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터 섬: 모아이 석상, 운반기술 밝혀졌다

문광주 기자 / 기사승인 : 2025-10-09 20:2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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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백 년 전 라파 누이족이 어떻게 수 톤에 달하는 이 석상을 옮겼는지 의문
- 커다란 머리와 귀를 가진 약 960개의 고풍스러운 석상들이 누구를 상징하는지 몰라
- "흔들기" 기술 덕분에 40분 만에 100미터 이동
- 채석장에서 뻗어 나온 1미터 너비의 "길"을 포장하는 것도 설명 가능

이스터 섬: 모아이 석상, "흔들려" 제자리에 고정
현장 실험으로 거대한 석상 운반 기술 밝혀


미스터리가 풀렸을까?
이스터섬 주민들은 어떻게 수 톤에 달하는 모아이 석상을 제자리로 옮겼을까? 이제 한 가지 실험이 그 답을 제공했다. 석상들이 앞으로 "흔들렸다"는 설이 있다. 이를 위해 모아이 석상들은 밧줄을 이용해 흔들리게 하고 번갈아 당기면서 지그재그로 앞으로 밀었다. 이는 채석장에서 뻗어 나온 1미터 너비의 "길"을 포장하는 것도 설명해준다. 

▲ 연구원들이 이스터 섬의 거대한 모아이 상이 어떻게 운반되었는지 알아냈다. © Carl Lipo

이스터섬 주민들과 거대한 모아이 석상은 오늘날까지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커다란 머리와 귀를 가진 약 960개의 고풍스러운 석상들이 누구를 상징하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수백 년 전 라파 누이족이 어떻게 수 톤에 달하는 이 석상을 옮겼는지도 의문이다. 마치 거석을 쌓아 올린 스톤헨지 건설자들처럼 기름칠한 나무줄기에 돌을 실어 목적지까지 끌고 굴렸을까?
▲ 연구 개요도 (출처:The walking moai hypothesis: Archaeological evidence, experimental validation, and response to critics / 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 / Volume 183, November 2025, 106383)

모아이 운반: 눕는 대신 똑바로 서 있었을까?

빙엄턴 대학교의 칼 리포와 애리조나 대학교의 테리 헌트는 이제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았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연구를 위해 4.5m 너비의 도로와 같은 길 위에 서 있거나 누워 있는 62개의 모아이 석상을 구체적으로 조사했다. 이 석상들의 특징은 일반적으로 앞으로 기울어진 자세와 넓어진 D자 모양의 받침대, 그리고 둥근 바닥이다.

연구진의 아이디어는 이 모아이 석상들이 운반용 썰매나 나무줄기 없이도 이 길을 따라 흔들리거나 밀릴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라파 누이족은 앞으로 기울어진 석상 자체가 이동에 필요한 추진력을 제공하는 기술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4.35톤 무게의 "길거리" 모아이 모형을 사용하여 실제로 이 원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시험했다.
▲ "스웨이잉 기법"은 이렇게 작동한다. © Carl Lipo

"흔들기" 기술 덕분에 40분 만에 100미터 이동

실험에서 연구진은 먼저 모아이 석상의 머리에 로프를 묶은 후 번갈아 당기기 시작했다. 그러자 둥근 바닥의 힘으로 석상이 점차 흔들렸다. 수 톤에 달하는 돌의 무게 중심이 앞쪽으로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모아이는 오른쪽으로, 그다음 왼쪽으로 번갈아 앞으로 흔들릴 수 있다. 이 실험에서 석상은 실제로 지그재그로 점차 앞으로 움직였다.

리포는 "석상을 움직이기 시작하면 전혀 어렵지 않다. 한팔로 당기면 되기 때문이다.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고 속도도 꽤 빠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석상을 어떻게 흔들게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단 18명의 인원으로 이 팀은 석상을 단 40분 만에 100m나 옮기는 데 성공했다. 나무줄기나 나무 썰매로는 불가능했던 속도다.


"물리학적 원리가 맞아떨어진다.“

팀은 이 방법이 라파누이족이 거대한 석상을 어떻게 원래 위치로 옮길 수 있었는지에 대한 가장 적절한 설명을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물리적 모형을 이용한 실험을 통해 확인되었다. 리포는 "물리학적 원리가 맞아떨어진다"며 "실험적으로 관찰한 결과는 실제로 작동한다. 더 큰 석상에도 마찬가지다. 석상이 커질수록 이 운송 방법은 더욱 일관성을 유지한다. 석상을 옮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스터 섬의 "도로"의 폭과 오목한 모양은 또 다른 주장을 뒷받침한다. 리포는 "도로는 운송의 일부다"라며 "도로가 어떻게 겹치고 얼마나 많은 평행 도로가 존재하는지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로 중 상당수는 채석장에서 시작해 "고립된" 석상에서 끝난다. 리포와 헌트는 이 "길 위의 모아이"들이 흔들림 운반 과정에서 손상되거나 갇혀 그대로 방치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기념물 공학

연구자들이 강조하듯이, 이 정교한 운반 기술은 라파누이족의 적응력과 지능을 보여준다. 이 문화는 제한된 자원으로 기념비적인 공학적 업적을 달성했다. 리포는 "이것은 라파누이족이 얼마나 놀라울 정도로 영리했는지를 보여준다. 그들은 자신들의 자원에 맞는 방법을 개발했다. 우리는 그들의 원리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흔들림" 모아이 방식 덕분에 이스터섬 사람들은 최소한의 자원과 노동력으로 수 톤의 석상을 섬 전역으로 운반할 수 있었다. 이 기술은 또한 모아이가 채석장에서 목적지까지 걸어갔다는 라파누이족 구전 전통과도 잘 부합한다.

참고: 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 2025; doi: 10.1016/j.jas.2025.106383
출처: Binghamton University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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