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꿀벌 다 어디로 갔나

편집국 김지연 기자 / 기사승인 : 2020-01-11 19:2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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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이 멸종하면 인간은 4년 내에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남긴 말이다

“꿀벌이 멸종하면 인간은 4년 내에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남긴 말이다.
최근 꿀벌의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뉴스와 함께 2013년 'Das Magazine 8월호’에는 과학 저널리스트 마티아스 플뤼스(Mathias Pluess)가 쓴 ‘아인슈타인과 꿀벌’이라는 제목의 글은 꿀벌이 지닌 가치와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도록 하고 있다.

 

Tip : 꿀벌의 감소 이유 3가지(추정)
◆ 바로아 응애(Varroa mite·진드기 일종) 득세
◆ 살충제 살포, 특히 제초제의 과다 사용
◆ 면역체계의 약화로 질병·기생충에 민감

2014, 15년 동절기 미국 개체수 42% 감소
현재 벌의 개체수는 1980년대와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미국 양봉업계는 80년대에 450만 개의 벌집이 2008년에는 244만 개라고 보고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14·15년 동절기에 미국에서 죽은 꿀벌이 23.1%이 다. 2014년 4월 1일과 1년 후인 2015년 4월 1일을 비교 하면 무려 42.1%가 줄었다. (그래프 참고)

▲ 미국 꿀벌의 동절기 감소추이

독일 WDR 방송에 의하면 1950년대 독일에 250만 개의 벌집이 있었는데 2014년에는 60여만 개로 집계되고 있다고 한다. 기후변화와 살충제, 휴대폰 사용으로 인한 전파교란 등 여러 가지 원인 논란이 있지만, 최근에 살충제에 기인한다는 연구보도가 많아 지배적인 학설로 여겨지고 있다.


꿀벌의 가치는 꿀을 만드는 것 이상으로 높다. 벌꿀로 형성된 세계시장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200Mrd 유로(한화로 약 23조 원)로 추정한다.


우리가 식탁에서 먹고 있는 식물의 수확량은 2/3가 벌의 수분에 의해서 좌우되며, 만약 꿀벌이 없다면 사 과, 딸기. 땅콩, 커피 등 땅에서 수확하는 작물 수확량이 80%까지 떨어진다. 즉 대부분의 제품이 슈퍼마켓의 진열대에서 사라진다는 것이다.


무엇이 꿀벌을 죽음으로 내모는가

△ 바로아 응애

꿀벌이 죽어가는 첫째 이유로 ‘바로아 응애(Varroa mite-진드기 일종)’가 원인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것은 1977년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전이된 것으로 비엔나 학회에서 처음 보고됐다. 꿀벌 대부분은 자연사를 하지만 대량으로 죽어가는 원인에는 진드기가 꿀벌의 유충을 공격하고 바이러스를 전염시킨다는 것이다.

 

▲ 바로아 응애
독일 괴테 대학의 장기연구에 의하면 “2011년 이 진드기에 감염된 꿀벌의 개체수가 3년 전에 비해 훨씬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이 진드기는 꿀벌의 피를 먹으면서 병원체를 전송하고 꿀벌의 서식처가 단번에 파괴되면서 겨울을 날 수 없게 된다. 현재 독일 연구진에 의해서 젖산, 개미산 등 환경 친화적인 물질을 찾고 있지만 아직 해결책이 없다.


두 번째 이유로는 최근 가장 많이 거론되는 살충제다. 농약은 꿀벌에 큰 손상을 줄 수 있다. 특히 농가에서 제초제를 사용하는 경우, 네오니코티노이드 사용은 꿀벌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유럽식품안전당국은 “살충제는 꿀벌에 직접적으로 치명적”이라고 말한다. 살충제에 노출된 꿀벌은 방향감각을 잃고 자신의 집을 찾아가지 못해 허공을 맴돈다. 또한 수정하는 것도 게을리 하고 먹지도 않아 서서히 죽어간다. 결국 서식지에는 여 왕벌 한 마리와 일벌 몇 마리만 남아있는 것이다.


세 번째 이유로 면역체계가 약화됐다는 점이다. 세바스찬 램(Sebastian Lam)이 2014년 3월 ‘꿀벌- 삶과 생존’이라는 글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꿀벌의 면역체계가 약해졌다는 근거는 질병 및 기생충에 더 민 감해졌다”라고 한다.


일부 연구자들은 새로운 바이러스가 대량 멸종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분명한 증거가 아직은 부족하다. 꿀벌의 면역체계에 대해서 이렇다 할 연구보고서가 나와 있지 않다. 여왕벌은 동절기에 알을 낳지 않기 때문에, 부화하기 가장 좋은 섭씨 20도 이상, 습도 60% 정도를 항상 유지하게 해서 면역체계를 연구할 수 있다. 지속적인 연구를 위해, 연구진은 건강한 꿀벌 유충이 일 년 내내 필요하다. 뷔르츠브룩 ‘BEEgroup’연구진은 꿀벌의 면역체계를 연구하기 위해 심지어 새벽과 황혼뿐만 아니라 태양이 꿀벌의 비행 룸에서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일련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실험적으로 다양한 병원균에 감염된 꿀벌을 조사하는 것이다. 그래서 바로아-진드기에 의해 전 송되는 병원체에 대한 해결책이 나올 것이다.


살충제는 식물의 수분을 위협
 

유럽 연구 네트워크 EASAC은 “살충제가 꿀벌 사망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의심을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다른 곤충에, 네오니코티노이드 살충제가 꿀벌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에 대한 명확한 과학적 증거가 있다”고 발표했다. 곤충을 먹는 조류에게도 간접적으로 피해가 있다는 주장이다.

 

 

▲ 채밀작업 과정과 벌통들

과학 저널리스트 토비아스 잡케(Tobias Jobke)는 “농약은 꿀벌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지난 해 11월 미국의 다양한 분야의 학자 108명이 오바마에게 꿀벌의 건강과 보호를 위해 살충제 사용에 대한 조치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미국과 유럽은 꿀벌의 죽음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아마 여기에서 ‘꿀벌이 없으면 인간은 4년 내에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다’라는 글귀가 아인슈타인의 말로 바뀌었을 것으로 추측하는 학자가 있다. 지구상의 꿀벌이 1/2로 줄었다는 것은, 2000조에 달하는 벌꿀의 경제적 가치가 반토막 났다는 소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인간의 수명이 더 짧아진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꿀벌이 40%까지 감소하고 있는데 비해 국내 양봉산업의 경우 꿀벌은 크게 감소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선 꿀벌감소 미미… 큰 문제없어
 

사)한국양봉협회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양봉산업의 경우 꿀벌은 감소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꿀벌의 감소로 인한 문제는 제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양봉산업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또한 양봉협회와 같은 입장이다. 최근 꿀벌에 대한 통계자료에 따르면(기타 가축통계자료) 2013년 약 175만군, 2012년 179만군, 2011년 153만군의 수치를 나타내고 있어 해마다 약간의 미세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국토 밀도상 꿀벌이 부족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 채밀작업 과정과 벌통들

기후 온난화로 인한 생태계 변화로 아까시나무를 비롯 꿀벌이 좋아하는 꽃의 개화시기 변화로 인한 올해 꿀의 생산량 감소가 전망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사)한국양봉협회는 생태계와 양봉산업이 긴밀한 관계가 있듯이 생태계가 변화함에 따라 양봉업계 또한 변화해야한다는 입장이다.

협회의 김민호 계장은 “양봉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각종 관리기술개발, 우수종자 개발 및 보급, 시설 현대화 등 생태계 변화에 따른 각종 R&D 기술 및 양봉관련 기자재 현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양봉농가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양봉산업 육성대책’ 마련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농림부에서 작성한 지난 3월과 4월의 양봉산업 육성대책(안)을 토대로 개최된 토론회에서 제기된 사항들에 대해 체계적으로 실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9월 15~20일 대전세계양봉대회 열려
 

한편 (사)한국양봉협회는 오는 9월 15일부터 20일까지 제44회 2015 대전세계양봉대회를 대전컨벤션센터에 서 개최한다. 국내 축산업계 최초로 개최되는 세계대회인 만큼 이번 대회가 양봉인뿐만 아니라 대전시민을 비롯 타지역 시민까지 함께 이루어질 수 있는 범국민적 행사가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세계양봉대회를 통해 외국 참가자들은 한국의 ‘정’을 나누고 참가자들 간의 네트워크를 더욱 돈독히 구축할 수 있는 장이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6월 22일 환경미디어에 기고한 글

[더사이언스플러스=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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