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 군대의 사망원인은 무엇일까?
DNA 분석 결과, 1812년 러시아 원정에서 전사한 병사들에게서 병원균 발견
놀라운 발견:
1812년 나폴레옹의 실패로 끝난 러시아 원정에 참전했던 병사들은 이전에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이유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 DNA 분석 결과, 전사한 병사들에게서 예상치 못한 두 가지 병원균이 발견되었다. 나폴레옹 군대는 발진티푸스와 참호열* 대신, 주로 발진티푸스와 재귀열에 시달렸을 가능성이 있다. 연구자들은 "Science Advances"에 이러한 질병과 굶주림, 추위가 "대(大)육군(Grande Armée)"을 전멸시켰다고 보고했다.
*참호열은 이(lice)가 옮기는 열성 전염병으로, 5일 간격으로 고열이 반복되고 오한, 신경통 등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 이 병은 주로 제1·2차 세계대전 당시 참호(군용 구덩이)에서 집단생활을 하던 병사들에게 많이 발생했던 데서 유래한 명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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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12년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 실패 후 후퇴 과정에서 수십만 명의 병사들이 굶주림, 추위, 질병으로 사망했다. 이제 이러한 질병들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새로운 증거가 등장했다. © historica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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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구 개요도 (출처:Paratyphoid fever and relapsing fever in 1812 Napoleon's devastated army / October 24, 2025 / Current Biology) |
발진티푸스와 참호열이 원인일까?
많은 병사에게 가장 흔한 질병이자 사망 원인으로 추정되는 것은 리케차 프로바제키(Rickettsia prowazekii)라는 세균에 의한 발진티푸스와 바르토넬라 퀸타나(Bartonella quintana)라는 병원균에 의한 참호열이다. 연구진은 "나폴레옹 군대 전사자에서 몸이(body lice)가 발견된 것은 이러한 가설을 뒷받침하는데, 이 몸이가 병원균의 주요 매개체로 여겨지기 때문이다"고 보고했다.
또한, 2006년 연구에서는 일부 병사들에게서 이 두 병원균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이는 미생물 DNA 흔적을 발견했다. 그러나 바르비에리와 그의 팀은 "이러한 분석은 당시 기술 한계로 인해 두 개의 짧은 DNA 단편에만 기반을 두었다"며 "결과적으로, 나폴레옹 군대에 이러한 병원균의 존재를 확실하게 입증하기에 해상도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DNA 분석, 예상치 못한 결과 도출
그렇다면 러시아에서 후퇴하는 동안 나폴레옹의 "대육군"을 휩쓴 질병은 무엇이었을까? 이를 알아내기 위해 바르비에리와 그의 동료들은 1812년 말 리투아니아 빌니우스에서 전사해 매장된 나폴레옹 병사 13명의 유해를 조사했다. 그들은 2006년에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던 최첨단 DNA 시퀀싱 방법을 사용했다. 그리고 그 결과 얻은 염기서열을 알려진 185가지 병원균의 DNA와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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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구의 역사적, 지리적, 고고학적 맥락 (A) 아돌프 노던(Adolph Northen)이 1851년에 그린 "나폴레옹의 모스크바 퇴각"이라는 그림. 나폴레옹 군대의 퇴각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B) 본 연구에서 표본이 채취된 리투아니아 빌니우스에 있는 고고학 유적지의 위치와 연대를 보여주는 유럽 지도. (C) 나폴레옹 병사들의 유해가 있는 참호 발굴 중 촬영한 현장 사진. 위 사진은 집단 무덤에서 발견된 제국식 군복 단추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래 사진은 집단 무덤의 전경을 보여준다(사진 제공: credit photo, Michel Signoli). (출처:Paratyphoid fever and relapsing fever in 1812 Napoleon's devastated army / October 24, 2025 / Current Biology) |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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