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루덴스(Homo ludens) : 인간과 동물의 놀이 방식 (1) "왜 우리는 놀이를 할까?"

문광주 기자 / 기사승인 : 2025-08-16 14: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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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체는 모든 도전과 필요한 기술을 갖춘 삶에 대비하고 환경을 탐험하기 위해 놀이
- 놀이 충족 조건: 배고픔과 갈증 충족,안전함을 느껴야. 심리적, 신체적 안정의 표현
- 하이징가, "놀이는 문화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창조한다"
- 공동체 의식과 상호 지원이 더 중요한 문화권에서는 협력적인 형태의 게임을 선호

호모 루덴스(Homo ludens) – 그는 그저 놀고 싶어한다.
인간(과 동물)의 놀이 방식


놀이는 인간 삶의 중요한 부분이다. 아기조차도 놀이를 통해 자신과 주변 환경을 발견한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블록으로 탑을 쌓고, "엄마-아빠-아이" 역할을 맡으며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거나, 공놀이를 할 때 규칙을 따른다. 어른들도 스포츠, 보드게임, 비디오 게임처럼 끊임없이 놀이로 돌아간다. 왜 그럴까? 그리고 놀이를 하는 다른 동물들이 있을까?

놀이는 단순한 오락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놀이는 인간 발달을 촉진하고, 사회적 유대감을 강화하며,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게임과 관련된 문제 또한 심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도박 중독이 발생할 수 있다. 특정 컴퓨터 게임이 아이들을 공격적으로 만드는지, 또는 오늘날 아이들이 과거보다 게임을 덜 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공론장에서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의 진실은 무엇일까? 

▲ 아이들만 놀 수 있는 게 아니다. 크고 작은 아이들 모두 놀 수 있다. © StockPlanets

놀이의 심리학: 우리는 왜 놀이를 할까,

아이들, 어른들, 심지어 동물들까지도 놀이를 한다. 이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다. 놀이는 모든 연령대, 문화, 종, 그리고 역사에 스며들어 있다. 때로는 인형, 블록 쌓기, 옷 입히기 게임 형태로, 때로는 보드게임이나 컴퓨터 게임의 형태로도 나타난다. 언뜻 보기에는 의미나 목적이 없는 단순한 놀이처럼 보인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이러한 행동을 분석하려고 노력해 왔으며 다양한 접근법을 개발해 왔다.

이 모든 것이 연습의 문제일까?

19세기 말, 독일의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카를 그로스(Karl Groos)는 "훈련 이론(Einuebungstheorie)"으로 동물과 인간의 놀이 행동을 설명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생명체는 모든 도전과 필요한 기술을 갖춘 삶에 대비하고 환경을 탐험하기 위해 놀이를 한다. 예를 들어, 어린 동물들이 서로 사냥하고 장난치며 싸우면 실제 적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어린 동물들이 서로에게 중요한 생존 기술을 가르칠 수 있는 것은 단지 서로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부모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영을 배우는 어린 새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수영은 움직임 놀이의 성격을 띠기도 한다"고 그로스는 1896년 저서 『동물들의 놀이』(Die Spiele der Thiere)에서 설명했다. "이 경우에도 부모는 본능을 자극하여 학습 과정을 가속화한다."

안정감의 표현인가, 아니면 문제 해결의 표현인가?

놀이가 기본적인 생활 기술을 훈련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왜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놀이를 하는 걸까? 우리는 지금쯤 모든 중요한 기술을 익혔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놀이는 단순한 목적 달성의 수단이 아닐지도 모른다. 네덜란드의 인류학자이자 생물학자, 심리학자인 프레데리크 부이텐데이크(Frederik Buytendijk)는 1933년 저서 『놀이의 본질과 의미 Wesen und Sinn des Spiels』에서 인간과 동물이 놀이를 시작하려면 두 가지 기본적인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첫째, 배고픔과 갈증과 같은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어야 하고, 둘째, 안전함을 느껴야 한다. 따라서 놀이는 심리적, 신체적 안정의 표현이다.
▲ 어린 동물들이 서로 사냥하고 장난치며 싸우면 실제 적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현대 놀이 연구는 놀이가 문제에 대처하거나 일시적으로 억압하는 데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심지어 실존적으로 위협적인 삶의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역사학자 조지 아이젠(George Eisen)이 역사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아이들은 강제 수용소와 유대인 게토(Ghetto:소수 민족들이 모여 사는 빈민가)에서도 놀이를 했다. 아이들은 종종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일어난 일을 역할극으로 표현했다. 아이젠은 1993년 저서 『죽음의 그림자 속의 놀이:Spielen im Schatten des Todes』에서 "놀이는 아이들의 짧은 존재에 대한 모든 걱정, 좌절, 그리고 부조리를 자연스럽게 반영하는 것이 되었다"라고 썼다.

하이징가(Huizinga)의 "호모 루덴스"

네덜란드 문화사학자 요한 하이징가는 1938년 저서 『호모 루덴스 Homo Ludens』(라틴어: "놀이하는 인간")에서 인간 놀이에 대한 또 다른 설명 모델을 제시했다. 하이징가에 따르면, 놀이는 문화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창조한다.

"따라서 문화는 습관이 '정착'되어 규범으로 발전한 공동체 내에서 이루어지는 놀이적 행동의 결과다"고 베를린 응용과학대학교 SRH 산하 놀이학 연구소는 설명했다. "원래 놀이에서 만들어진 규칙은 의례화되었고, 놀이는 진지한 것이 되었으며, 뿌리 깊은 규칙은 강압적인 성격을 띠게 되었다.“

문화사학자 호이징가는 놀이의 개념을 매우 광범위하게 정의한다. 고전적인 어린이 놀이와 스포츠 경기뿐만 아니라 종교나 법정 절차도 놀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호이징가에 따르면, 이러한 모든 영역은 사람들이 규칙에 동의하고 역할을 맡는 놀이의 기본 원칙을 구현한다.

▲ 공동체 의식과 상호 지원이 더 중요한 문화권에서는 사람들이 협력적인 형태의

게임을 선호한다. © the Science plus


경쟁 vs. 협력

또 다른 흥미로운 점:
뉴질랜드 게임 이론가 브라이언 서튼-스미스(Brian Sutton-Smith)는 그의 문화 간 분석에서 게임의 본질이 종종 사회나 문화의 가치를 반영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많은 서구 산업 국가와 같은 경쟁 문화권에서는 체스나 모노폴리처럼 플레이어들이 서로 직접 경쟁하는 게임이 인기가 있다. 공동체 의식과 상호 지원이 더 중요한 문화권에서는 사람들이 협력적인 형태의 게임을 선호한다. (계속)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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