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적 손실로 난쟁이 해마가 산호의 복제품으로 변한 사연

문광주 기자 / 기사승인 : 2025-08-28 17:48:46
  • -
  • +
  • 인쇄
3분 읽기
- 피그미 해마의 위장은 너무나 완벽해서 오랫동안 인간의 눈에 띄지 않았다.
- 45년 전까지만 해도 이 종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 완벽한 위장은 우연이 아니라, 유전체 분석 결과 극단적인 진화적 특수화의 결과

뭉툭한 코를 가진 위장술가들
유전적 손실로 난쟁이 해마가 산호의 복제품으로 변한 사연


거의 알아볼 수 없지만, 여기 난쟁이 해마가 꼬리로 고르고니아 산호에 매달려 있다. 피부는 산호와 같은 분홍빛이 도는 붉은색으로 덮여 있고, 심지어 작은 폴립 모양의 돌기로 덮여 있다. 이 완벽한 위장은 우연이 아니라, 새로운 유전체 분석 결과 밝혀진 것처럼 극단적인 진화적 특수화의 결과다. 

▲ 피그미해마의 짧고 울퉁불퉁한 주둥이는 위장에 필수적이다. © Frank Schneidewind

난쟁이 해마(Hippocampus bargibanti)는 이름에 걸맞은 존재감을 자랑합니다. 엄지손톱만 한 크기로, 현존하는 척추동물 중 가장 작은 종 중 하나다. 하지만 이 특이한 물고기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작은 크기뿐만 아니라 완벽한 위장술이다. 난쟁이 해마의 피부 색깔과 구조는 고르고니아 산호의 모습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 작은 생물들은 밤낮으로 꼬리로 매달려 헤엄쳐 지나가는 먹이를 기다린다.

말의 얼굴을 가진 말

사실, 피그미 해마의 위장은 너무나 완벽해서 오랫동안 인간의 눈에 띄지 않았다. 45년 전까지만 해도 이 종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주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이 동물들은 피부에 산호 폴립의 모양과 색깔을 흉내 내는 작은 혹을 발달시키는 것으로 진화했다.

심지어 해마의 입도 덜 눈에 띄도록 폴립 길이만큼 짧아졌다. "해마는 일반적으로 말(그리스어로 '하마')과 비슷한 길쭉한 주둥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해마의 학명은 해마(hippocampus)다. 이것이 피그미 해마와 산호 구조를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콘스탄츠 대학교의 악셀 마이어(Axel Meyer)는 설명했다.

영원히 어린아이처럼

마이어와 동료들은 피그미 해마가 독특한 주둥이를 어떻게 잃었는지, 그리고 완벽한 위장 뒤에 어떤 유전적 메커니즘이 숨어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이 동물의 유전체를 분석했다. 그들은 일반적으로 주둥이 성장을 조절하는 hoxa2b 유전자가 피그미 해마에서는 완전히 결손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그 결과, 입은 짧고 울퉁불퉁한 상태로 남아 있다.

"일반적으로 다양한 유전적 요소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해마의 코는 특정 연령부터 신체의 다른 부위보다 비례적으로 더 빨리 자라서 더 길게 자란다. 피그미 해마에서는 hoxa2b 유전자가 결손되어 이러한 성장 속도가 억제된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결과적으로 피그미 해마의 머리는 초기의 '어린아이 같은' 발달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마이어는 설명했다.

소형 면역 체계

흥미로운 점은 피그미 해마가 1,800만 년의 진화 역사 동안 다른 부위의 유전자도 잃었다는 것이다. 면역 체계 측면에서는 척추동물 중 알려진 유전자 세트 중 가장 작은 유전자 세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어는 "이러한 사실은 피그미 해마가 산호 독소를 견딜 수 있고 심지어 미생물에 대한 보호 기능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면역 체계 자체에 필요한 유전자가 더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해마의 성 역할은 역전되어 수컷이 자신의 육아낭에서 알을 품는다. 하지만 알은 수컷의 몸 세포와 유전적으로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거부 반응을 보인다. 따라서 면역 반응이 약해지고 이를 담당하는 유전자가 손실된다"고 생물학자는 덧붙였다.

이러한 점에서 피그미 해마는 진화의 대표적인 사례다. 생존에 유리한 것은 우세하거나 강화되었고, 불리하거나 불필요한 것은 세대를 거치며 사라졌다.

참고: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5; doi: 10.1073/pnas.2423818122
출처: Universität Konstanz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저작권자ⓒ the SCIENCE plu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뉴스댓글 >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Basic Science

+

AI & Tech

+

Photo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