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가장 오래된 생명 분자 흔적 찾아

문광주 기자 / 기사승인 : 2025-11-18 16:3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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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를 활용해 이전 생체 분자의 아주 작은 조각까지도 식별하는 방법을 발견
- 아이디어는 살아있는 유기체가 주변 환경보다 훨씬 많은 양의 생체 분자를 보유하고 있다
- 비생물학적 샘플과 생물학적 샘플을 구분할 때 AI가 최대 98%의 정확도를 보였다
- AI 지원 분석에서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광합성 분자 증거도 발견
- AI 기반 기술은 화성 샘플과 같은 외계 샘플에도 사용될 수 있다.

AI, 가장 오래된 생명 분자 흔적 찾아
33억 년 된 생체 분자와 가장 오래된 광합성 증거 발견


생명의 시작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다:
AI 기반 분석을 통해 광합성과 초기 생명의 가장 오래된 분자적 증거가 발견되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세포는 25억 2천만 년 전, 즉 이전에 발견된 것보다 8억 년 빠른 시기에 암석에 광합성의 화학적 흔적을 남겼다. 이번 실험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생명 분자 흔적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33억 년 된 암석에서 발견되었다. 따라서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분자 흔적보다 거의 두 배나 오래됐다. 

▲ 이 실 같은 미화석들이 진짜 생명체의 흔적일까요? AI 기반 방법을 통해 이러한 구조에 생체 분자의 잔해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 Katie Maloney

최초의 세포는 언제 출현했을까? 그리고 자연은 언제 광합성을 발명했을까? 이러한 질문들은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유전자 분석과 마이크로화석은 지구상 생명체가 40억 년 전에 진화했음을 시사하지만, 이러한 화석화된 생명 흔적은 극히 드물며 그 생물학적 기원에 대해서는 종종 논쟁의 여지가 있다. 더욱이, 이러한 초기 세포의 유물은 지구 역사의 흐름 속에서 너무나 극적으로 변화해 어떤 생물이 원래 이 유물들을 남겼는지 알아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졌다.

반면에 생화학적 화석은 초기 세포가 생성한 분자라는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단백질, 핵산, 지방과 같은 이러한 고대 세포막 구성 요소는 이러한 생물들이 어떻게, 어디에서 살았고 어떻게 영양을 공급받았는지 보여줄 수 있다.

생물학적 기원인가 아닌가?

하지만 문제는 생체 분자 역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분해되어 생체 분자 자체를 식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워싱턴 D.C.에 있는 카네기 과학연구소의 마이클 웡(Michael Wong)과 그의 동료들은 "지질(Lipide)이나 포르피린(Porphyrine)과 같은 복잡한 생체 분자에 대한 명확한 증거는 약 16억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명확한 생물학적 기원을 가진 유기 분자에 대한 증거는 20억 년 이상 거슬러 올라가지 않으며, 생명의 시작을 밝히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 웡과 그의 팀은 이전 생체 분자의 아주 작은 조각까지도 식별하는 방법을 발견했다. "특정 분자를 찾는 대신, 화학적 패턴을 찾았다"고 카네기 연구소의 선임 저자인 로버트 헤이즌(Robert Hazen)은 설명했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살아있는 유기체가 주변 환경보다 훨씬 많은 양의 생체 분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분자와 그 분해 산물이 과다하면 생물학적 기원을 밝힐 수 있다. 하지만 분자의 존재비에서 이러한 미묘한 차이를 감지하려면 방대한 데이터와 그에 상응하는 효율적인 분석 방법이 필요하다.
▲ 이 샘플 튜브에는 인도에서 채취한 35억 년 된 암석 샘플이 담겨 있다. 혹시 생물 분자의 유물이 포함되어 있을까? © Michael Wong

AI를 위한 분자 퍼즐

바로 여기에서 인공지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웡과 그의 팀은 다양한 생물 및 비생물 물질의 화학 분석 결과를 인식하도록 AI 모델을 훈련시켰다. AI 시스템은 훈련 및 테스트를 위해 열분해 가스 크로마토그래피-질량 분석법을 사용하여 분자 구성 요소로 분해된 406개 샘플의 분석 결과를 받았다. 이 샘플들은 현생 및 화석 동식물뿐만 아니라 기원이 불분명한 운석과 퇴적물에서도 추출되었다.

"이렇게 상상해 보자. 컴퓨터에 수천 개의 퍼즐 조각을 보여준다"고 헤이젠은 설명한다. "그런 다음 AI에게 퍼즐 조각이 꽃인지 운석인지 묻는다." AI 시스템은 "랜덤 포레스트"라는 분석 방법을 사용하여 숨겨진 패턴을 파악하고 이 질문에 답한다.

최대 98%의 정확한 분류

결과:
학습 후 인공지능은 놀라울 정도로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연구진은 비생물학적 샘플과 생물학적 샘플을 구분할 때 AI가 최대 98%의 정확도를 보였다고 보고했다. 화석 샘플의 경우, 이 수치는 약 93%였다. AI 모델은 항상 일정 수준의 확률을 나타냈으며, 이 값이 60% 이상일 때만 "예"로 간주했다.

헤이젠은 "이번 연구 결과는 초기 생명체가 화석뿐만 아니라 ‘화학적 메아리’도 남긴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하며, "머신러닝을 사용하여 이제 처음으로 이러한 메아리를 신뢰성 있게 해석할 수 있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AI 시스템이 이전에 분류되지 않았던 일부 샘플의 화학적 프로필을 수신했을 때 이러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여기에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바버튼 그린스톤 벨트에서 발견된 33억 3천만 년 된 유기물과 캐나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호주에서 발견된 23억~26억 6천만 년 된 샘플이 포함된다.
▲ 25억 년 된 이 암석의 어두운 줄무늬는 초기 생물에서 유래했으며, 그들의 광합성을 증명한다. © Andrew D. Czaja

25억 2천만 년 된 광합성 유물

연구진을 놀라게 한 것은 이 고대 샘플에서 두 가지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AI 지원 분석에 따르면, 바버튼 그린스톤 벨트에서 발견된 33억 3천만 년 된 요제프스달 처트(Josefsdal Chert)암석의 분자 잔해는 생물학적 기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 암석들은 살아있는 유기체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있다. 만약 이것이 확인된다면, 이 암석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생물 분자 유물이 될 것이다. 이 암석들은 이전에 발견된 가장 오래된 분자 생명체 증거보다 두 배나 오래되었다.

또한 흥미로운 점은 AI 지원 분석에서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광합성 분자 증거도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여러 고대 샘플에서 광합성 활성 세포의 분자 잔해가 검출되었는데, 여기에는 남아프리카 가모한(Gamohaan) 층에서 발견된 25억 2천만 년 된 샘플과 캐나다 고간다 (Gowganda)층에서 발견된 23억 년 된 샘플이 포함된다. 이러한 흔적은 가장 오래된 광합성 생물 화석보다 약 8억 년 더 오래되었다.

이 결과는 최초의 남세균과 다른 세포들이 이 무렵 이미 햇빛을 이용하여 에너지를 생성하고 있었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 웡은 "광합성이 언제 시작되었는지 이해하는 것은 지구 대기가 어떻게 산소가 풍부해졌는지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는 인간을 포함한 복잡한 생명체의 발달을 가능하게 한 중요한 이정표다"고 말했다.

외계 샘플도 활용 가능

헤이젠은 "이 연구는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생물학적 특징을 해독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고해상도 화학 분석과 머신러닝을 결합함으로써 이제 수십억 년 전 초기 생명체가 남긴 분자 흔적을 판독할 수 있다.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암석에는 들려줄 이야기가 있으며, 우리는 이제 막 그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헤이젠의 동료인 아니루드 프라부(Anirudh Prabhu)에 따르면, 이 새로운 방법은 고생물학 연구의 또 다른 중요한 도구다. "우리 접근법의 흥미로운 점은 알아볼 수 있는 화석이나 온전한 생체 분자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AI를 사용하면 겉보기에 혼란스럽고 분해된 화학 샘플도 판독할 수 있다"고 연구원은 말했다. AI 기반 기술은 화성 샘플과 같은 외계 샘플에도 사용될 수 있다.

참고: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5; doi: 10.17605/OSF.IO/G93CS)
출처:Carnegie Institution for Science, PNAS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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