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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 행동 전문가들은 단어 학습 능력이 입증된 개 일곱 마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
- 익숙한 기존 장난감을 맞추거나 가져오는 데 실수를 한 경우는 극히 드물어
- 개도 새로운 사물에 대한 정신적 표상을 뇌에 형성한다는 것을 시사
개들도 배운 것을 새롭게 적용할 수 있다.
“익숙한 기능을 낯선 사물에 적용”
동물의 지식:
사람뿐만 아니라 개도 사물의 기능을 이해하고 그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개는 새로운 장난감이 줄다리기용인지, 아니면 물고 놀 것인지 경험을 통해 추론할 수 있다. 이전에 사용했던 장난감과 외적으로 유사성이 없더라도 말이다. 따라서 개는 익숙한 사물의 분류를 기억하고, 나중에 장난감의 기능을 떠올려 새로운 사물에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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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이아가 장난감 더미를 가지고 있다. © Claudia Fugazza |
사람은 아기일 때부터 사물에 대한 새로운 단어를 자연스럽게 배운다. 동시에 사물의 기능과 연관시키는 법도 배운다. 예를 들어,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는 컵과 잔은 마시는 용도이고, 포크와 그릇은 먹는 용도라는 것을 금방 이해한다. 따라서 사람은 포크와 그릇이 겉모습이 전혀 다르지만 사물의 기능을 더 높은 수준의 범주에 저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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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은 방법론을 간략하게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 서로 다른 색상의 가로 상자는 실험의 각 단계를 나타낸다. (출처:September 18, 2025 / Dogs extend verbal labels for functional classification of objects / current biology) |
언어 재능을 가진 개들의 실험지금까지 동물들은 앵무새와 원숭이의 사례에서 보듯이 집중적인 훈련을 통해서만 이러한 단어-기능-범주 이해 능력을 습득할 수 있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이것이 개에게도 적용될까? 부다페스트 외트뵈시 로란드 대학교(Eötvös-Loránd-Universität in Budapest)의 클라우디아 푸가짜(Claudia Fugazza)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문제를 연구했다. 동물 행동 전문가들은 단어 학습 능력이 입증된 개 일곱 마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중에는 보더 콜리(Border Colly) 여섯 마리와 블루 힐러(Blue Heeler) 한 마리가 포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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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비가 장난감을 가지고 있다. © 클라우디아 푸가짜 |
실험은 실험 참여자들의 집에서 진행됐다. 실험 참여자들은 4주 동안 매일 몇 분씩, 서로 매우 다른 모양의 장난감을 가지고 개들과 놀았다. 장난감을 가져올 때는 "끌어당기기"와 "가져오기"라는 기능을 나타내는 단어를 자연스럽게 언급했다. 이렇게 하여 의도적이거나 집중적인 훈련 없이도 개들이 두 종류의 물건의 이름을 익히도록 했다.
기능이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장난감연구진은 개들이 이러한 기능 이름을 올바른 장난감 그룹과 연관시키는 법을 배웠는지 시험했다. 이를 위해 주인들은 일주일 동안 매일 동물들과 놀았으며, 두 가지 범주 모두에서 이전에 사용하지 않은 새 장난감 8개를 사용했다. 그러나 이 실험에서 주인들은 장난감의 기능에 해당하는 단어("끌어당겨"와 "가져와")를 발음하지 않았다.
연구원들은 그런데도 개들이 장난감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지 관찰했다. 마지막 실험에서, 개들은 기존 장난감과 새 장난감 세트에서 "끌어당겨" 또는 "가져와" 명령에 해당하는 장난감을 골라 가져오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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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비가 장난감을 가지고 있다. © 클라우디아 푸가짜 |
개, 새 장난감에 지식 적용결과에 따르면 개들은 새 장난감과 이름이 없는 장난감을 각각의 기능에 따라 실제로 다루었다. 주인이 명시적으로 지시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장난감을 당기거나 물어왔다. 마지막 실험에서 개들은 또한 원하는 "끌어당겨" 또는 "가져와" 명령에 해당하는 새 장난감을 주로 선택했다. 익숙한 기능 설명이 있는 기존 장난감을 맞추거나 가져오는 데 실수를 한 경우는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이는 개들이 이전 경험을 통해 학습된 기능적 명칭을 새 장난감에 적용할 수 있었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이 재능 있는 단어 학습견들이 같은 기능을 하거나 같은 방식으로 사용되는 사물에도 이름을 붙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푸가짜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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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디가 잡아당기는 장난감을 가지고 있다. © 클라우디아 푸가짜 |
그는 이를 사람이 망치와 돌을 타격 도구로 구분하는 것에 비유한다. "돌과 망치는 겉모습은 다르지만 같은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고 푸가자는 설명했다. "그래서 이 개들도 같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개의 인지 과정에 대한 통찰이러한 결과는 인간만이 이러한 추상적인 연상과 전이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한다. 또한 이 실험은 개도 새로운 사물에 대한 정신적 표상을 뇌에 형성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는 개가 이전에 경험한 다른 사물의 기능에 대한 기억에 기반한다.
연구진은 개와 인간 모두 언어, 학습 능력, 기억력 등 여러 인지 능력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고 결론지었다. 푸가자는 "개는 사물의 라벨을 매우 빠르게 배우고 연습 없이도 오랜 시간 동안 기억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실이 모든 개에게 적용될 수 있을까?그러나 지금까지 이 연구는 끌어당기기와 가져오기라는 두 가지 기능 수준과 뛰어난 언어 능력을 가진 개만을 사용했다. 후속 연구를 통해 이러한 개들과 다른 개들이 다른 기능 라벨도 이해하고 기억하고 올바르게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할 것이다. 또한, 이 연구는 개가 이전에 다른 맥락에서 기능 라벨을 들어본 적이 없더라도 새로운 사물의 기능을 기반으로 분류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밝힐 것이다.
참고: Current Biology, 2025; doi: 10.1016/j.cub.2025.08.013
출처: Eötvös Loránd University Cell Press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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