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 비밀 (2) "미각을 담당하는 뇌"

문광주 기자 / 기사승인 : 2025-12-15 20:4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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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가울수록 더 쓴맛이, 따뜻할수록 더 신맛이 강해진다.
- 음식의 온도와 질감 또한 향 인지에 영향을 미친다
- 음식의 매운맛은 제3의 감각 시스템, 즉 화학적 자극에 의해 발생
- 후각과 미각 세포에서 오는 신호와 결합된 것이 통증 자극이며, 이것이 바로 향의 일부

미각을 담당하는 뇌
미각은 여러 기관의 협력으로 이루어진다.


다섯 가지 기본 맛만으로는 미식가가 고급 요리의 미묘한 맛의 차이를 음미하고, 와인 감정가가 같은 와인이라도 빈티지나 포도밭 지역에 따른 미묘한 차이까지 구별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결국 미각은 단순히 쓴맛, 신맛, 짠맛, ​​단맛, 감칠맛 그 이상이기 때문이다.

코의 역할

누구나 혀뿐만 아니라 코도 미각에 관여한다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코를 막고 딸기를 먹으면 단맛은 분명히 느껴지지만, 딸기 특유의 향은 느껴지지 않는다. 코를 다시 열었을 때 비로소 딸기 향을 느낄 수 있다. 왜 그럴까? 모넬 화학감각센터의 레슬리 스타인(Leslie Stein)은 "대부분 음식과 음료의 특징적인 향은 맛보다는 냄새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한다. 

▲ 코가 막혔거나 콧물이 날 때는 딸기의 맛이 그저 달콤하게만 느껴지고, 딸기 특유의 향은 느껴지지 않는다. pixabay

목구멍과 코 사이의 연결 덕분에 입안에 있는 음식의 향기로운 화합물이 코 점막에 도달하고, 따라서 후각 세포에 전달된다. 미뢰와는 달리, 후각 세포는 수천 가지의 미묘한 향을 감지할 수 있다. "이러한 후각 정보와 다섯 가지 기본 맛이 결합되어야만 음식 특유의 향이 만들어진다"고 스테인은 말했다. 예를 들어, 전형적인 박하 맛은 코로 감지되는 박하 향, 약간 쓴맛, 그리고 입안에서 느껴지는 시원한 느낌으로 구성된다.

차가울수록 더 쓴맛이, 따뜻할수록 더 신맛이 강해진다.

하지만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화학적 신호만이 아니다. 음식의 온도와 질감 또한 향 인지에 영향을 미친다. 캐나다의 한 연구팀은 오래전에 따뜻한 맛과 차가운 맛 자극에 대한 우리의 민감도가 어떻게 다른지 연구했다. 실험에서 74명의 참가자는 5도와 35도의 온도로 된 용액에 신맛, 쓴맛, 단맛을 첨가한 것을 맛보았다. 결과는 따뜻할수록 신맛이 더 강해진다는 것이었다. 반면 쓴맛은 차가울 때 더 강하게 느껴졌다.
▲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으려면 왜 그렇게 설탕을 많이 넣어야 할까? © uıɐɾ ʞ ʇɐɯɐs / CC-by-sa 2.0

놀랍게도 단맛의 경우 온도에 따른 강도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아이스크림 베이스를 지나치게 달아야만 완성된 아이스크림이 우리에게 적당히 달콤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브록 대학교의 게리 피커링(Gary Pickering) 교수와 그의 동료들에 따르면, 이는 단순히 차가운 온도에서 단맛이 발달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일 수 있다고 한다. 그들의 실험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관찰되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열이나 냉기 자극만으로도 미각을 느낄 수 있다. 혀의 작은 부분을 온도계로 가열하면 단맛을 매개하는 분자가 존재하지 않는데도 갑자기 단맛을 느끼는 것이다. 반대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냉기가 짠맛이나 신맛을 느끼게 한다. 연구자들은 인구의 20~30%가 이러한 소위 "온도 감지자"에 속한다고 추정한다.

매운맛은 사실 고통이다.

그렇다면 매운 태국 음식이나 칠리 소스는 어떨까? 매운맛을 감지하는 전용 수용체가 없기 때문에, 이 특성은 다른 기전을 통해 전달되어야 한다. "음식의 매운맛은 제3의 감각 시스템, 즉 화학적 자극에 의해 발생한다"고 스타인은 설명한다. "이것은 실제로 우리 피부가 공격적인 화학 물질에 노출될 때 알려주는 경고 시스템이다.”
▲ 고추의 매운맛은 미뢰가 아닌 통증을 감지하는 신경 말단을 통해 느껴진다. © ASADAL, Inc / CC-by 2.0 Korea

매운맛의 경우, 음식에 함유된 특정 화학 물질, 예를 들어 캡사이신, 암모니아, 또는 고추에 들어 있는 특정 에센셜 오일 등이 혀와 입안 점막을 자극한다. 입과 코 피부에 있는 수천 개의 신경 말단이 이러한 자극을 감지하고 삼차신경을 통해 뇌로 통증 신호를 보낸다. 이때 후각 및 미각 세포에서 오는 신호와 결합된 것이 바로 이 통증 자극이며, 이것이 바로 향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계속)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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