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인식불능증(Prosopagnosia)
친형제조차 알아보지 못할 때
안면실인증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어머니, 형제, 심지어 자녀의 얼굴조차 낯설게 느껴진다. 그들은 가장 가까운 친척의 얼굴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안면 인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모습을 기억하는 것조차 거의 불가능하다.
거울에 비친 모습조차 낯설게 느껴진다.
저명한 신경과 전문의이자 작가인 올리버 색스(Oliver Sacks)도 평생 안면 실명으로 고통받았다. "어렸을 때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지만, 새 학교에 진학한 십 대 시절에는 종종 당혹감을 느꼈다. 반 친구들을 자주 알아보지 못하자 놀라기도 하고, 때로는 상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제게 지각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전혀 깨닫지 못했다"고 색스는 뉴요커에 기고한 글에서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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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굴실인증을 앓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알아보기 위해 주로 옷차림, 자세, 목소리 및 기타 특징에 의존한다. |
"기억 장치"로서의 헤어스타일, 옷차림, 목소리
일상생활에서 안면인식장애를 지닌 사람들은 종종 다른 식별 특징에 의존한다. 그들은 목소리, 체격, 걸음걸이, 그리고 얼굴과 관련 없는 다른 특징으로 사람들을 기억한다. 헤어스타일이나 옷차림 또한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 헤어스타일이나 머리 색깔을 바꾸거나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만났을 때는 어려워진다"고 사빈 홀리츠키(Sabine Holicki)는 말했다. 커뮤니케이션 학자인 그는 오빠처럼 안면실인증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형제자매가 낯선 환경이나 옷차림으로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홀리츠키는 뮌스터 대학 병원의 한 기사에서 "출장 중 프랑크푸르트 공항 에스컬레이터에서 우연히 마주쳤을 때, '아하!' 하는 순간을 맞이하는 데 두 사람 모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정장을 입은 동생을 전혀 알아보지 못했거든요"라고 회상했다.
초인식자의 대응자
홀리츠키는 오랫동안 다른 많은 환자처럼 자신이 안면실인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그 순간까지 저는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에서 제가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뇌의 영상 처리"라는 제목의 박사 학위 논문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이 현상에 대한 정보를 접하게 되었다.
선천성 안면실인증은 1976년 초에 발견되었지만, 진단은 간단하지 않다. 지금까지 안면실인증은 거의 전적으로 케임브리지 안면 기억 검사(CFMT:Cambridge Face Memory Test)와 같은 표준화된 안면 인식 검사를 통해서만 진단할 수 있었다. 이제 안면실인증은 대부분 유전되며, 초인식자의 경우처럼 가족 내에서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인식자와 마찬가지로 안면실인증을 가진 사람의 비율은 전체 인구의 약 2%다.
안면실인증은 따라서 인간 안면 인식의 스펙트럼에서 정반대되는 양상을 보인다. 초인식자에게서 매우 잘 발달된 능력이 안면실인증을 가진 사람들에게서는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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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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