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깨우는 냉전의 유산… 그린란드 빙하 아래 ‘비밀 군사도시’ 실체 드러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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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냉전 시대에 미군은 그린란드 빙하 아래에 비밀 기지를 건설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이 "캠프 센추리"의 환경적으로 유해하고 방사능을 띤 잔해들이 다시 지표면으로 드러날 수 있다. Foto: © US Army |
냉전 시대 미국 1군이 그린란드 빙하 속에 건설했던 최고 비밀 기지 '캠프 센추리(Camp Century)'가 기후변화로 인해 세상 밖으로 드러날 위기에 처했다. 이곳에는 당시 버려진 수천 톤의 독성 폐기물과 디젤유, 그리고 방사능 물질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심각한 환경 재앙이 우려되고 있다.
최근 과학계 연구에 따르면, 과거 지구의 온난화 기록은 현재 진행 중인 기후위기가 이 얼어붙은 유령 도시를 어떻게 수십 년 안에 완전히 노출시킬 수 있는지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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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 그린란드 북서부에 위치한 캠프 센추리(Camp Century, 북위 77.1667°, 동경 -61.1333°; 파란색 원)와 본문에 언급된 기타 지점들. 주황색 기호는 본문에 언급된 지점들의 위치를 나타내며, 여기에는 brGDGT 및 잎 왁스(원), 깔따구 군집(마름모), 빙하 코어(사각형), 식물 거대 화석(삼각형) 관련 지점들이 포함된다. (출처:Holocene-like summer climate during Marine Isotope Stage 11 in northwestern Greenland / https://doi.org/10.5194/cp-22-1757-2026 © Author(s) 2026. This work is distributed under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4.0 License.) |
빙하 아래 숨겨진 냉전의 핵(核) 요새: '프로젝트 아이스웜'과 캠프 센추리
1960년대 초반, 미국 미군은 '프로젝트 아이스웜(Project Iceworm)'이라는 은밀한 작전 아래 그린란드 빙하 밑에 거대한 핵미사일 기지를 건설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북서쪽 해안에서 약 200킬로미터 떨어진 내륙 빙하 속에 건설된 캠프 센추리는 이 거대한 계획을 타진하기 위한 테스트용 기지였다.
1959년부터 1967년까지 운영된 이 '빙하 속의 도시'에는 한때 85명에서 200명에 달하는 미군 병력이 거주했으며, 기지 내부를 밝히고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소형 이동식 원자로까지 가동되었다. 하지만 1967년 기지가 공식 폐쇄될 당시, 미군은 터널과 건물 구조물뿐만 아니라 엄청난 양의 환경 유해 물질을 그대로 남겨두었다. 현장에 방치된 폐기물만 해도 수천 톤에 달하며, 20만 리터의 디젤 연료와 원자로 냉각수로 인해 오염된 방사능 폐기물까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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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66년 캠프 센추리에서: 미국 연구원들이 현장에서 채취한 시추 코어를 조사하고 있다. © David Atwood/ U.S. Army-ERDC-CRREL, AIP Emilio Segrè Visual Archives 제공 |
잊혀졌던 1.6km 심층 빙하 코어가 밝혀낸 40만 년 전의 진실
그동안 이 위험 물질들은 두꺼운 얼음 속에 영구히 매몰되어 있을 것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북서부 그린란드의 기온이 급상승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기지가 녹아내리며 오염 물질이 녹아든 물이 바다로 흘러들거나, 빙하 자체가 완전히 사라질 위험이 커진 것이다.
이 위험성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 뉴욕주립대 버팔로 캠퍼스의 존 아길라(John Aguilar) 연구팀은 1960년대 당시 기지 하부 1.6킬로미터 지점에서 채취되었던 3.44미터 길이의 침전물 빙하 코어(Bohrkern)를 분석했다.
이 코어는 수십 년간 미국과 덴마크를 거치며 방치되다 2018년 우연히 재발견된 역사적 사료다.연구팀이 코어 내부의 식물 잔해와 박테리아 지방산 흔적을 분석한 결과, 지금으로부터 약 41만 6,000년 전(간빙기) 그린란드 북서부 지역은 완전히 얼음이 없는 상태였음이 밝혀졌다. 당시의 여름 기온은 현재보다 약 4.7도가량 높았으며, 이는 인류가 온실가스 배출을 통제하지 못할 경우 이번 세기말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되는 기온과 정확히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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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것들은 1966년 캠프 센추리에서 시추된 퇴적물 코어 조각들입니다. 이 조각들은 이제 처음으로 자세하게 분석되었다. © Andrew Christ/University of Vermont |
"온도뿐만 아니라 '지속 시간'이 관건"… 다가오는 생태계 오염 재앙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단순한 과거의 기후 복원을 넘어, 현대 기후변화가 가져올 실질적인 위협을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간빙기 당시 그린란드의 빙상은 현재 예상보다 훨씬 북쪽인 96킬로미터 이상 후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인류세의 온난화는 과거 자연적 온난화 속도보다 훨씬 빠르고 강력하며, 배출된 온실가스의 영향이 수백에서 수천 년 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아길라 연구팀은 "현재의 급격한 기온 상승 추세가 이어진다면, 불과 수십 년 안에 캠프 센추리와 그 아래 묻힌 방사능·독성 폐기물이 수면 위로 완전히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냉전 시대의 비밀 군사 기지가 오늘날 기후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인류를 위협하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고 있는 셈이다.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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