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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수비오 화산 폭발 당시 탄 파피루스에는 진한 잉크로 "혐오","두려움", "삶"과 같은 단어가 그리스어로 쓰여 있어
헤르쿨라네움의 두루마리를 처음 본다
베수비오 화산 폭발 당시 탄 파피루스에는 진한 잉크와 "혐오"와 같은 단어가 들어 있어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고대 역사적 증거:
약 2,000년 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탄 두루마리에서 처음으로 비밀이 밝혀졌다. 헤르쿨라네움에서 출토된 말린 파피루스 P.Herc. 172의 CT 이미지와 AI 지원 분석으로 특이하게 짙고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잉크로 그리스어로 쓰인 텍스트 구절이 드러났다. 가장 먼저 해독된 단어로는 '혐오', '두려움', '삶' 등이 있다. 또한 텍스트의 저자에 관한 초기 가정도 있다. 해독은 이제 막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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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수비오 화산 폭발 당시에 탄 헤르쿨라네움의 이 두루마리는 이제 사실상 펼쳐졌고 해독이 시작되었다. © Vesuvius Challenge |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했을 때, 폼페이와 헤르쿨라네움의 도시는 화산재와 용암에 묻혔고, 1천개가 넘는 두루마리가 보관된 도서관도 모두 매몰되었다. 대부분은 너무 탄화되어서 펼칠 수 없다. 이것이 바로 베수비오 챌린지 프로젝트의 연구자와 자원봉사자들이 컴퓨터 단층촬영과 기타 엑스선 기술과 AI 지원 분석을 결합하여 파피루스를 가상으로 펼쳐서 텍스트를 읽고 해독할 수 있게 만든 이유다.
2024년 초, 베수비오 챌린지 참가자들은 헤르쿨라네움의 첫 번째 두루마리를 다시 읽을 수 있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 내용은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철학적 텍스트로 밝혀졌다. 얼마 후, 두 번째 연구 프로젝트에서 두 번째 두루마리의 조각을 해독했는데, 그 조각은 유명한 철학자 플라톤의 무덤에 대한 단서를 제공했다.
찬란한 역사를 간직한 두루마리이제 또 다른 획기적인 진전이 이루어졌다. 옥스퍼드 대학과 베수비오 챌린지의 한 팀은 특히 빛나는 역사를 지닌 헤르쿨라네움 두루마리를 조사하여 가상으로 펼쳐 보았다. 파피루스 P.Herc. 172는 200년 전 헤쿨라네움 유적지에서 발견되었다. 1802년이나 1803년에 당시 나폴리와 시칠리아의 왕이었던 페르디난드 4세가 국빈 방문 때 이 캥거루를 영국으로 가져와서 영국의 조지 4세 국왕에게 주었다. 페르디난드는 대가로 캥거루를 몇 마리 받았다고 한다.
그 이후로 탄 두루마리는 옥스퍼드 대학의 보들리 도서관 기록보관소에 보관되었다. 하지만 기존의 방법을 사용하면 현재까지 읽을 수 없게 만들어졌다.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 2025년 초에 P.Herc. 172는 영국 다이아몬드 광원의 X선 신로트론 방사선을 사용다. 그런 다음 AI 지원 분석 도구가 녹음 내용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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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루마리 P.Herc.172의 X선 단면도는 깨지기 쉽고 단단히 감긴 파피루스 층을 보여준다. © Vesuvius Challenge/ Bodleian Libraries |
보들리 도서관은 "사용된 AI 시스템은 잉크 감지에만 초점을 맞췄다. 문자나 언어를 인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해독과 해석은 그다음 단계에서 인간 역사가와 언어학자에 의해서만 이루어졌다.
유일한 잉크와 "사이드 트랙"X선 및 AI 분석의 첫 번째 결과는 이미 놀라운 것이었다. Vesuvius Challenge에서는 "지금까지 스캔한 대부분의 헤르쿨라네움 두루마리와 달리 이 두루마리의 잉크가 더 진하게 보이며, 어떤 곳에서는 이미 이미지에서 육안으로 볼 수 있다"며 "헤르쿨라네움 두루마리의 잉크가 CT 스캔에서 이렇게 선명한 대조를 이룬 것은 처음이다"고 보고했다. 보들리 도서관의 팀은 납을 첨가하면 고대 잉크의 농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추측한다.
이 잉크는 지금까지 다른 헤르쿨라네움 파피루스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던 것으로, 두루마리 바깥쪽 부분의 텍스트 구절을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Vesuvius 팀이 보고한 바와 같이 스캔의 특정 지점에서 소위 "사이드스텝"이 발생했다. 롤의 다양한 레이어에 있는 텍스트 구절이 한 번의 스캔에 나타났다. 텍스트와 글꼴을 기준으로 이러한 세그먼트를 먼저 올바르게 정렬하고 할당해야 한다.
혐오감, 두려움 그리고 삶 -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그런데 내용에 대한 몇 가지 흥미로운 첫 번째 통찰력이 있다. 연구자들은 해독된 첫 번째 단어에는 "혐오", "두려움" 및 "삶"이 포함된다고 보고했다. 심지어 몇 문단 안에 "혐오감"이라는 단어가 두 번이나 등장한다. 분명히 그 글의 저자는 그다지 유익하지 않은 주제에 대해 글을 쓰고 있는 것 같다. 줄의 끝에 있는 표시는 이 두루마리가 단순한 메모 모음이 아니라 완성된 책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베수비오 챌린지의 연구 창시자 중 한 명인 브렌트 실스(Brent Seals)는 "이 두루마리에는 헤르쿨라네움의 스캔된 두루마리에서 지금까지 본 것보다 더 많은 해독 가능한 텍스트가 들어 있다"고 말했다. 글의 스타일과 특정 단어의 사용은 고대 텍스트의 연대와 저자에 대한 초기 단서를 제공한다. Seales는 "글자 모양으로 보아 기원전 1세기에 쓰여진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 아마도 이 고대 책의 저자는 헤르쿨라네움에 살았던 철학자 필로데무스(Philodemus)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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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스선 스캔을 이용해 P.Herc. 172 두루마리의 페이지를 가상으로 펼친 모습입이다. © Vesuvius Challenge |
"믿을 수 없을 만큼 역사적인 순간“옥스퍼드 대학교 도서관장 헬렌 해밀린은 "사서, 컴퓨터 과학자, 역사가가 함께 협력하여 숨겨진 것을 밝혀내는 것은 매우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미징과 인공지능의 놀라운 발전 덕분에 우리는 거의 2천년 동안 읽히지 않았던 두루마리를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고대 두루마리 P.Herc. 172의 전체 텍스트가 해독될 때까지, 아직도 극복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고 실스는 지적한다. 이제 인식하기 어려운 텍스트 구절이 있는 "사이드 트랙"과 부분은 AI와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정리하고 읽을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다른 헤르쿨라네움 두루마리에 대한 "로제타 스톤"?동시에 이 파피루스는 특수 잉크 덕분에 독특한 기회를 열어준다. Seales는 "이 두루마리의 가장 큰 선물은 다른 두루마리도 분석할 수 있는 로제타 스톤 역할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P.Herc.172의 파피루스 자료는 잉크가 더 희미한 다른 두루마리와 몇 가지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징에는 특정 섬유, 거품과 같은 표면, 판과 같은 균열이 포함된다.
현재 두루마리의 잉크와 층이 선명하게 보이는 것처럼 이러한 특징과 함께 다른 두루마리의 개별 층을 더 잘 식별하고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출처: Vesuvius Challenge, Bodleian Libraries Oxford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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