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소행성 '1998 KY26', 중력 거스르는 추가 가속의 비밀은?… "얼음 탑재 가설에 제동"
우주 공간을 항해하는 일부 작은 천체들은 단순한 중력의 법칙을 넘어선 미스터리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태양과 행성들의 인력뿐만 아니라 태양빛 그 자체, 그리고 천체가 흡수한 열을 방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힘이 궤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 |
| ▲ 소행성 1998 KY26은 중력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추가적인 가속을 겪고 있다. 새로운 계산에 따르면 증발하는 얼음이 그 원인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 AI 생성 |
소행성 1998 KY26은 공전궤도면을 가로지르는 방향으로 비정상적인 추가 가속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학계에서는 일각에서 소행성 내부에 숨겨져 있던 얼음(수증기)이 태양열에 의해 증발하면서 뿜어져 나오는 가스가 추진체 역할을 하고 있다는 가설이 제기되었다.
이처럼 육안으로는 가스 꼬리가 보이지 않지만 얼음이 증발하며 추진력을 얻는 천체들을 통칭해 '어두운 혜성(dark comet)'이라 부른다. 1998 KY26 또한 이 후보군 중 하나로 거론돼 왔다.
최신 온도 모델링: "내부 온도가 너무 높아 얼음 유지 불가"
이러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미국 조지아 공과대학교(Georgia Tech)의 코르빈 한센(Korbin Hansen)과 마사토시 히라바야시(Masatoshi Hirabayashi) 교수 연구팀은 소행성이 과연 휘발성 물질을 장기간 품고 있을 수 있는지 분석에 착수했다.
연구팀은 태양 복사, 열저장, 그리고 중심핵까지의 열전달 과정을 시뮬레이션하는 정밀한 열물리 모델을 구축했다. 1998 KY26은 불과 5분 21초(5.35분) 만에 자전할 정도로 엄청나게 빠르게 회전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연구팀은 표면 반사율과 열전도율 등에 따라 달라지는 13가지 변수를 상정해 소행성 전체의 온도 분포를 계산했다.
그 결과, 모든 시뮬레이션 시나리오에서 소행성의 표면과 내부 온도는 매 공전 주기 평균적으로 묻혀 있는 물의 얼음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임계점(약 145켈빈, 섭씨 영하 128도)을 한참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 |
| ▲ 1998 KY26의 예상 모습을 재구성한 그림입니다. 특이한 궤도 편차 때문에 이 소행성은 암흑 혜성의 후보로 여겨졌지만, 내부 온도가 너무 높아 암흑 혜성으로 분류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추정된다. © Toni Santana-Ros et al. / edited by Nrco0e/Wikimedia Commons, CC BY 4.0 |
그렇다면 이 미스터리한 추가 가속의 진짜 정체는 무엇일까? 연구팀은 이미 지난해 발표된 선행 연구에서 제시된 대안에 주목하고 있다.
2025년에 발표된 궤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소행성의 가속 변동은 보이지 않는 가스 분출 없이도 태양광의 압력(복사압)과 소행성 자체가 열을 방출할 때 생기는 반작용(YORP 효과 등)만으로도 충분히 재현 가능성이 입증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복사력 모델링에 뒷받침을 더하는 한편, 혜성 가설에 필수적인 '얼음 저장고'의 존재 가능성을 정량적으로 지워냄으로써 퍼즐의 조각을 완성해 가고 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모델이 현재의 궤도 환경만을 계산한 것인 만큼, 과거 천체의 역사 속에서 아주 미량 남은 얼음 잔해의 가능성까지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 |
| ▲ 제미니 남극 망원경으로 2025년에 촬영한 1998 KY26 소행성 이미지다. 소행성은 이미지 중앙의 작은 흰 점으로 나타나며, 현재 측정에 따르면 크기는 약 11미터에 불과하다. © 국제 제미니 천문대 / NOIRLab/NSF / AURA/T. Santana-Ros |
이 모든 논쟁에 마침표를 찍을 기회는 그리 멀지 않았다. 일본항공우주연구소(JAXA)의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Hayabusa2)가 연장 임무의 일환으로 2031년 이 극소형·초고속 자전 천체인 1998 KY26에 도달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탐사선이 현장에 직접 도착해 근접 관측을 수행하면 소행성의 정확한 크기와 형태, 표면의 물리적 상태가 낱낱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
1998 KY26이 정말로 물기 하나 없는 건조한 돌덩이인지, 아니면 과학자들의 예상을 뒤엎는 반전을 숨기고 있는지 2031년의 우주 탐사 결과에 전 세계 천문학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저작권자ⓒ the SCIENCE plu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