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 초점 맞추는 망원경 (2) "망원경의 위치와 역할"

문광주 기자 / 기사승인 : 2025-07-09 22: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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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블은 지구 궤도에서, 제임스웹 망원경은 150만km 떨어진 라그랑주 포인트 2에서 관측
- 칠레의 산악 지역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1년에 300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 칠레에서 건설 중인 이 대형 망원경은 796개의 육각형 개별 부분으로 구성된 직경 39미터의 주경을 가지고 있다.

지상과 우주에서: 망원경 위치의 역할

허블 우주 망원경과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은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우주를 관측한다. 허블은 지구 궤도에서, 제임스웹 망원경은 150만km 떨어진 라그랑주 포인트 2에서 관측한다. 그러나 다른 대형 반사 망원경들은 산 정상에 위치한다. 예를 들어 칠레 아타카마 사막이나 하와이 화산과 같은 곳이 그렇다. 그렇다면 왜 어떤 망원경은 지상에 있고 어떤 망원경은 우주에 있는 걸까요?

▲ 새로운 루빈 천문대는 해발 2,682m 세로 파촌의 구름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의 공기는 특히 맑고 건조다. © NSF-DOE Vera C. Rubin Observatory

대기 난류 문제

지상 망원경은 지구 대기를 통해 별과 은하를 관측하는데, 이는 이미지 품질을 저하시킨다. 망원경이 아무것도 관측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대기는 특정 파장의 적외선만 통과시키고 자외선이나 X선은 전혀 통과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광학 망원경의 경우, 하늘은 가능한 한 맑고 구름이 없어야 한다. 칠레의 산악 지역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1년에 300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따뜻한 여름밤에 반짝이는 별을 본 사람이라면 머리 위를 들여다보면 별의 이미지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 것이다. 이는 대기가 따뜻해지면서 급격히 상승하거나 하강할 때 발생하는 난류 때문이다. 칠레 세로 파촌(Cerro Pachon) 정상에 있는 새로운 베라-루빈-천문대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적어도 어느 정도 완화된다. 알프스와는 달리 이곳의 바람은 완만한 경사의 산 위로 공기를 큰 난류 없이 이동시키기 때문이다.
▲ 칠레 초거대망원경(VLT)의 네 망원경 위에 보이는 은하수 띠. © ESO/ Y. Beletsky, CC-by 4.0

칠레 세로 파라날에 있는 유럽 남방 천문대의 초대형 망원경(VLT)과 같은 다른 망원경들은 대기 난류를 측정하고 거울의 모양을 실시간으로 조정하여 마치 대기가 없는 것처럼 카메라에 이미지가 최대한 선명하게 보이도록 한다. 이 적응 광학 기술 덕분에 이미지는 우주 망원경으로 촬영한 것처럼 선명하게 표현된다. 루빈 천문대의 망원경은 이러한 적응 광학 장치가 아닌 능동 광학 장치를 사용한다. 이는 망원경이 옆으로 기울어질 때 발생하는 미세한 변형을 보정한다.

탑재 캡슐의 거울 오리가미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지상 기반 시설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대형 거울과 카메라를 제작하여 목적지까지 비교적 쉽게 운반할 수 있다. 베라 C. 루빈 천문대를 궤도에 진입시키려면 비현실적인 크기와 추력을 가진 로켓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문제도 발생한다.

허블 우주 망원경은 우주 왕복선의 화물칸이 충분한 공간을 제공했기 때문에 2.4m 거울로만 발사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NASA 우주 왕복선은 더 이상 운용되지 않으므로 제임스웹 망원경은 로켓의 앞부분에 맞게 설계되어야 했다. 우주에 도착하면 6.5m 거울이 트랜스포머처럼 펼쳐져야 했다. 만약 하나라도 고장이 났다면 망원경 프로젝트는 실패했을 것이다. 계획 단계 또한 그만큼 길고 복잡했다. 따라서 우주에서 이처럼 큰 거울을 사용하는 이점은 큰 대가를 치러야 했다.
▲ 아리안 5 로켓에 탑재되어 발사되기 직전, 접이식 운반 형태로 구성된 제임스 웹 망원경. © ESA-M.Pedoussaut, CC-by 2.0

"아직 존재하지 않는 기술"

지상 망원경이든 궤도 망원경이든 모든 망원경은 나름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강점은 대개 수십 년 전부터 과학계가 산업계에 제시하는 요구 사항 목록, 그리고 드물지 않게 사내 작업장에 제시하는 요구 사항 목록을 통해 정의된다. 막스 플랑크 외계 물리학 연구소의 천체물리학자 에크하르트 슈툼은 "망원경은 기성품을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곧 세계 최대 망원경이 될 초대형 망원경(ELT)에 사용될 집 크기의 카메라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 칠레에 건설된 ESO의 초대형 망원경(EGT)은 이미 절반 이상 완성되었다. © ESO/ G. Vecchia

현재 칠레에서 건설 중인 이 대형 망원경은 796개의 육각형 개별 부분으로 구성된 직경 39미터의 주경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ELT는 2028년부터 광학 및 근적외선 영역의 우주 천체를 관측할 예정이다. 이 대형 망원경의 구성 요소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데는 상당한 혁신이 필요했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스텀은 말했다. 또한, 현대 지상 망원경과 그 측정 장비의 복잡성은 우주 망원경의 복잡성과 맞먹는다고 그는 덧붙였다. (계속)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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