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일처제 순위(Monogamie-Ranking) : 캘리포니아쥐가 1위, 인간은 몇 위일까?

문광주 기자 / 기사승인 : 2025-12-10 23: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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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아프리카 들개와 비버보다 순위가 낮다.

일부일처제 순위(Monogamie-Ranking): 

인간은 아프리카 들개와 비버보다 순위가 낮다.
인간의 번식 방식은 거의 모든 다른 영장류보다 일부일처제에 가깝다.


우리 인간은 얼마나 일부일처제 삶을 이룰까? 34종의 다른 포유류와 비교해 보면, 인간은 과거와 현재의 다양한 문화를 평균했을 때 66%의 확률로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며 번식한다. 이는 35종 중 7위에 해당한다. 한 연구자의 보고에 따르면, 비버, 캘리포니아쥐, 아프리카 들개는 인간보다 일부일처제 성향이 더 강하다. 반면, 유인원과 대부분 다른 영장류는 일부일처제 순위에서 훨씬 낮은 순위를 차지한다. 이는 우리의 진화에 대해 무엇을 시사할까? 

▲ 인간은 생식과 관련하여 얼마나 일부일처제적인가?

대부분 현대 사회에서 일부일처제 관계는 일반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러한 생활 방식이 진정으로 인간의 본성에 부합하는 것일까? 사실 인간은 영장류 중에서 예외적인 존재이며, 심지어 가장 가까운 친척인 침팬지조차 일부일처제가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 조상들은 어느 시점부터 짝을 이루는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다. 어떤 이들은 초기 인류 공동체를 결속시키는 수단으로, 또 어떤 이들은 영아 살해를 막기 위한 전략이나 육아를 돕기 위한 수단으로 해석한다.

하지만 현대적인 형태의 일부일처제는 인류 역사에서 비교적 최근에 나타난 사회적 구성물이다. 연구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 사회의 85%는 한 남자가 여러 아내를 두는 일부다처제를 허용했다.
▲ 초기 문화와 현대 문화 사이에는 차이점이 있지만, 인류는 대체로 일부일처제를 통해 번식한다. © Mark Dyble/ Biology Letters, CC-by 4.0

이복 형제자매, 친 형제자매?

그렇다면 인류는 일부일처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진화 인류학자 마크 다이블(Mark Dyble)은 다양한 집단의 일부일처제 정도를 분류하는 새로운 기준을 개발했다. 그는 100개가 넘는 현대 및 역사적 인류 사회와 34종의 포유류를 대상으로 친형제자매와 이복형제자매의 비율을 조사했다.

이 기준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친형제자매는 어머니가 한 명의 배우자만을 두었으며, 따라서 그의 자녀만을 낳았다는 의미다. 이복형제는 아버지가 다르고, 드물게는 어머니도 다르기 때문에 일부일처제가 아닌 부모 관계를 시사한다. 인간 표본의 경우, 다이블은 신석기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사망자의 DNA 데이터뿐만 아니라 94개의 현대 문화와 토착민의 DNA 데이터도 포함했다.

인간: 66% 일부일처제

인간의 일부일처제에 관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다이블은 "인간 표본 내에서 친형제자매와 이복형제의 비율은 상당히 다양했다"고 보고했다. "영국의 초기 신석기 유적지에서는 자녀 중 26%만이 부모를 공유했지만, 프랑스 북부의 신석기 유적지를 포함한 다른 인구 집단에서는 친형제자매의 비율이 100%에 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인간 자녀의 약 66%는 친형제자매다. 사회마다 상당한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이블은 이러한 수치가 인간을 일부일처제 동물 종에 속하게 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짝짓기와 결혼 습관에는 문화 간 엄청난 다양성이 존재하지만, 극단적인 경우조차도 대부분의 비(非)일부일처제 종에서 관찰되는 비율보다 훨씬 높다"고 연구자는 설명했다.
▲ 연구 대상 포유류 35종의 일부일처제 순위 © Mark Dyble/ 케임브리지 대학교

영장류 비교에서 높은 순위

그렇다면 우리의 영장류 친척들은 어떨까? 가장 가까운 친척인 침팬지의 경우, 이번 연구는 기존 평가를 재확인했다. 이 유인원들 사이에서 부모 모두를 공유하는 자손은 단 4%에 불과하다. 고릴라, 비비, 마카크를 포함한 대부분의 다른 영장류 또한 다이블의 "일처제 순위"에서 낮은 순위를 차지한다. 볏원숭이의 경우, 친형제자매의 비율은 0.8%에 불과하다.

연구 대상이 된 영장류 종 중에서 흰손기번(흰손긴팔원숭이)만이 일부일처제 측면에서 인간에 가장 근접했다. 흰손기번의 친형제자매 비율은 63.5%이다. 더욱이, 인간을 제외하고 일부일처제 상위권에 속하는 종 중에서 흰손기번은 일반적으로 한 번의 임신에 한 마리의 새끼만 낳는 유일한 종이다. 반면 수염타마린(아마존 열대우림에 사는 신세계원숭이)은 78%의 형제자매를 두고 있어 일부일처제 비율이 인간보다 높은 유일한 영장류 종이며, 보통 쌍둥이나 세쌍둥이를 낳는다.

캘리포니아쥐, 아프리카들개, 그리고 비버는 우리보다 훨씬 더 일부일처제적인 종이다. 하지만 인간은 이 순위에서 가장 일부일처제인 포유류 종은 아니다. 35종 중 7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는 인간이 일부일처제 면에서 최상위권에 속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다이블은 말했다. 100% 일부일처제 번식률을 자랑하는 캘리포니아쥐(Peromyscus californicus)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남아프리카에 서식하는 다마랄랜드두더지쥐(Fukomys damarensis)는 79.5%, 유럽비버는 72.9%로 인간보다 일부일처제 비율이 높다.
▲ 캘리포니아쥐(Peromyscus californicus)는 일부일처제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며, 100% 일부일처제로 번식한다. © Whatiguana/ CC-by-sa 3.0

또한 흥미로운 점은 우리보다 더 많은 형제자매를 가진 포유류 종으로는 에티오피아늑대(Canis simensis)(76.5%)와 아프리카들개(Lycaon pictus)(85%)가 있다는 것이다. 두 동물 모두 한 쌍만 번식하는 무리 생활을 하지만, 새끼는 공동으로 돌보고 기른다. "반면 인간은 여러 여성이 자녀를 낳는 강력한 사회 집단에서 생활한다"고 다이블은 말했다.

일부일처제의 진화

"침팬지와 고릴라 같은 가장 가까운 친척의 짝짓기 패턴을 바탕으로 볼 때, 인간의 일부일처제는 비일부일처제 집단생활 방식에서 진화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포유류에서는 매우 드문 전환이다"고 다이블은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인간의 경우 번식에 있어서 일부일처제가 다른 성적 접촉의 부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인간에게는 피임법과 문화적 관습이 짝짓기와 번식 사이의 연결 고리를 끊는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의 연구에는 자녀를 낳지 않는 혼외정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블은 자신의 연구 결과가 예외는 있지만, 주로 일부일처제 생활 방식이 인간의 짝짓기 행동의 전형적인 특징임을 시사한다고 봤다.

참고: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 Biological Sciences, 2025
출처: University of Cambridge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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