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단 후 범죄율 및 유죄 판결 증가… "재산 범죄 늘고, 사회적 안전망이 방어막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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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 진단을 받은 후 장기적으로 연간 범죄 유죄 판결 확률은 약 14% 증가했다. 절대적인 증가폭은 여전히 작아서 약 0.69%에서 0.79%로 상승하는 데 그쳤다. 사진: 픽사베이 |
심각한 질병 진단은 단순히 건강상의 위기를 넘어 개인의 사회적·경제적 삶 전체를 흔들어 놓는다. 특히 암 진단을 받은 이들은 치료 과정과 신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경제적 타격과 미래에 대한 관점 변화를 겪게 된다. 네덜란드 틸부르크 대학교(Tilburg University) 연구팀이 진행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암 진단 후 장기적으로 범죄 및 유죄 판결을 받을 확률이 소폭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질병이 인간의 사회적 행동 양식에 미치는 숨겨진 영향을 조명하고 있다.
36만여 명의 덴마크 데이터 분석… "유죄 판결 확률 14% 상승"
연구팀은 1980년부터 2018년 사이 덴마크의 건강, 소득, 범죄 등록 데이터를 결합하여 18세에서 62세 사이에 암 진단을 받은 환자 36만8317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령대별 차이와 개인의 고유한 특성을 통제하기 위해, 이미 진단을 받은 환자들과 향후 암 진단을 받게 될 동년배 집단을 비교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분석 결과, 암 진단 직후인 첫해에는 치료와 신체적 제약 등으로 인해 유죄 판결 확률이 오히려 감소했다. 그러나 진단 2년 차부터는 장기적인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이러한 경향은 10년 이상 지속되었다.
평균적으로 연간 유죄 판결 확률은 약 0.10%포인트(상대적 기준으로 약 14%) 증가했다. 절대적인 수치 자체는 0.69%에서 0.79%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처음 범죄를 저지른 이들과 재범자 모두에게서 공통적으로 관찰된 유의미한 변화였다. 특히 절도 및 사기와 같은 재산 범죄와 폭력 범죄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으며, 이는 주로 남성, 1인가구, 주택 소유가 없는 계층에 집중되었다. (여성의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가 발견되지 않았다.)
주요 원인: 경제적 타격과 '달라진 미래 전망'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경제적 손실과 미래에 대한 기대 변화를 꼽았다. 암 진단 후 환자들의 근로소득은 평균 4.8% 감소했으며, 국가적 지원을 포함한 전체 소득 역시 1.5% 줄어들었다.
덴마크는 의료 보장 제도가 잘 갖춰진 국가이기 때문에 '병원비 폭탄'으로 인한 파산 때문이라기보다는, 줄어든 합법적 소득을 메우기 위해 불법적인 활동에 손을 대거나, 혹은 줄어든 기대 수명으로 인해 '미래에 부과될 처벌의 무게'를 낮게 평가하게 되는 심리적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탄탄한 사회적 안전망이 부작용을 줄인다
이번 연구에서는 흥미로운 사회적 요인도 함께 발견되었다. 2007년 덴마크의 지자체 개편 당시, 지역별로 질병으로 인한 소득 손실 보조 수준에 차이가 발생했다. 분석 결과, 지자체의 지원이 부실해지거나 줄어든 지역일수록 암 진단 후 범죄율 증가 폭이 두 배 가까이 컸다.
이는 튼튼한 사회적 안전망과 재정적 지원 제도가 단순한 환자 구호를 넘어, 건강 위기로 인해 파생되는 사회적 부작용과 일탈을 방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참고 :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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