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솅야오 탕(Shenyao Tang) 소장 / FAO(유엔식량농업기구) 한국협력연락사무소

문광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11-03 10: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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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모범사례와 기술을 FAO를 통해 국제사회에 전파하며, 한국의 이해 관계자들과 다양한 협력활동을 통해 한국의 주요파트너들과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이 목표"

인터뷰 : 

솅야오 탕(Shenyao Tang) 소장 / FAO(유엔식량농업기구) 한국협력연락사무소

“식량안보를 강화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며, 보다 지속가능한 식품시스템으로 전환을 위해 한국의 모범사례와 기술을 FAO를 통해 국제사회에 전파하며, 한국의 이해 관계자들과 다양한 협력활동을 통해 한국의 주요파트너들과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이 목표”

구름 한 점 없는 서울의 하늘. 고층 건물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을 바라보는 것도 좋고 그 햇살이 몸에 닿는 것도 기분 좋게 하던 지난 금요일, 서울 글로벌 센터에 자리한 FAO(유엔식량농업기구) 서울 연락사무소에서 솅야오 탕(Shengyao Tang) 한국협력연락사무소장을 만났다.  

▲ 솅야오 탕(Shengyao Tang) FAO 서울연락사무소장이 지속가능에 관한 밴다이어그램 도표를 설명하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기아 퇴치와 영양 및 식량안보 개선을 위한 국제적 노력을 주도하는 국제기구이다. 기구의 라틴어 모토인 fiat panis는 "빵이 있으라"로 번역된다. 1945년 10월 16일에 설립됐다. FAO는 195개 회원국(194개국 및 유럽연합 포함)으로 구성된다. 본사는 이탈리아 로마에 있다. FAO는 130개 이상의 국가에서 지역 및 현장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FAO의 Liaison Office는 전 세계 7개 국가에 설립돼 정부와 개발 기관이 농업, 임업, 어업, 토지 및 수자원을 개선하고 개발하기 위한 활동을 조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연구를 수행하고 프로젝트에 기술 지원을 제공하며 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농업 생산량, 생산 및 개발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현재 중국의 쿠 동유(Qu Dongyu)인 사무총장이 최고 행정 책임자를 맡고 있다. 재정, 프로그램, 농업, 어업과 같은 문제를 관장하는 다양한 위원회를 두고 있다. 다음은 가을볕이 환하게 들어오는 그의 집무실에서 탕 소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다.

FAO와 대한민국의 협력및 FAO 한국협력연락사무소의 설립배경과 역사에 대해

유엔식량농업기구(이하 FAO)는 1949년 대한민국이 FAO에 가입한 이래 굳건한 파트너십과 협력 관계를 오랜 시간 유지해오고 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G20 경제대국 중 하나이자 FAO 재원조달의 중요한 파트너로서, 농업, 농촌개발, 수산 및 산림 분야와 관련된 FAO의 정책과 전략적 목표 달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FAO는 유엔 산하 전문기관으로서 지속가능 목표 달성을 위해 한국의 모범사례와 노하우를 공유하고, 선진기술을 국제사회에 전파하고 있다. FAO 한국협력연락사무소는 식량안보를 강화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며, 보다 지속가능한 식품시스템으로 전환을 위한 FAO와 한국 그리고 지역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2019년 5월 13일 설립돼, 2021년 4월 8일 공식적으로 첫 업무를 시작했다. FAO 한국협력연락사무소는 FAO에 대한 인식을 제고(提高)하고, 한국의 모범사례와 기술을 FAO를 통해 국제사회에 전파하며, 한국의 이해 관계자들과 다양한 협력활동을 통해 한국의 주요파트너들과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Logo of the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FAO의 역할과 식량안보 문제 및 영양 문제에 대한 소장님의 의견은?


FAO는 유엔의 전문기관으로 1945년 10월 16일 설립됐다. FAO는 영양수준 향상과 농업의 생산성 증대, 그리고 농촌의 생활수준개선과 세계경제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존재하는 기관으로서, 전 세계 모두가 양질의 식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여 건강한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식량안보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2년 7월 FAO가 발행한 세계 식량안보 및 영양현황(the State of Food Security and Nutrition in the World 2022)에 따르면, 전 세계 8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기아를 경험하고 있으며, 이는 2020년보다 4천6백만 명,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 시작과 비교해 1억5천만 명이 증가한 수치이다. 2021년에는 23억 명의 사람이 적절한 수준의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했고, 코로나19 팬데믹동안 1억2천2백만 명의 사람들이 건강한 식단을 영위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다 적극적인 행동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2030년까지 전세계 인구의 8%가굶주림을 경험하고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식량, 사료, 비료, 연료 그리고 재정적위기(5F 위기)로 초래된 식량위기로 인해 FAO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FAO는 회원국들이 식량안보와 영양문제를해결할 수 있도록 5개의 주요분야에 걸쳐 지원하고 있다. 

▲ 솅야오 탕(Shengyao Tang) 소장과 그의 집무실에서 기념 사진

첫째, FAO는 회원국들이 시기적절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통계와 과학적 증거에 기반한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 출간물인 “The State of the World”를 통해 농업, 수산, 산림 및 농산물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전 세계 이슈와 위기에 대한 포괄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통계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FAO는 식량안보와 식품안전과 관련한 주요문제에 대해 회원국들이 사전에 준비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둘째, FAO는 회원국들의 올바른 정책을 수립하고 이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농식품지원 정책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식량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회원국들과 공유하여, 이러한 위기가 식량안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을 제안하기도 한다.

세째, FAO는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정책이 이행될 수 있도록 회원국들의 역량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130여 개의 FAO 국가사무소들을 통해, 국가 수준에서 식량안보를 확보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서는 100여 명의 FAO 직원들이 지역주민들이 더욱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전 세계식량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등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넷째, FAO는 농림해양수산분야에서 식량안보와 식품안전 확보를 위한 규범과 협약을 수립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국제식품규격이 그 예로, 전세계식품생산, 가공, 무역, 그리고 소비에 이르까지 식품의 안전과 품질, 공정성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규격을 통해 소비자들은 구매하는 식품의 안전과 품질에 대해 신뢰할 수 있으며, 수입업자들은 주문한 식품들이 국제식품규격을 기반으로 식품의 질을 판단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FAO는 회원국들이 새로운 이슈들에 대해 논의하고, 공동의 대응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2021년부터 청년과 여성들이 직접 참여해 농식품 분야의 주요 이슈들에 대해 논의하고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세계식량포럼(World Food Forum)을 매년 개최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FAO의 대응은 어떤 것이 있나요?


기후위기에 대한 FAO의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지원으로는, 기후-스마트농업이 있다. 이는 농업시스템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복합시스템이다. 기후-스마트 농업은 생산성과 소득을 지속가능한 형태로 증대하고, 기후변화에 적응하며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형태로 발전해왔다. 기후-스마트농업은 각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농업 방법이 장단기에 걸쳐 서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게 설계하고 이행하는 것이 그 핵심이다.

기후 위기에 있어 군소 도서국들은 더욱 취약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FAO는 군소 도서국들을 어떻게 지원하고 있는지?


군소 도서국들은 현재 기후변화, 지정학적 경제적고립, 불균형한 토지자원, 급작스러운 식이 패턴의 변화로 인한 영양 불균형과 비전염성 질병 등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FAO는 2021년부터 농업, 식량, 영양, 환경, 건강과 관련한 지속가능 발전 목표 달성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배양하고, 확대하고, 이행할 수 있도록, 군소도서국솔루션플랫폼(SIDS Solutions Platform)을 개발했다. FAO가 국제전기통신연합 및 피지 정부와 협력해 2021년 8월 처음으로 개최한 군소 도서국 솔루션포럼(SIDS Solution Forum)은 정책결정자, 민간분야, 개발파트너, 지역공동체를 포함한 여러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해 지속가능 발전을 가속화하기 위한 지역 방안들을 모색하는 장이다.

대한한국은 농림해양수산분야에서 FAO을 통해 어떻게 국제사회를 지원할 수 있을까요?


한국은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특별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사회를 다방면에서 지원할 수 있다. 한국과의 굳건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한 대한민국 정부의 재정, 기술, 인적자원에 대한 지원이 그 예이다. FAO를 통해 개발도상국 및 국제사회를 지원할 수 있는 잠재적 분야를 몇 가지 언급하자면 다음과 같다.
한국은 농업과 농촌 개발분야와 관련한 정책, 기술, 그리고 경험을 개발도상국과 공유할 수 있고, 디지털빌리지와 스마트팜 역시 한국이 개발도상국을 지원할 수 있는 분야이다. 농가가 농식품의 안전, 품질, 그리고 영양을 파악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술들을 보급하고 적용하는 사업을 지원함으로써 식량 안보문제에 대해서도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은 해양수산분야에서 지속가능한 수산양식과 자연자원의 관리에 대한 국제사회의 규범과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이행하는데 매우 적극적이다. 해양수산분야의 다양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국은 해양수산자원을 보전하고, 과학적으로 해양수산자원을 관리하는 등 지속가능한 해양수산개발을 통해 국제사회를 이끌고 있는 만큼, 관련 분야에 대해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은 빠른 경제개발에도 불구하고, 매우 성공적으로 산림을 복원한 경험과 역사를 가지고 있다. 산림복원 경험은 특히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응용할 수 있는 좋은 사례다.

지속가능한 농식품시스템으로의 전환에 어떻게 소비자들이 기여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농식품시스템전환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제고가 중요하다. 특히, 청소년과 청년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고민의 연장선 상에서, FAO 한국협력연락사무소는 언어문제로 농촌경험이 쉽지않은 외국인 고등학교 학생들을대상으로 농촌활동을 체험하여, 향후 이들이 농식품과 농촌에 대한 이해가 뛰어난 사회적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인식함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농촌체험 학습을 통해 청소년들의 농촌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행동을 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갈수록 위협적인 식량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는 모두 함께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환경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는 데 기여하는 책임있는 소비가 좋은 예이다.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지역생산 농식품을 구매하는 것은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농식품시스템 구축에 기여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생산, 가공, 운송, 무역, 그리고 판매에 이르는 공급망에 있는 먹거리 생산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모든 이해관계자 분들의 노력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기후변화와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전 세계농식품 생산의90%을 담당하고 있는 소규모 농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노력을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분들의 노력을 생각하며, 소비의 태도를 바꾸게되면 음식물 낭비를 줄이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음식물 낭비를 줄임으로써 온실가스 주범 중 하나인 음식물쓰레기의 양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이는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식량안보에도 대응할 수 있다.

솅야오 탕 소장은...
탕 소장은 2020년 7월에 FAO 한국협력연락사무소의 초대 소장으로 부임했다. 1984년 중국 농업부 국제협력담당자로서 업무를 시작해, 1998년 1월에 로마에 기반을 둔 유엔 산하 중국 대표부 F.A.O., W.F.P. 및 IFAD의 대체 대표로, 2012년 국제협력국 부국장으로 중국농업부를 떠난 후 다양한 보직을 맡아 국제 협력분야를 중심으로 근무해 왔다. 2019년 2월부터 한국협력연락사무소에 부임하기 전에는 FAO본부의 남남협력국 국장으로 업무를 수행했으며, 지난 35년간 농업분야의 국제협력, 제로헝거(Zero Hunger 굶주림없는 세상을 의미), 빈곤 해결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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