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 거미는 바다에서 왔을까요?

문광주 기자 / 기사승인 : 2025-07-23 11: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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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미류는 거의 육지에서만 서식하기 때문에, 곤충처럼 육지에서 진화했을 것으로 추정
- 몰리소니아 시메트리카라, 약5억 년 전 캄브리아기 해저에 살았다.몸길이 몇 cm에 불과
- 몰리소니아가 거미류의 전형적인 특징인 몸 앞쪽에 방사형으로 배열된 신경계 지녀
- 나중에 이 거미류 선구자들의 후손들은 육지 정복, 풍부한 초기 곤충과 지네 발견했다.

거미는 바다에서 왔을까요?
화석, 놀랍게도 거미류의 해양 기원을 시사


물인가, 육지인가? 거미와 전갈은 전형적인 육지 생물이지만, 연구자들이 발견한 것처럼 진화적 기원은 바다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 5억 년 전 발견된 작은 해양 절지동물 화석이 그 증거다. 이 화석의 신경계는 현대 거미류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 연구팀은 "Current Biology"에 이 작은 생물을 보고하며 거미류의 기원에 대한 기존 과학 이론을 뒤집었다. 

▲ 이 점프거미의 조상은 바다에서 진화했을 가능성이 있다. © Constantin Cornel/ Getty Images

거미, 전갈, 그리고 그 친척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다양하고 성공적인 절지동물 그룹 중 하나인 거미류에 속한다. 거미류는 4억 년 이상 생존해 왔으며, 이 기간 신체 구조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바다 투구게와 같은 협각류 친척들과는 달리, 거미류는 전형적인 육지 생물이다. 이들은 열대 우림에서 사막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서식지에 자리를 잡았으며, 생태계에서 중요한 포식자다.

조상의 심장을 들여다 보다.

오늘날 거미류는 거의 육지에서만 서식하기 때문에, 이전에는 곤충이나 노래기처럼 육지에서도 진화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전의 화석 발견 또한 이를 시사했다. 그러나 애리조나 대학교의 니콜라스 스트라우스펠드(Nicholas  Strausfeld)가 이끄는 연구진은 이러한 가정이 오류일 수 있음을 발견했다.
▲ 연구 개요 (출처: Cambrian origin of the arachnid brain / Current Biology / 22. July, 2025)

연구진은 거미류의 조상으로 추정되는 초기 절지동물의 화석을 재분석했다. 몰리소니아 시메트리카(Mollisonia symmetrica)라는 이 동물은 약 5억 년 전 캄브리아기 해저에 살았으며, 몸길이가 몇 센티미터에 불과했다. 지금까지 몰리소니아는 협각류의 일종으로 여겨졌지만, 아직 거미류는 아니었다. 스트라우스펠드와 그의 연구팀은 다양한 현미경 방법을 사용해 이 고대 바다 생물의 내부 구조를 최초로 더욱 자세히 살펴보는 데 성공했다.

놀랍도록 현대적인 신경계

결과:
스트라우스펠트와 그의 동료들은 몰리소니아가 거미류의 전형적인 특징인 몸 앞쪽에 방사형으로 배열된 신경계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 신경계는 다섯 쌍의 다리와 연결되어 있다고 보고했다. 뇌는 분절되지 않았으며, 현대 거미의 턱을 연상시키는 짧고 집게 모양의 신경 종말을 가지고 있었다.
▲ 몰리소니아 시메트리카가 살아 있었을 당시의 모습이다. © Nick Strausfeld

가장 놀라운 특징은 화석에서도 여전히 볼 수 있었던 뇌의 구조였다. 뇌는 현대 거미류의 뇌와 정확히 같은 구조를 지니고 있었으며, 투구게, 갑각류, 곤충의 뇌를 반영하고 있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구조가 이 선사 시대 절지동물의 뇌가 당시로서는 너무 현대적이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연구진은 몰리소니아가 단순히 거미류의 초기 조상이 아니라, 이미 현대 거미류의 자매 그룹에 속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한다. 이는 또한 이전에 추정되었던 거미류의 기원을 완전히 뒤집어 놓는 것이다. "우리 연구는 거미류가 원래 해양 동물이었으나 나중에 육지 생활에 적응했음을 시사한다"고 스트라우스펠트는 설명했다. 따라서 거미류는 이전에 추정했던 것처럼 육지에서 유래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 M. symmetrica의 화석화된 신경 흔적. (A–C) 신경 흔적 위에 중첩된 전체체의 이형체 분열은 신경절 형성에 기여함을 보여준다. 이 부분은 가장 배쪽에 위치한 흔적을 제공하며, 이는 정중선에 가까운 체절 배열의 동심원적 구성을 보여준다. (D–F) 반대편은 두 가지 유형의 흔적을 제공합니다. 왼쪽에는 많은 입자 흔적이 일반적으로 이형체 분열에 국한되어 바깥쪽으로 퍼져 나간다. 오른쪽에는 두 개의 분지가 신경절에 부합하는 돌기 군집을 형성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말초 흔적은 그렇지 않으며, 그 배치는 더 등쪽에 분포함을 시사한다. (E)와 (F)에서 재구성된 대뇌가 포함된 것은 전체체 신경절 신경계의 광범위한 신경돌기에 비해 비분절 뇌의 상대적 크기를 나타낸다. (A)의 스케일 바, (B), (D), (E)의 스케일 바는 0.5mm이다. (출처: Cambrian origin of the arachnid brain / Current Biology / 22. July, 2025)

역전된 뇌로 사냥이 더 쉬워졌다.

이번 발견은 거미류 뇌의 특징과 사냥에서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스트라우스펠트는 "거미류의 뇌는 지구상의 어떤 뇌와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거미와 그 근연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역전된" 뇌 조직은 감각 신경과 운동 신경 중추 사이의 경로를 단축시켜 번개처럼 빠른 반응과 정교한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거미의 빠른 사냥 속도와 거미줄을 만드는 능력은 무엇보다도 이러한 신경 효율성 덕분이다. 이러한 특별한 배선이 몰리소니아에 이미 존재했다는 사실은 거미류 사냥의 성공에 대한 진화적 토대가 이미 바다에 있었음을 시사한다.
▲ 몰리소니아(가운데)의 신경계는 투구게보다는 현대 거미의 신경계와 더 유사했다. © Nick Strausfeld

곤충 포획

후에 이 거미류 선구자들의 후손들은 육지를 정복했고, 그곳에서 풍부한 초기 곤충과 지네를 발견했다. 따라서 최초의 거미류는 중요한 방어 기제인 곤충 날개의 발달에도 기여했을 가능성이 있다.

스트라우스펠트는 초기 거미류가 가한 위협이 다른 동물들에게 가한 진화적 압력을 증가시켰고, 이로 인해 탈출 전략의 출현도 촉진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그는 "날 수 있는 능력은 거미에게 쫓길 때 상당한 이점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참고: Current Biology, 2025; doi: 10.1016/j.cub.2025.06.063
출처: University of Arizona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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