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처한 북극 수역, 수정처럼 맑은 강이 갑자기 붉은색으로

문광주 기자 / 기사승인 : 2025-09-10 16: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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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석 결과 이는 기후 변화의 결과인 것으로 밝혀져
- 영구동토층이 해빙되면서 철, 알루미늄, 카드뮴과 같은 독성 금속이 강으로 흘러들어
- 해빙으로 인해 묻혀 있던 광물, 예를 들어 황화물이 풍부한 암석이 서서히 방출
- 지구 온난화로 인한 또 다른 돌이킬 수 없는 변화

기후 변화로 강물이 주황색으로 물들다
영구동토층 해빙으로 알래스카에 독성 금속 방출


주황색 위험:
알래스카 북극의 황무지에서 한때 맑았던 강물이 갑자기 녹슨 붉은색으로 변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분석 결과 이는 기후 변화의 결과인 것으로 밝혀졌다. 영구동토층이 해빙되면서 철, 알루미늄, 카드뮴과 같은 독성 금속이 강으로 흘러들어 물의 색깔이 변하고 있다. 이러한 금속 오염은 수생 생물은 물론 먹이 사슬을 통해 새와 곰까지 위협한다. 이처럼 조용히 유입되는 독소가 북극 생태계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은 아직 불분명하다. 

▲ 독성 금속 입자로 인해 알래스카의 샐먼강이 주황색으로 물들었다. © Taylor Rhoades

영구동토층은 지구에서 가장 중요한 저온 저장 시스템 중 하나다. 수천 년 동안 얼어붙은 토양은 방대한 양의 유기물, 온실가스, 그리고 미네랄을 보존해 왔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로 인해 이 토양이 해빙되고 있으며, 이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기 중으로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추가로 방출되면서 기후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동시에 해빙 지반은 안정성을 잃고, 경사면 전체가 미끄러지기 시작하며, 도로와 정착지 같은 기반 시설이 침식된다.

수정처럼 맑은 강에서 녹슨 강으로

앵커리지에 있는 알래스카 대학교의 패트릭 설리번(Patrick Sullivan)이 이끄는 연구진은 영구 동토층 해빙의 또 다른 결과를 밝혀냈다. 도로가 없는 광활한 자연 지역인 알래스카 북부 브룩스산맥에서는 수많은 강이 수년 동안 끊임없이 주황색을 띠고 있다. 강물은 탁하고 녹슨 듯한 색조를 띠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샐먼 강에서 두드러진다. 브룩스 산맥의 산악 호수에서 발원하는 이 강은 2018년까지 수정처럼 맑은 야생 강이었지만, 2019년 여름 갑자기 녹슨 붉은색으로 변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과 생태학적 결과를 조사하기 위해 연구진은 강계 여러 곳에서 물 샘플을 채취하여 독소 검사를 실시했다.
▲ 2020년 9월 6일, 샐먼 강 본류의 유량은 장기 중앙값보다 훨씬 낮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북 강은 프레임 상단에서 보이지 않는다. 사진 제공: 레이 콜레서(A). 알래스카 북서부 코북 밸리 국립공원 내 샐먼 강 유역의 음영 기복도(B). 각 지류 하구의 샘플링 위치 사진은 SI 부록, 그림 S3~S12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출처:Wild, scenic, and toxic: Recent degradation of an iconic Arctic watershed with permafrost thaw / Sep.8 2025) / PNAS

독성 금속, 물고기 죽음

결과:
거의 모든 샘플에서 철, 알루미늄, 카드뮴 등 금속의 농도가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기준치를 크게 초과했다. 철은 물속에서 녹슨 입자로 침전되어 물고기의 아가미 표면에 침착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산소 교환이 방해받고 최악의 경우 질식사까지 이어질 수 있다. 더욱이, 철분이 풍부한 물은 강바닥에 도달하는 빛의 양을 줄이고 연어를 비롯한 여러 물고기의 중요한 먹이원인 곤충 유충을 질식시킨다.

카드뮴은 조직에 축적되어 물고기의 장기와 신경계를 손상시킬 수 있다. 또한 먹이 사슬을 통해 곰이나 새와 같은 다른 동물의 몸으로 유입된다. 인근 지류에서 초기 관찰을 통해 이러한 금속 오염의 심각한 결과가 드러났다. 설리번과 그의 동료들의 보고에 따르면, 아킬릭 강 유역의 샘물에서 물의 색이 변하면서 조류의 생물량이 급감하고, 작은 무척추동물의 수가 급격히 감소했으며, 어린 물고기는 완전히 사라졌다.

"돌이킬 수 없다“

그렇다면 이 모든 독성 금속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이러한 유해한 광물 방출은 종종 채굴 활동으로 인해 발생하지만, 거의 황무지인 지역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발견되지 않는다. 연구진은 그 원인이 영구 동토층의 해빙에 있다고 추측한다. 해빙으로 인해 수천 년 동안 얼어붙은 표면 아래 묻혀 있던 광물, 예를 들어 황화물이 풍부한 암석이 서서히 방출되기 때문이다.
▲ 2019년 저하 전후 샐먼 강 본류의 시각적 및 화학적 특성. 사진은 2016년 6월 말(A)과 2023년 7월 중순(B)에 "노네임 크릭"과 샐먼 강 합류 지점 바로 상류에서 촬영되었다(사진 제공: 로만 다이얼). 수질 시료는 2013년 8월 중순과 2023년 8월 중순(C)에 샐먼 강과 코북 강 합류 지점 바로 상류에서 채취, 여과 및 산성화되었다. 2013년 시료는 국립공원관리청(National Park Service)의 정기적인 수질 모니터링의 일환으로 채취되었다(3).(출처:Wild, scenic, and toxic: Recent degradation of an iconic Arctic watershed with permafrost thaw / Sep.8 2025) / PNAS

연구진은 "지하수의 용존 산소가 황화철 광물인 황철석과 같은 새롭게 노출된 황화물 광물과 반응하면 황산이 생성되어 원재료에서 금속을 용출시킬 수 있다"고 기술했다. 이로 인해 철, 카드뮴, 그리고 기타 원소들이 강물에 유입되어 강물의 색을 변하게 한다.

콜로라도 주립대학교의 수석 저자인 티모시 라이언스는 "이 과정이 일단 시작되면 돌이킬 수 없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또 다른 돌이킬 수 없는 변화다"고 덧붙였다.

위기에 처한 북극 수역

특히 극적인 점은 샐먼 강만이 이러한 위험한 과정을 겪고 있는 유일한 강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편, 브룩스산맥에서만 최소 75개의 다른 수로가 기록되었으며, 이들 역시 주황색으로 변하고 상당히 흐려졌다. 북극의 다른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연구진은 적절한 유형의 암석과 해빙되는 영구 동토층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나 이러한 과정이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라이언스는 "도시와 고속도로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에서도 지구 온난화의 흔적은 분명하다. 어떤 곳도 예외는 아니다"고 요약했다.

참고: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5; doi: 10.1073/pnas.2425644122
출처: University of California – Riverside

[더사이언스플러스=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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