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악! 혐오감을 느끼는 이유 (4) "시대마다 혐오감 기준 달라"

문광주 기자 / 기사승인 : 2026-04-01 23: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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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혐오감은 상당 부분 양육과 사회적 규범에서 비롯, 시간이 흐르면서 크게 변할 수 있다
- 프랑스 루이 14세 궁정에서는 손님들이 때때로 구석이나 커튼 뒤에서 용변 봐
- 중세 흑사병 당시, 병원균이 열린 피부 모공으로 몸속으로 침투할 수 있다고 두려워 해
- 향수에는 동물이나 심지어 사람의 배설물과 같은 특이한 성분이 포함
- 다른 사람의 땀 냄새를 통해 건강 상태, 성적으로 흥분했는지 감지

혐오감, 과거와 현재 


미끈미끈한 괴물이 하수구에서 기어 나와 난동을 부린다. 관객들은 혐오감과 동시에 묘한 호기심에 눈을 뗄 수 없다. 귄터 폰 하겐스의 '신체 세계' 전시회가 단순히 플라스틱 모형으로만 구성되었다면 지금처럼 많은 관객을 끌어모으지는 못했을 것이다. 전시품은 플라스티네이션 처리된 신체 부위와 시체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혐오스러운 것에도 묘한 매력이 숨어 있다. 어린아이들은 배설물을 선물처럼 여기고 부모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주지만, 우리는 보통 다섯 살쯤 되면 대변과 소변은 혐오스럽고 만지거나 길게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배운다. 하지만 무엇이 혐오스러운지는 생물학적 요인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혐오감은 상당 부분 양육과 사회적 규범에서 비롯되며, 시간이 흐르면서 크게 변할 수 있다. 

▲ 베르사유 궁전에는 화장실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 Michal Jarmoluk / Pixabay

시대마다 혐오감의 기준 달라

역사를 살펴보면 이를 알 수 있다. 과거에는 체취와 배설물이 일상생활에서 오늘날보다 훨씬 더 눈에 띄었다. 프랑스 루이 14세 궁정에서는 손님들이 때때로 구석이나 커튼 뒤에서 용변을 봤다고 전해진다. 하수 시설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았고, 규칙적인 목욕은 당연한 일이 아니었다. 따라서 사람, 동물, 그리고 배설물의 악취는 많은 도시에서 일상생활의 일부였다. 하지만 당시 사람들은 이러한 냄새를 오늘날 우리가 느끼는 것만큼 불쾌하게 여기지 않았던 것 같다.

어떤 경우에는 체취가 오히려 유익하다고 여겨지기도 했다. 중세 시대의 흑사병 유행 당시, 많은 사람은 병원균이 열린 피부 모공을 통해 몸속으로 침투할 수 있다고 두려워했다. 이를 막기 위해 목욕을 줄이고 천과 가루로 몸을 닦았다. 심지어 강한 체취가 질병을 막아준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서 향수에는 동물이나 심지어 사람의 배설물과 같은 특이한 성분이 포함되기도 했다.

체취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

우리가 체취를 싫어하는 것은 완전히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배설물에는 실제로 병원균이 포함될 수 있다. 19세기 의사 이그나츠 제멜바이스(Ignaz Semmelweis)가 의학계에 엄격한 위생 규칙을 도입하기 전에는 많은 여성이 열악한 위생 상태로 인한 감염으로 출산 중 사망했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혐오감은 질병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혐오감은 우리가 쓰레기와 배설물을 피하고 청결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 오늘날 사회에서 데오도란트는 거의 필수품이라고 할 수 있다. © Shaun / Pixabay

하지만 위생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혐오감의 기준은 변했다. 한두 세대 전만 해도 속옷을 일주일에 한 번만 갈아입는 것이 흔했지만, 오늘날에는 매일 샤워를 하지 않거나 데오도란트를 사용하지 않으면 비위생적이라고 여겨진다. 땀 냄새는 가장 혐오스러운 냄새 중 하나이며, 대부분 사람은 땀 냄새를 역겹게 생각한다.

여기서 혐오감은 생물학적 목적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타인의 체취에는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인지하는 많은 유용한 정보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코는 다른 사람의 땀 냄새를 통해 그들이 두려워하는지, 나이는 몇 살인지, 건강 상태는 어떤지, 그리고 성적으로 흥분했는지 등을 감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동물계에서는 냄새가 면역 체계의 구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면역 구성 요소가 매우 다른 개체들이 짝을 이루면, 그 자손은 특히 광범위하고 효과적인 방어 체계를 갖추게 된다. 따라서 모든 불쾌한 냄새가 쓸모없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드러내기도 한다. (끝)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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