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사병"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영향을 미친다.

문광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10-24 16:4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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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세 전염병의 선택적 압력이 면역 자극 유전자 변이를 촉진해
- 면역학적으로 중요한 4가지 유전자 변이가 최대 40% 더 흔해져
- 유전자 변이 rs2549794의 사본을 모두 가진 사람이 이 유전자 세그먼트의 비기능적 변이를 가진 사람보다 흑사병에서 생존할 확률이 40% 더 높은 것으로 추정

"흑사병"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영향을 미친다.
중세 전염병의 선택적 압력이 면역 자극 유전자 변이를 촉진


페스트가 남긴 흔적:
DNA 분석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중세 페스트 전염병은 인간 게놈에 놀랍도록 분명한 영향을 미쳤다. "흑사병"의 결과로, 면역학적으로 중요한 4가지 유전자 변이가 최대 40% 더 흔해졌다. 이것은 인간에서 나타난 가장 강력한 선택 효과다. 이러한 유전자 변이가 차례로 류머티즘 및 크론병과 같은 자가 면역 질환을 촉진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 유전자 선택의 후유증을 오늘날에도 여전히 느낄 수 있다. 

▲ 이 사망자들은 런던에서 중세 페스트의 희생자였. 그들의 DNA는 이제 유전적으로 전염병 희생자와 생존자를 구별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 © McMaster University

흑사병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흑사병이었다. 1346년에 시작된 흑사병 병원체 Yersinia pestis의 대유행으로 유럽과 아시아에서 최대 50%의 사람들이 사망했다. 이것은 중앙아시아의 인간에게 퍼진 다음 무역로를 통해 유럽으로 퍼졌다. 오랫동안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치명적인 질병의 주요 매개자는 쥐와 그 벼룩이 아니라 주로 인간 벼룩과 몸에 있는 이가 있었다.

흑사병 생존자들은 특별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을까?

흑사병에서 누가 죽고 누가 살아남았는지 결정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유전적인 이유가 있을 수 있을까? 이를 명확히 하기 위해 캐나다 McMaster 대학의 Jennifer Klunk와 그녀의 동료들은 중세의 죽은 사람들의 게놈을 자세히 조사했다. 그들은 전염병이 발생하기 수십 년 전, 전염병 기간 동안, 그리고 직후에 런던의 3개 묘지와 덴마크의 5개 묘지에 묻힌 360명의 DNA를 분석했다.

DNA 분석에서 연구자들은 356개의 면역 유전자 변이체와 면역 방어 기능과 밀접하게 연결된 유전자 영역에 초점을 맞췄다. "우리는 흑사병 전후 사망 사이에 대립 유전자 빈도에 예기치 않게 큰 변화를 보이는 유전자 변이를 찾았다"고 팀이 설명한다. 이것은 어떤 유전자 변이가 전염병의 생존을 선호하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팬데믹이 발생하면 보호 유전자 변이를 선택해야 한다. 작은 유전적 이점도 삶과 죽음의 차이를 의미할 수 있다”고 Klunk의 동료인 Hendrik Poinar가 설명했다.

문서화된 가장 강력한 선택 효과

사실, 팀은 그들이 찾고 있던 것을 찾았다. DNA 비교는 중세 전염병 전후에 죽은 사람에게서 빈도가 크게 다른 4개의 유전자 변이를 밝혀냈다. 이 변이체는 흑사병 생존자들 사이에서 흑사병 이전과 도중에 사망한 사람들보다 26~40% 더 흔했다. 과학자들은 "이 양성 선택은 지금까지 인간에 대해 기록된 것 중 가장 강력한 것 중 하나"라고 말했다. 다른 유전자 좌위나 형질은 지금까지 그렇게 강력한 선택 관련 변화를 나타내지 않았다.
▲ 팀은 중세의 죽은 자의 치아에서 DNA를 분리했다. © Matt Clarke/McMaster University

추가 분석은 4가지 유전자 변이 모두 중요한 면역 유전자의 활성을 자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이체 중 하나는 ERAP 유전자에 작용하여 면역 체계의 청소부 세포가 침입하는 병원체를 인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사람이 rs2549794로 알려진 이 유전자 변이체의 사본이 두 개 있는 경우 ERAP2 유전자의 활성이 증가하므로 면역 체계가 초기 단계에서 Yersinia pestis와 같은 병원체를 인식하는 능력이 향상된다.

"우리는 유전자 변이 rs2549794의 사본을 모두 가진 사람이 이 유전자 세그먼트의 비기능적 변이를 가진 사람보다 흑사병에서 생존할 확률이 40% 더 높은 것으로 추정한다"고 시카고 대학의 Luis Barreiro가 설명했다.

감염에 대한 더 나은 보호

이러한 결과는 전염병이 강력한 선택 압력을 통해 인간 게놈의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음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Barreiro는 "흑사병이 선택의 강력한 동인이라고 오랫동안 의심해 왔지만 지금까지는 이를 증명하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현대 게놈을 보면 이러한 선택적 변화가 종종 후대의 영향에 의해 가려지기 때문이다. 전염병 직전과 직후의 게놈 비교만이 그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

"우리의 결과는 이제 흑사병이 면역학적으로 중요한 유전자 좌위의 유전적 다양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선택 요인이라는 증거를 제공 한다"고 연구자들은 말했다. 치명적인 흑사병의 영향은 흑사병 박테리아에 대한 인간의 방어력을 향상시켰을 뿐만 아니라 다른 병원체에 대한 방어력도 향상시켰다. 실험실 테스트에서 흑사병 이후에 더 자주 발생하는 4가지 유전자 변이가 다른 감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런던 이스트 스미스필드의 전염병 무덤. 면역 자극 유전자 변이체는 흑사병 생존자보다 죽은 사람들에게서 더 드물었다. © 런던 고고학 박물관(MOLA)

하지만 자가 면역 질환의 위험이 더 높음

흥미로운 것은 전염병의 유전적 결과는 두 가지 면에서 오늘날에도 여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당시 선택에 의해 선호된 유전자 변이체는 면역 체계를 더 활성화하지만 동시에 과잉 반응하는 경향을 조장하기 때문이다. 흑사병 당시 사람들에게 이것은 아마도 별 의미가 없었을 것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유일한 결정적 요인은 역병에서 살아남는 것이었다. 이를 성공한 사람들은 전염병 시기에 유리한 유전자 변이체를 자손에게 물려주었다.

그러나 주요 전염병이 없는 시대에는 과민한 면역 체계가 단점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유전자 변이체 중 일부는 류머티즘이나 만성 장염 크론병과 같은 자가면역 질환을 촉진한다. 따라서 흑사병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병원체에 대한 방어는 물론 자가면역 질환에 대한 취약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Poinar는 "인간 면역 체계를 형성한 요인을 이해함으로써 전염병과 같은 과거 유행병이 현재 질병에 대한 취약성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nature, 2022; doi: 10.1038/s41586-022-05349-x)
출처: McMaster University, University of Chicago Medical Center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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