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파 발견 10년 (1) "최초의 신호, LIGO가 아인슈타인의 장방정식 확인"

문광주 기자 / 기사승인 : 2025-09-12 19:2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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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여름,미국에 있는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LIGO)의 두 검출기 막 완성
- 그해 9월, 두 대의 LIGO 검출기가 참여 네트워크를 통해 유럽까지 전송되는 신호를 포착
- 이 신호는 지구에서 약 13억 광년 떨어진 두 개의 블랙홀에서 발생
- 이 신호가 아인슈타인이 그러한 사건에서 중력파에 대해 예측했던 것과 거의 정확히 일치
- "우주의 99% 이상은 빛이나 전자기파를 방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중력파 10년
최초의 발견, 그 결과,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


2015년 9월 14일, 10년 전, 최초로 중력파가 발견되었다. 시공간의 이러한 충격은 아인슈타인의 예측을 확증했고 천문학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블랙홀 충돌과 같은 보이지 않는 우주적 사건들이 이제 "청각적"으로 다가왔다. 그 이후 이 파동은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줬을까? 그리고 앞으로의 일은 무엇일까? 

▲ 두 개의 블랙홀이 합쳐지면 중력파의 형태로 에너지를 방출했다. 이것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가? © Maggie Chiang / Simons Foundation

온 우주는 웅웅거리는 소리, 즉 우리가 감지할 수 없는 시공간 속의 보이지 않는 진동으로 가득 차 있다. 이 진동은 거대한 천체들이 상호작용하고 운동량을 변화시킬 때 발생한다. 따라서 중력파는 우주에서 이전에는 감춰져 있던 과정들을 탐구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2015년, 최초로 중력파가 발견되면서 천문학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그 이후로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최초의 신호: LIGO가 아인슈타인의 예측을 어떻게 확인했는가

이 결정적인 돌파구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찾아왔다. 2015년 여름, 미국에 있는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LIGO)의 두 검출기가 막 완성된 상태였다. 약 3천km 떨어진 두 LIGO 검출기는 아직 시험 가동 중이었다.

이 새로운 관측소의 목표는 우주에서 거대 물체의 움직임, 예를 들어 접근하고 병합하는 두 개의 블랙홀로 인해 발생하는 시공간의 짧고 약한 진동을 포착하는 것이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이미 일반 상대성 이론의 일환으로 이러한 가속된 질량이 시공간의 진동을 유발할 수 있다고 가정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증명은 아직 진행 중이다.
▲ 루이지애나주 리빙스턴에 있는 LIGO 검출기 전경. 2015년 중력파를 최초로 감지한 두 개의 관측소 중 하나다. © Caltech/MIT / LIGO Lab

야간 진동

그러던 중, 2015년 9월, 두 대의 LIGO 검출기가 참여 연구소 네트워크를 통해 유럽까지 전송되는 신호를 포착했다. "신호는 2015년 9월 14일 늦은 아침, 중부 유럽 시각으로 도착했다. 미국은 밤이었고, 그곳 동료들은 잠들어 있었다." 하노버에 있는 막스 플랑크 중력파 연구소의 브루스 앨런(Bruce Allen)은 이렇게 전했다. "이는 검출기가 신호를 보낸 지 몇 분 만에 우리 동료 두 명이 화면에서 신호를 가장 먼저 목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LIGO 검출기가 포착한 신호는 0.5초밖에 지속되지 않았지만, 그 형태는 분명했다. 짧게 증가하는 파동의 연속은 이론에서 두 개의 블랙홀이 합쳐지면서 발생하는 중력파에 대해 예측한 것과 정확히 일치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이러한 짧은 진동의 주파수와 진폭은 점차 증가하다가 정점을 찍은 후 갑자기 멈춘다.

믿을 수 없는 반응

"처음에는 믿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신호가 너무 강하고 완벽해 보여서 처음에는 진짜인지 의심스러웠다"고 앨런은 전했다. "처음에는 훨씬 약해서 분석 프로그램으로만 감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사건의 시공간 진동은 엄청난 거리에 걸쳐 전파되고 지구에 도달했을 때 매우 약해지기 때문이다. 2015년에 감지된 사건에서 중력파는 LIGO 검출기의 4km 길이 측정 경로를 양성자 지름의 1,000분의 1 정도로 압축하고 확장했다.
▲ 2015년 9월 14일 발생한 중력파 사건의 신호. © Caltech/LIGO Lab

미국 동료들도 처음에는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산타바바라 캠퍼스 카블리 연구소의 라이너 바이스(Rainer Weiss)는 "신호가 너무 아름다워서 많은 사람이 의도적으로 데이터에 삽입된 것이 아닐까 걱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인공 신호는 LIGO 검출기와 분석 알고리즘을 테스트하기 위한 시험 운영에 사용되었다. 앨런은 "하지만 결국 명확해졌다. 신호는 우주에서 온 것이었다. 우리는 먼 은하계에서 두 개의 블랙홀이 충돌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첫 번째 감지

이것은 완전히 놀라운 일이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그러한 시공간적 붕괴를 가정한 지 거의 정확히 100년 만에, 물리학자들이 처음으로 중력파를 감지한 것이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이 신호는 지구에서 약 13억 광년 떨어진 두 개의 블랙홀에서 발생했다. 각각 태양 질량의 약 30배에 달하는 질량을 가진 두 천체는 빛의 절반 속도로 서로를 공전하며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두 블랙홀이 합쳐졌다.

나선 접근과 병합 과정에서 블랙홀은 에너지를 잃고, 그중 일부는 중력파의 형태로 방출됐다. 이 에너지의 크기와 파동의 특성은 아인슈타인의 장 방정식을 사용하여 계산할 수 있다.

LIGO 소장 데이비드 라이츠(David Reitze)는 2016년 2월 이 발견을 발표하며 "놀라운 것은 이 신호가 아인슈타인이 그러한 사건에서 중력파에 대해 예측했던 것과 거의 정확히 일치했다는 점이다"고 강조했다. 

▲ 이 신호는 두 개의 블랙홀이 합쳐지면서 중력파 형태의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발생했다. © Caltech/LIGO Lab

그 중요성

중력파의 검출은 또 다른 이유로도 중요했다. 블랙홀이 병합할 수 있다는 최초의 증거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것 역시 이전에는 모델과 시뮬레이션을 사용하여 이론적으로만 예측할 수 있었다. 중력파 덕분에 천문학자들은 두 블랙홀의 충돌 과정을 최초로 직접 관측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는 완전히 새로운 현상이다.

중력파는 또한 모든 근본적인 힘 중 여전히 가장 신비로운 중력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밝혀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중력파를 관측하면 아인슈타인의 중력 법칙이 극한 조건에서도 여전히 유효한지 시험할 수 있다. 막스 플랑크 중력파 연구소의 알레산드라 부오나노는 "이 발견은 너무나 광범위해서 중력, 기초 물리학, 그리고 천체물리학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 미치는 모든 영향을 정확하게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우주를 위한 새로운 "귀"


10년 전 중력파가 최초로 감지되면서 천문학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이러한 시공간 진동 덕분에 이제 천문학자들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우주적 사건과 그 사건이 시공간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탐구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전에는 복사를 방출하여 망원경으로 볼 수 있는 현상만 관측할 수 있었으며, 블랙홀의 궤도를 돌거나 블랙홀이 합쳐지는 현상은 관측할 수 없었다.

막스 플랑크 중력파 연구소의 카르스텐 단츠만(Karsten Danzmann)은 "우리는 갑자기 우주의 어두운 면을 연구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를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우주의 99% 이상은 빛이나 전자기파를 방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이 부분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중력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뿐이다.“

중력파는 이제 이러한 현상을 말 그대로 들을 수 있게 한다. 진동의 주파수는 우리가 들을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다. 감지 신호를 소리로 변환하면 특징적인 소음이 발생한다. 이는 짧고 높아지는 윙윙거리는 소리나 짹짹거리는 소리와 비슷하다. 라이츠는 "지금까지 우리는 우주의 이러한 소리에 귀가 멀었지만, 이제는 들을 수 있다"며 "우주가 처음으로 우리에게 중력파의 형태로 말을 건넨 것이다"고 말했다. (계속)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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