색), 두정엽(파란색), 측두엽(주황색), 후두엽(초록색) 등 상응하는 피질 영역에 해당한다. (B) GLMM(일반화 선형 혼합 모형)을 통해 산출한 사람과 개의 각 조건별 단어 수준 ITC의 추정 한계 평균(estimated marginal means) 및 표준오차(SE). (출처:Neural evidence that dogs segment the speech they hear with a humanlike consonant bias / Science / 24 Sep 2026 )

인간과 동물 실험 대상은 이러한 패턴을 단어로 인식할까? 만약 그렇다면, 뇌에서는 전형적인 반응이 나타날 것이다. 즉, 뇌파가 단어의 리듬과 동기화될 것이다. 리듬이 더 명확하게 인식될수록 신경 동기화는 더 강해진다. 따라서, 인간처럼 개도 자음을 선호한다면, 자음으로 구성된 단어 패턴에 뇌가 가장 강하게 동기화될 것이다.

인간과 개의 유사점

실제로 연구진은 인간과 개의 뇌 활동에서 놀라운 유사점을 발견했다. 모르바이의 동료인 킹가 토트(Kinga Tóth)는 "자음으로 구성된 음성에서 개의 뇌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단어의 리듬에 성공적으로 동기화할 수 있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모음으로 구성되거나 구조화되지 않은 음성에서는 개의 뇌에서 동기화가 실패했다. "이는 자음 선호 현상이 인간 이외의 다른 종의 뇌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최초의 증거다.”

개의 자음 선호 현상은 어릴 때부터 인간 가정에서 살았는지, 아니면 거리나 동물 보호소에서 자랐는지에 따라 차이가 없었다. 특히 중요한 발달 시기인 생후 첫 몇 달이 지난 후에도 이 네 발 달린 친구들은 여전히 ​​우리 언어의 패턴을 인식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언어 노출이 뇌를 변화시킨다

앤딕스는 "이러한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뇌의 언어 적응, 특히 자음 선호도 발달에는 미리 프로그램된 뇌나 인간과 같은 언어 능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요약하며, "오히려 규칙적인 언어 노출만으로도 뇌 기능 방식이 바뀌고, 진화적으로 우리와 멀리 떨어진 종에서도 이전에는 인간에게서만 관찰되었던 처리 특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간 참가자들은 개들에 비해 몇 가지 이점을 가지고 있었다. 자음 구조보다는 정확도가 떨어졌지만, 모음으로 구성된 음성 흐름 속에서도 개별 단어를 식별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인간은 예상치 못한, 선호하지 않는 음성 패턴을 학습할 때 더 나은 수행 능력을 보였다. 또한, 인간의 뇌는 더욱 세밀하게 반응한다. 개는 음절을 가장 작은 처리 단위로 사용하는 반면, 인간의 뇌는 각각의 음성 소리에 맞춰 반응한다.
출처: Boglárka Morvai (ELTE Eötvös Loránd University, Budapest, Hungary) 외, Science, doi: 10.1126/science.adw7709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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