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 풍력 발전 타워, 풍력 에너지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문광주 기자 / 기사승인 : 2026-10-03 10:4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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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력 에너지 기업 GICON이 9월 28일 세계 최초 365m 높이 고고도 풍력 타워 건설 완료
- 허브 높이(Turbine Hub Height) 기준 300m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풍력 발전 설비
- 공식 상업 운전은 11월로 예정. 이 고고도 풍력 타워는 약 7,500가구에 전력 공급
- 고고도 풍력 발전기 1대를 제조·건설하는 비용은 일반 풍력 발전기(약 100만 유로)보다 10배 이상 비싼 약

고고도 풍력 발전 타워, 풍력 에너지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높은 하늘로: 

독일 남부 브란덴부르크주 쉬프카우(Schipkau)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풍력 발전 설비가 완공되었다. 이 고고도 풍력 타워의 높이는 무려 365미터에 달한다. 이러한 설비는 고고도에서 불어오는 더 강하고 일정한 바람을 활용해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또한, 기존 풍력 발전 단지 내에 '2층' 개념으로 추가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계획은 얼마나 현실성이 있을까? 그리고 이 기술의 경제성은 과연 얼마나 높을까? 

▲ 스히프카우에 완공된 풍력 터빈 타워. · 사진: © GICON

풍력 에너지는 에너지 전환의 핵심 축으로 꼽히지만, 적합한 육상 풍력 발전 부지를 찾기는 쉽지 않다. 모든 지역에서 바람이 충분히 강하고 일정하게 불어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지표면에 가까운 대기층에서는 언덕, 숲, 건물 같은 장애물이 바람의 흐름을 방해하고 와류(터뷸런스)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방해 효과를 줄이기 위해 풍력 발전기는 평지나 산등성이에 주로 건설되며, 현대의 풍력 터빈 높이는 최대 100미터에 이른다.

하지만 이보다 더 높이 올라가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라우지츠 지역의 쉬프카우에서는 풍력 에너지 기업 GICON이 2026년 9월 28일 세계 최초로 365m 높이의 고고도 풍력 타워 건설을 완료했다. GICON 측은 "허브 높이(Turbine Hub Height) 기준 300m에 달하는 이 설비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풍력 발전 설비이자, 독일 전체에서 두 번째로 높은 구조물"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2019년 설립된 독일 연방 혁신청(SPRIND)의 위탁을 받아 진행되었다.
▲ 건설 중인 스히프카우 풍력 터빈 타워. — © GICON

신기록을 세운 타워의 구조는?


일반 풍력 발전기에 쓰이는 기존 소재와 기술로는 300m 높이의 풍력 설비를 지을 수 없다. 무게가 너무 무거워지고 구조적으로 불안정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존 크레인으로는 그렇게 높은 위치까지 터빈과 로터를 끌어올려 설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에 엔지니어들은 '텔레스코픽(Telescopic) 타워'라는 특수 공법을 고안해냈다. GICON은 "이 구조는 기존 타워 및 크레인 기술의 한계를 극복했다"고 강조한다.

구체적으로, 새로운 고고도 풍력 타워는 고압 전주와 유사한 강철 트러스(Steel Lattice)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상단의 얇은 타워 부분이 초기에는 하단 타워 내부에 축소되어 들어가 있는 형태다. 덕분에 허브 높이가 약 150m일 때 일반 크레인을 사용해 터빈과 로터를 안전하게 조립할 수 있다. 조립이 모두 끝나면 특수 스트랜드 잭(Strand Jack) 리프팅 시스템을 활용해 내부 타워를 최종 높이까지 끌어올린다.

이 새로운 텔레스코픽 공법은 정밀한 기술 프로세스와 세심한 작업 조율을 필요로 했다. GICON 설립자인 요헨 그로스만(Jochen Großmann)은 "오랫동안 도전적인 아이디어였고, 이후 난이도 높은 건설 프로젝트였던 도전이 마침내 세계 유일의 설비로 쉬프카우에 서게 되었다"고 전했다. 타워의 마무리 작업은 며칠 더 진행될 예정이며, 공식 상업 운전은 11월로 예정되어 있다. 이 고고도 풍력 타워는 약 7,5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고고도 풍력 발전이 가져오는 추가 가치는?


쉬프카우에 설치된 타워와 같은 고고도 풍력 발전기는 기상 관측상 풍력 발전에 최적화된 대기층에 로터를 위치시킨다. 이 높이에서는 바람이 장애물 없이 불어오기 때문에 바람의 세기가 강하고 흐름도 매우 일정하다. 따라서 고고도 풍력 발전기는 동일한 로터 지름을 가진 기존 100m급 풍력 발전기에 비해 약 2배에 달하는 에너지 발전량을 얻을 수 있다.

카를스루에 공과대학교(KIT)의 기후학자 슈테판 에메이스(Stefan Emeis)는 "쉬프카우에서 진행된 1년간의 타워 기상 관측 데이터에 따르면, 300m 고도의 평균 풍속은 150m 고도보다 약 28%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에 따라 9.5메가와트(MW)급 설비 기준으로 예상 발전량이 기존 22.4기가와트시(GWh)에서 36.6GWh로 약 63%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실증 프로젝트로 건설된 이번 쉬프카우 타워의 발전 용량은 3.8MW 수준이다. 하지만 GICON에 따르면 동일한 용량의 100m급 타워에 비해 약 40% 높은 전력 생산량을 기록할 수 있다. 또 다른 장점은 바람 조건이 안정적이어서 설비 가동률이 향상된다는 점이다. 바람이 너무 약하거나 반대로 너무 강해서 풍력 터빈의 가동을 멈춰야 하는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어디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


쉬프카우의 실증 설비 완공에 이어 GICON은 고고도 풍력 타워의 양산 체제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독일 내에서 이러한 고고도 풍력 설비의 잠재력이 매우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이유는 기존 풍력 단지 내부, 즉 이미 서 있는 풍력 터빈들 사이에 고고도 풍력 타워를 설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부지를 추가로 확보할 필요가 없어 공간 효율성을 대폭 높여준다.

율리히 연구소(Forschungszentrum Jülich)의 에너지 전문가 크리스토프 윙클러(Christoph Winkler)는 "고고도 풍력 발전기의 로터 회전면 전체가 기존 풍력 발전기의 로터 날개 끝보다 위쪽에 위치한다. 따라서 서로의 난기류(Wirbelschleppe) 영향을 받지 않는다"라며, "기존 풍력 단지 에 고고도 풍력 타워를 추가 배치함으로써 단위 면적당 설치 용량을 2배로 늘릴 수 있다. 말하자면 '풍력 단지 위에 또 하나의 풍력 단지를 2층으로 얹는 격'"이라고 설명했다. GICON은 독일 내 기존 풍력 단지에 '2층 타워' 개념으로 최대 4천 대의 고고도 풍력 타워를 추가 설치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다만 에메이스 박사는 "GICON이 제안한 이 방식은 소규모 풍력 단지에 적합한 구상이다. 10×10대 이상의 대규모 일반 풍력 단지에 동일한 수의 고고도 풍력 타워를 빽빽하게 섞어 세울 경우, 상부 풍력 발전기가 만드는 후류(Wake Effect) 때문에 하부 풍력 발전기의 발전량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상부 로터에서 발생하는 난기류가 하부 발전기의 바람 흐름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고고도 풍력 설비는 지표면 근처의 바람 조건이 불리해 풍력 발전이 불가능했던 지역에도 세워질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비용은 얼마나 들며, 과연 경제성이 있을까?


GICON에 따르면 양산 단계에 도달하더라도 고고도 풍력 발전기 1대를 제조·건설하는 비용은 일반 풍력 발전기(약 100만 유로)보다 10배 이상 비싼 약 1,080만 유로(한화 약 15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발전량을 감안하더라도 초기 투자비용 측면에서는 기존 풍력 터빈보다 부담이 큰 편이다.


그러나 에메이스 박사는 "고고도 풍력 타워의 전력 생산이 훨씬 일정하다는 점은 계통 운영자(전력망)에게 커다란 장점이다. 전력 공급량의 변동성이 크게 줄어들어 전력망 조율 부담이 감소하고 전력 수급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윙클러 연구원 역시 또 다른 긍정적 요인을 제시했다. 신기술은 경험이 축적되고 기술이 최적화됨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서 비용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그는 "대량 생산과 표준화를 통한 단가 절감 효과 외에도, 보다 높은 용량의 터빈을 탑재하는 것만으로 키로와트(kW)당 타워 건설 비용을 최대 3분의 1까지 낮출 수 있다"며 해상 풍력 발전 역시 초기와 비교해 비슷한 비용 감소 과정을 거쳤음을 언급했다.

GICON 측은 고고도 풍력 발전기가 결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며, 독일의 에너지 전환을 견인할 열쇠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GICON은 "바람, 태양광, 저장 장치(ESS)와 결합하여 고고도 풍력 타워는 고성능 하이브리드 발전소의 핵심 부품이 될 수 있다. 연중 지속적으로 재생 에너지를 생산하여 지자체, 산업계, 지역 사회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음과 경관 문제는 없을까?


물론 극복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이미 많은 지역 주민들이 마을 주변에 새로운 풍력 단지가 들어서는 것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자연 경관을 해치고 터빈 소음으로 인한 생활 불편을 호소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실증 설비 운용을 통해 300m 높이에서 발생하는 터빈 및 로터 소음이 지상까지 얼마나 전달되는지도 면밀히 측정할 예정이다. 슈투트가르트 대학교의 풍력 에너지 연구원 포원 첸(Po Wen Cheng)은 "기온과 바람의 구배(Gradient)에 따라 음파가 지상 쪽으로 꺾이거나 지상 반대 방향으로 굴절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독일에서는 풍력 발전기와 주거지, 건물, 산림 사이의 최소 이격 거리에 대한 엄격한 법적 규정이 존재하며, 이 규정에는 설비의 높이와 소음 기준도 반영된다. 윙클러 연구원은 "이는 높이가 거의 2배에 달하는 고고도 풍력 타워의 경우 법적 이격 거리 역시 최대 2배까지 늘어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이로 인해 건설 가능한 부지 면적이 다소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는 역으로 "미래에 그 누구도 자신의 집 바로 옆에 이러한 거대한 고고도 풍력 타워가 들어설까 봐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출처: GICON, Science Media Center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helloscienceplu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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