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준영 오호라 일본 법인장(총괄 사업본부장)

문광주 기자 / 기사승인 : 2026-07-25 16:36:05
  • -
  • +
  • 인쇄
“본질의 가치, 속도와 디테일의 조화가 손끝에서 네일 플라워(Nail Flower)로”

인터뷰: 오준영 오호라 일본 법인장(총괄 사업본부장)
“본질의 가치, 속도와 디테일의 조화가 손끝에서 네일 플라워(Nail Flower)로”


셀프 젤네일 브랜드 오호라(ohora)는 일본 시장에서 빠르게 안착했다. 이 회사의 누적 매출과 인지도가 성공을 거둔 비결은 일본 현지 방송을 통해서도 잘 알려졌다. 혁신적인 제품력과 독자적 기술(반경화 젤네일), 일본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맞춤형 디자인과 타깃 세분화, 데이터 기반 퍼포먼스 마케팅 등이다. 

 

여기에는 오준영 법인장의 탁월한 소비시장 분석력이 밑바탕이 됐다. 그는 “일본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체득한 현지 문화와 주변 네트워크가 많이 도움됐다.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기회에 운도 좋았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오 법인장은 물리학을 전공했다. 그가 글로벌 컨설팅 기업에서 익힌 해석력은 기초학문에서 늘 대하던 숫자와 통계가 마켓 분석으로 잘 연결된 것이다. “제품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본질의 가치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오준영 일본 법인장(오호라)의 생각을 더 깊이 들었다.

                   ▲ 오준영 오호라 일본법인장(사업총괄본부장) 사진제공:오준영

Q. 오준영 일본 법인장(사업총괄 본부장)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원래 나는 일본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며 늘 마음속에 품고 있던 하나의 의문이 있었다. "왜 훌륭한 한국 브랜드들이 일본 시장에 진출해 한철 반짝 인기를 끌고는 오랫동안 롱런하지 못할까?" 하는 아쉬움이었다.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으로서, 한국의 뛰어난 제품과 그 안에 담긴 가치가 세계에서 가장 깐깐한 일본 시장에서도 일회성 유행이 아닌 '오래도록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게 만들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 있었다. 이러한 목표를 위해 글로벌 비즈니스와 마케팅 전문성을 쌓아왔고, 2021년 오호라의 일본 진출 초기 단계에 합류했다. 현재는 인사, 재무, 마케팅, 전략 등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일본
사업 총괄자로서 일본 사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고 있다.


Q. 뷰티 산업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특히 네일 제품에 주목하게 된 동기는?

뷰티 중에서도 네일은 대다수 여성분이 일상적으로 즐기고, 매우 기본적이면서도 보편화 되어 있는 영역이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손을 꾸미는 '방법' 자체에는 아주 오랫동안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50년,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비슷한 액체 매니큐어를 바르거나,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물리적인 네일숍에 가야만 손을 꾸밀 수 있었다. 이처럼 가장 보편화된 영역임에도 기술적 발전이나 방법론이 정체되어 있던 시장에서, 오호라의 반경화 젤네일 프로덕트를 만나게 되었다. 기존의 물리적 한계를 깨는 혁신적인 기술과 퀄리티를 보는 순간, 수십 년간 고착화되어 있던 네일 시장의 패러다임과 꾸미는 방법 자체를 완전히 혁신할 수 있는 엄청난 가능성을 보았다. 이 프로덕트라면 제가 꿈꾸던 '일본 시장에서의 롱런'이 가능하겠다고 확신했다.



1. 현지화 및 브랜드 전략


1.1 일본 시장 진출 1년 만에 라쿠텐 연간 베스트 어워드를 수상하고, 3년 연속 베스트 코스메 어워드 네일 부문 1위를 달성했다. 일본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은 무엇인가?

차별화된 마케팅과 현지화 전략을 말씀드리기 전에, 이 모든 성과의 가장 본질적인 출발점은 결국 압도적인 제품의 품질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고 신중한 일본 소비자라 할지라도, 제품 자체가 지닌 본질적인 가치가 훌륭하다면 그들은 반드시 알아보고 높은 재구매로 응답해 준다. 일본에서 우리는 손톱 손상을 최소화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한 제품 환경과, 네일숍 퀄리티를 완벽히 구현하는 오호라만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100% 신뢰했다. 이 탄탄한 제품의 힘이 뒷받침되었기에, 우리는 의구심 없이 일본 고객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및 로컬 마케팅에 온전히 역량을 쏟고 몰입할 수 있었다.

제품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전개한 구체적인 현지화 전략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신뢰의 제3자를 통한 브랜드 보증

일본 소비자가 우리를 믿게 만들기 위해 디즈니, 산리오, 스타벅스, 가나 초콜릿 등 현지에서 대중적 신뢰도가 매우 높은 상징적인 파트너들과 적극적으로 협업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 브랜드가 스스로 우수하다고 외치기보다, 신뢰할 수 있는 제3자가 오호라에 대해 이야기하게 만드는 흐름을 만든 것이 주효했다.


둘째, 철저한 디자인 현지화
일상이나 오피스 환경에서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뉘앙스 네일', 투명감 있는 컬러 등 정교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일본 고객의 취향에 맞춰 현지 유명 네일리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현지 전용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셋째, 고객 경험의 로컬라이징 

일본 현지 물류 시스템을 신속히 구축해 배송 시간을 단축하 고, 일본인 전문 상담원으로 구성된 고객지원 팀을 통해 구매 전후의 모든 과정에서 완 벽한 안정감을 제공했습니다.

1.2 최근 일본에서 팝업스토어를 활발히 진행하며 오프라인 경험을 확장하고 있다. 온라인 D2C를 넘어 오프라인 접점을 강화하는 이유와 그 시너지 효과는 무엇인가?

오프라인 확장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신뢰'와 '매출의 확장성'이다. 일본 고객들은 자신이 평소 믿고 가는 유명 유통 매장이나 점포에 특정 브랜드가 진열되고 판매되는 것 자체에서 큰 안심과 신뢰를 느낀다. 오프라인 입점 자체가 새로운 제품에 도전하는 심리적 허들을 크게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일본 뷰티 시장은 여전히 전체 매출의 약 80%가 오프라인에서 발생할 정도로 오프라인 시장의 규모가 압도적으로 크다. 도쿄 주요 랜드마크에서의 팝업스토어나 오프라인 매장 노출을 통해 브랜드 가시성을 극대화하는 것은 단순히 체험을 넘어, 실질적인 오프라인 매출의 폭발적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2. D2C(Direct to Consumer) 및 마케팅 성과

2.1 대형 마켓플레이스 의존도가 높은 일본 이커머스 시장에서 자사몰을 중심으로 누적 주문 100만 건 이상을 달성하는 이례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오호라만의 성공적인 D2C 생존 비결은 ?

성공적인 D2C 생존 비결은 자사몰만의 '독점적 혜택'과 라인을 활용한 '고객 맞춤형 소통'에 있다. 외부 대형 마켓플레이스가 단순 할인이나 프로모션 위주의 판매 채널이라면, 저희 자사몰은 오직 자사몰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신상 디자인, 특별한 혜택, 그리고 브랜드의 세계관을 담은 독점 콘텐츠 를 제공하여 고객 경험의 가치를 확장했다.

또한, 80만 명 이상의 유저를 보유한 라인 공식 계정을 통해, 일괄적인 세일즈 메시지를 뿌리는 대신 각 고객의 구매 이력과 니즈에 맞춘 커스터마이즈된 소통을 진행한다. 네일 케어 바이블 등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전달하는 풀 마케팅과 개인화된 혜택을 알리는 푸시 마케팅을 병행하며, 고객의 네일 라이프를 섬세하게 케어하는 브랜드로 포지셔닝한 것이 높은 재구매율로 이어졌다.

2.2 SNS 분석 등 실시간 데이터와 트렌드를 제품 기획에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

단순한 모니터링을 넘어, 일본 현지의 마케터들과 한국 본사의 네일 디자이너, 상품 개발팀 간의 아주 밀접하고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이루어진다. 우리는 감이나 유행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일본 뷰티 플랫폼인 립스, 인스타그램, X 등에서 어떤 콘텐츠와 프로덕트가 고객의 인게지먼트(반응, 참여)를 이끌어 내는지 상당히 정량적이고 세세하게 트래킹 한다. 이를 바탕으로 가설과 방향성을 정립한 뒤, 손상에 대한 우려나 파츠네일 제품이 옷이나 머리카락에 걸리는 등 고객의 정성적인 페인포인트(pain point, 반복적으로 겪는 문제 혹은 불편)를 해결하는 제품 업그레이드로 신속하게 연결 짓고 있다.

2.3 일본 소비자들의 환경에 대한 인식이 국내와 다른 점을 느꼈는지?

가장 현장감 있게 다가오는 차이는 바로 사용하고 남는 스티커나 자신의 사이즈와 안 맞는 스티커의 처리에 대한 고객분들의 목소리다. 일본 소비자들은 네일을 사용하고 난 뒤 남는 부분이나 자신의 손톱 크기와 매칭되지 않아 남겨지는 스티커들, 그리고 택배 배송 패키지 등의 수거 및 처리 문제에 대해 매우 민감하며 높은 잣대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늘 경청하고 즉각적으로 개선에 반영하고 있다. 불필요한 과대 포장을 줄이고 남겨지는 자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택배 박스의 규격을 최적화해 조정하고, 플라스틱 대신 재활용이 가능한 지류의 활용을 늘리는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3. 리더십 및 커리어

3.1 MBA 졸업 후 초기부터 합류하여 현재 인사, 재무, 전략 등 전반을 총괄하는 역할을 해왔다. 제로(0)에서 시작해 일본 시장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도전 과제는 무엇이었으며 어떻게 극복했는지?

사실 오호라가 일본 진출 초기, 단기간에 폭발적인 매출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에는 코로나19라는 외부 환경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네일숍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집에서 하는 고퀄리티 셀프 네일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이것이 초기 인지도와 매출을 부스팅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저의 진짜 도전 과제는 '이러한 외부 모멘텀을 일회성 특수로 끝내지 않고, 어떻게 일본 시장에 깊숙이 뿌리내리는 롱런 구조로 바꿀 것인가'였다.

이를 위해 저는 대행사를 통하지 않고 일본 현지 주요 파트너사들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직접 소통하며 진정성 있는 외부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사활을 걸었다. 동시에 한국의 폭발적인 성장 속도와 일본의 깐깐한 기준 사이에서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내부 업무 프로세스와 조직 구조를 단단하게 변화시켰다. 외부의 단기적 수요를 내부의 탄탄한 기본기로 소화해 낸 것이 지금의 안정적인 성장을 만든 원동력이었다.

3.2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사업을 이끄는 입장에서, 국가 간 문화 차이를 극복하고 조직력을 결집하는 오준영 본부장님만의 리더십 철학이 궁금하다.

나의 철학은 "속도와 디테일의 조화"이다.
빠른 실행력과 피봇팅이 강점인 한국의 DNA와, 완벽한 계획과 검증을 통해 흔들림 없이 실행하는 일본의 DNA가 긍정적으로 융합될 때 엄청난 시너지가 난다. 나는 양국 멤버들에게 각자의 방식을 강요하지 않고, '왜 이 업무가 빠르게 진행되어야 하는지' 혹은 '왜 이렇게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지' 그 맥락을 투명하게 통역해 주는 가교역할에 집중한다. 공동의 목표 아래 서로의 문화적 강점을 존중하게 만드는 것이 제 리더십의 핵심이다.

4. 미래 비전

Q. 기존의 반경화 젤 스트립을 넘어 '젤 프레스온' 등 차세대 네일 시장으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의 다음 목표와 오호라가 그리는 K-뷰티의 미래는 무엇인가?

오호라의 다음 혁신은 1초 만에 완벽한 연장 효과와 볼륨감을 선사하는 '젤 프레스온'이다. 바쁜 현대인들의 시간을 극도로 아껴주면서도 트렌디한 손끝을 완성할 수 있는 이 혁신적인 제품으로, 기존 팁 네일 시장의 한계를 뛰어넘어 패러다임을 다시 한번 바꿀 준비를 마쳤다. 일본 시장에서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히 1위 네일 스티커 브랜드를 넘어, 네일 케어부터 툴, 트렌드 제안까지 아우르는 '토탈 핸드·풋 뷰티 솔루션 브랜드'로 진화하는 것이다.

제가 꿈꾸고 확신하는 K-뷰티의 미래는 짧게 스쳐 가는 트렌드의 소비가 아닌, 일본을 넘어 전 세계인의 '라이프스타일 표준'으로 깊게 뿌리내리는 것이다. 오호라가 어떻게 고객의 일상 속에서 오랫동안 신뢰받고 사랑받는 롱런 브랜드가 될 수 있는지, 그 파괴적 혁신을 계속해서 증명해 보이겠다. -끝-

인공지능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공지능은 얼마만큼 진보적이고 혁신적인 미래를 선사할까? 맹목적으로 테크놀로지의 발전을 기대하지 않고, 고대부터 변하지 않은 인간 본연의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를 소비시장으로 연결하는 것은 오직 인간의 영역이다.

 

오준영 사업총괄본부장은 정보를 입력하고 결과를 얻는 기계식 사고가 아니라, 네트워크를 통한 전달과정에서 휘발되는 디테일한 감정까지 찾아낸다. 그는 AI가 제시하지 못하는 것을 발굴해 일본인 소비문화에 성공적으로 접목했다. 유창한 일본어와 영어는 그를 드러내는 첫 번째 요소가 아니다. 차분하면서도 밝은 에너지를 전달하는 오준영 법인장에게는 ‘정교한 광고 집행 및 데이터 분석 기반의 글로벌 퍼포먼스 마케팅을 전개’하는 기회포착의 능력이 돋보인다. 

 

일본은 직장인과 주부층이 오호라 게품의 주 소비층이다. 그들은 은은한 톤, 글리터, 파츠가 조화로운 보수적이고 차분한 스타일을 선호한다. 일본 소비자에게 특유의 신뢰성과 브랜드 가치를 선사하는오호라의 성장에는 오준영 법인장의 역동적인 움직임이 큰 역할을 했다. 여기에 소비자 감성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그의 철학 ‘본질의 가치와 디테일의 조화’에 있다. 오호라! 내년도 성장세도 궁금하다.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저작권자ⓒ the SCIENCE plu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Basic Science

+

AI & Tech

+

Photo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