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도 결정 장애를 겪는다.
마트 진열대에 빽빽하게 꽂힌 상품이나 끝없이 쓸어 넘기는 데이트 앱 화면 앞에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방황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선택지가 너무 많아지면 오히려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지는 ‘선택의 역설(Paradox of Choice)’ 현상이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의 세계에서도 똑같이 일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 |
| ▲ 어떤 수컷이 최고의 짝이 될까? 선택지가 너무 많아 암컷은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다. · 사진: © Jessie Tanner, CC BY-SA |
미국 테네시 대학교 녹스빌 캠퍼스의 클레어 헤밍웨이(Claire Hemingway) 교수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를 통해 암컷 회색나무개구리(Hyla chrysoscelis) 역시 짝짓기 상대가 너무 많아지면 선택 과부하에 걸려 최선의 짝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 울음소리 1개일 땐 77% vs 8개일 땐 25%... 뚝 떨어진 선택 확률
북미 지역에 서식하는 회색나무개구리는 짝짓기 철이 되면 연못가에 모여든다. 이때 수컷들은 암컷을 유인하기 위해 목청껏 울음소리를 내는데, 통상적으로 가장 길고 또렷한 울음소리를 내는 수컷이 암컷에게 인기가 높다.
연구팀은 짝짓기 준비가 된 암컷 개구리를 여러 개의 스피커로 둘러싸인 공간에 넣은 뒤, 가장 매력적인 '긴 울음소리' 1개와 상대적으로 덜 매력적인 '짧은 울음소리' 여러 개를 순차적으로 재생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선택지가 단 2개(긴 소리 1개, 짧은 소리 1개)일 때는 암컷의 77%가 가장 길고 매력적인 울음소리를 찾아 이동했다. 하지만 선택지가 8개로 늘어나자, 가장 매력적인 수컷을 선택하는 비율은 25%로 급감했다. 선택지가 늘어날수록 암컷은 판단력이 떨어지고 결정을 미루는 경향을 보였으며, 심지어 일부 암컷은 과도한 선택지에 압도되어 아무런 선택도 하지 못한 채 포기해 버렸다.
![]() |
| ▲ 연구개요 (출처:Choice overload constrains mate choice independent of energetic masking / August 12, 2026 / iScience A Cell Press journal) |
출처: Claire Hemingway (University of Tennessee, Knoxville, USA) et al., iScience, doi: 10.1016/j.isci.2026.117086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저작권자ⓒ the SCIENCE plu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